21대 의정활동 마무리하는 이용우 국회의원
경제개혁 입법 활동 두드러져
입법활동으로 윤정부와 싸울 뿐
누구의 사람 되고픈 생각 없어
주민들과의 소통은 큰 아쉬움
[고양신문] 21대 국회 임기가 이달 29일로 종료된다. 재선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이용우 국회의원(고양시정)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일정을 마무리 지을 시점이다. 이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경제개혁 입법활동에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카카오뱅크,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으로 금융소비자보호와 주식시장 선진화에 힘써온 점은 분명 평가받을 만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지난 4년 동안 경제개혁 입법 활동을 가장 잘한 국회의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의정 활동 막바지인 최근까지도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꼬집으며 전문가다운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와서 보니 지역의 일반주민과의 소통에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이 의원은 털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당내에서는 ‘비명’으로 구분되며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취할 수 있는 정치적 행동반경이 매우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이 의원은 이를 두고 “당 내 큰 흐름을 놓쳤다”고 표현했다.
이용우 국회의원은 의원생활을 마무리하지만 고양시에 계속 거주할 생각이다. 또한 국회를 나간 후 입법활동, 특히 장기인 경제개혁 입법활동 보조하는 전문연구소를 여의도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14일 이 의원과 고양신문사에서 만나 나눈 인터뷰를 요약한다.
▍경제개혁 입법 활동 중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법안을 꼽자면.
작년에 통과된 개인채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개인채무자가 돈을 갚을 수 없을 경우 금융기관에 요청해 이자를 감면받거나 상환기간을 연장받는 채무자 보호 법안이다. 금융위에서 발의한 법안이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는데 제가 나서 법안통과에 힘을 보탰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개인채무자가 파산을 해야만 신용회복절차에 들어간다. 파산할 때까지 개인채무자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파산 이전에 이자를 감면받거나 상환기간을 연장받는 절차 등 채무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선진국에서 채무조정은 금융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로 간주된다.
이외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동원한 금액을 기준으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큰 의미를 가진다. 이전까지 법률은 부당이득이 엄격하게 주가 조작에 따른 주가 상승분으로 제한된다. 그런데 검찰이 주가 상승분과 주가 조작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해서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부당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삼을 때는 검찰의 입증 책임에 한계가 있지만, 범죄에 동원한 금액으로 기준을 달리 적용하면 범죄 입증이 수월해진다. 아쉬운 점은 이 법안이 통과되기 이전의 주가 조작은 소급적용이 안 된다는 점이다.
▍고양시를 위한 입법활동 중에서 기억할 만한 것은.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평화경제특구법)’이 통과됐는데, 평화경제특구법 시행령 대상지에 고양시를 포함시킨 일이다. 이것의 의미는 고양시에 기업이 찾아왔을 때 혜택을 줄 수 있는 한 방법을 만든 것이다. 그동안 평화경제특구법 시행령 대상지는 비무장지대와 해상 북방한계선에 접하는 시군으로 한정됨으로써 고양시는 제외됐었다. 통일부와 관련 부처를 만나 협의를 진행해왔고 결국 고양시를 시행령 대상지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
▍지역 개발이슈가 곧바로 성과로 나타나지 못한 것에 조바심을 내는 시민도 있었는데.
CJ라이브시티, 일산테크노밸리 사업 등 일산의 주요 이슈는 가시적인 성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 사업들이다. 4년 만에 이것이 완성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사업들이다. 이러한 사업의 성과는 국회의원들의 이어달리기에 의해 차츰 완성될 수 있는 사업이다. 김현미 의원이 주춧돌을 놓을 것을 제가 이어받아 착공 등 일정정도 성과를 냈으면 김영환 당선인이 더 진일보한 성과를 내야 한다. 이렇게 누적된 성과는 일관성에 의해 빚을 발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의 의정활동 가운데 가장 아쉬운 점은.
주민들과 더 많이 접촉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아쉽다. 나름대로 점차 접촉을 늘렸지만 그렇다보니 당 내 큰 흐름을 놓친 부분도 있다. 그래도 주민들에게 고마웠던 점은 저에게 국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주민들과 호흡하며 현장의 소리를 들으며 자그마한 것들을 바꿔놓은 것이다. 그런데 주민들이 느끼는 아쉬움에 대해 제 나름대로의 설명을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
▍당 내 큰 흐름을 놓쳤다고 했는데, 이는 ‘비명’으로 구분되며 당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점을 의미한 것인가.
저는 이재명 대표와 정책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누구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4년 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보다 저는 정책이나 일을 잘 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전문경영인으로 있을 때도 대주주만을 위해서 일하지 않았고, 대주주의 잘못이 있다면 이를 지적했던 사람이다. 우리당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더 큰 잘못을 하는 윤 정부와 싸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당내 큰 흐름이었다. 저는 당을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었고 윤정부와 싸운다면 입법을 통해 싸우기를 원했다. 하지만 당원과 유권자들은 윤 정부와 대적해 통쾌한 말로써 싸우는 것에 더 점수를 주는 것 같았다.
▍ 21대 의정활동 후 어떤 삶을 계획하고 있나.
입법활동은 국회의원 혼자서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국회에서 경제개혁 입법활동을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입법활동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토론회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고 이슈를 발굴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개혁을 위한 규제를 이해관계자들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경제개혁 입법을 할 만한 국회의원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저는 국회의원에서 물러나 경제개혁 입법을 위한 자료제공과 문제제기, 이슈발굴 같은 기능을 하는 경제개혁 전문연구소를 운영하려 한다. 국회의원들에게 입법활동에 도움을 주고 협업체계를 이룰 수 있는 전문연구소를 여의도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정도 유료로 경제강좌를 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고양시민, 특히 지역구인 일산서구 주민들에게 하고픈 말은.
그저 고맙다는 말을 먼저하고 싶다. 제가 주민들에게 좀 더 다가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주민들을 더 깊게 이해하려고 했어야 했는데 그 또한 아쉬움이 있었다. 전문연구소를 운영한다든지 경제강좌를 여는 등 주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