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매·대화·장항·신평 배수펌프장 증설 추진
[고양신문]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철 장마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고양시, 특히 일산신도시 지역은 과거 일제 강점기부터 저지대를 매립해 만든 땅이다. 한강과 인접해 있고 지대가 낮다보니 자연스레 홍수와 장마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는데 대표적으로 1990년 한강둑 붕괴로 인한 대홍수는 고양에 사는 오래된 원주민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대표적인 재난 중 하나였다.
다행히 90년대 중반 이후 신설된 자유로가 든든한 제방 역할을 하면서 한강 범람의 위협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특히 한강수위보다 낮은 지역이 많은 만큼 호우 발생 시 하천으로 집중되는 빗물을 한강 너머로 신속히 퍼올리는 것이 숙제였다. 때문에 고양시는 90년대 중반부터 10여년에 걸쳐 8개의 배수펌프장이 차례로 건설됐다. 그 결과 현재는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홍수방재시스템을 갖춘 도시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개발과 도시확장으로 인해 처리해야 할 우수량이 늘면서 최근 고양시는 신규 배수시설 설치 및 기존 시설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집중호우가 시작될 여름을 앞두고 현재 추진 중인 고양시 배수펌프장 증설·신설 현황을 살펴본다.
강매 제2배수펌프장 증설·유수지 확대 추진
성사천 하류에서 창릉천을 거쳐 한강으로 배수되는 곳(창릉천~한강 합수부 1㎞상류)에 위치한 강매배수펌프장은 창릉천 수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집중호우로 창릉천 수위가 높아지면 자연배수가 불가능해 배수펌프로 강제배수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상류지역이 도시지역으로 변화해 빗물의 유입속도와 유입량이 증가했다. 기존 배수펌프장 시설 용량 부족으로 홍수피해 예방 대책이 시급한 지역이다. 인근의 강매동은 2011년, 2018년 가옥, 비닐하우스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강매배수펌프장은 2000년에 처음 설치됐다. 2012년 증설을 거쳐 현재 배수용량은 2640㎥/분, 유수지 용량은 3만6000㎥이다. 고양시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강매제2배수펌프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제2배수펌프장에는 580㎥/분 용량 펌프 8개를 신규 설치해 배수용량 4060㎥/분, 유수지 용량 4만7400㎥을 확대한다.
강매제2배수펌프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강매배수펌프장의 총 배수용량은 6700㎥/분, 유수지 용량은 8만3400㎥가 된다. 4시간 기준 최대 194㎜ 수준의 폭우를 견딜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추진 중인 강매 제2배수펌프장 조성사업비는 총 548억8600만원으로 국비 274억원(50%), 도비 137억원(25%), 시비 137억원(25%)이 각각 투입된다. 준공 예정시기는 2027년이다.
대화·장항배수펌프장 증설…장항지구·테크노밸리 등 도시개발수요 뒷받침
대화배수펌프장은 일산서구에서 가장 중요한 배수펌프장이다. 킨텍스IC와 이산포IC 중간지점에 위치한 이 시설은 한류천에 수용되는 빗물을 한강으로 퍼나르는 역할을 한다.
고양시는 지난 14일 일산서구청에서 대화배수펌프장 정비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대한 착수보고회 및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대화배수펌프장은 30년 전인 1994년 설치됐다. 시설 노후화로 디젤엔진펌프를 운영하면서 매연배출, 소음 및 진동발생, 잦은 고장 등 문제가 있었다. 2018년에는 집중호우로 법곳동 인근 18.6ha가 침수피해를 겪기도 했다.
이번에 디젤엔진펌프를 친환경 전기모터펌프로 교체하면서 시는 매연, 소음·진동저감, 수리비·유지관리비 감소, 폭우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비는 총 200억원이며 국비 100억원(50%), 도비 50억원(25%), 시비 50억원(25%)이 투입된다.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대화배수펌프장 증설과 함께 시는 장항공공주택지구, 일산테크노밸리, 고양방송영상밸리 등 도시개발사업 진행으로 인한 추가적인 수요에 발맞춰, 인근의 장항수로유역을 분리해 장항배수펌프장 신설을 추진한다. 장항배수펌프장은 배수용량 2900㎥/분, 저수용량 3만7000㎥로 조성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480억원이며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고양도시관리공사가 분담할 예정이다.
신평배수펌프장 리모델링 및 제3펌프장 증설
신평배수펌프장은 도촌천, 대장천 등과 연결되며 담당 유역면적은 39.84㎢(전체 유역면적의 38%)에 달한다. 고양시 배수펌프장 중 가장 넓은 면적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배수처리 능력이 필요하다. 1995년 준공되어 시설이 노후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재정비를 실시한다. 내구연한 증대를 위해 지붕과 벽체 방수 ·도장작업, 외벽 복합패널 설치, 건물 부착 시설물 일괄 보수를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방재능력 향상을 위해 신평제3배수펌프장을 증설하고 유수지 용량확대도 추진한다. 제3배수펌프장이 설치되면 배수용량 3800㎥/분이 추가되어 신평배수펌프장 총 배수용량은 1만800㎥/분에서 1만4600㎥/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집중호우 시 펌프용량대비 10분 이상 담수능력을 확보하도록 유수지 용량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한강유역환경청 치수안전도 강화 및 하천재해 예방사업’으로 국비 472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현재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며 내년 착공을 시작해 2026년 준공예정이다.
시는 이밖에도 구산배수펌프장 등 40개소 유·무인펌프장의 노후 펌프, 제진기를 교체해 시설물의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실시한 방재시설물 성능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200여억원의 사업비를 단계적으로 투입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를 예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