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개관한 <덕양어울림누리>가 고양시민들의 기대와 염려를 안고 출범 후, 한 달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한 달 동안의 개관기념공연유치를 통해, 지켜본 <덕양어울림누리>가 분명히 해 두어야 할 것은 서울이 아닌 지역의 공연장으로 '지역문화공간'임을 제대로 깨우쳐야 한다는 것. 그러기에 고급공연유치보다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지역민의 공간'으로의 위상이다.고가의 고급공연보다는 적정가의 좋은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또한, 단편적인 공연을 보여주는 공간에서 탈퇴, 지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역 구성원들에 대한 파악과 컨텐츠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을 확고히 해, 단계적인 기획유치가 이루어져야 한다.지난 9월,「리카르도 무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공연은 관람료 30만원에 VIP석 500여석이라는 고가공연으로 <서초동 예술의 전당>과 같은 수준의 무리한 마케팅을 시도하였다. 고양문화재단의 홍보계발부는"「리카르도 무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공연은 고양문화재단의 나름대로의 손익계산 후 책정된 적절한 가격이다."라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유료관람객 18%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초대장 남발로 인한 부작용까지 가져왔다. 당시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공연시작 후 밀려드는 관람객으로 의자를 별도로 놓고 관람케 했고, 초대권으로 좌석다툼을 벌이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전했다. 공연홍보에 있어서도 <서초동 예술의 전당>의 공연홍보와 함께 이루어진 서울 중심의 홍보, 즉 방송 스팟과 일간신문, 각 공연장의 프랜카드 설치 등 고양시민들을 유치하기 위한 별도의 홍보기획은 뚜렷히 찾아보기 힘들었다.'손익계산에 의한 가격책정'이란 당초의 예상과는 빗나간 결과임은 확실하다. 고양시민들을 위한 고급공연유치차원의 기획공연이었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했을 것이다. 여기서 <서초동 예술의 전당>은 유료회원이 500~600명을 보유한 지지도가 우수한 공연장으로 공연유치나 관객동원에 있어, <덕양어울림누리>와 비교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서울이 아닌 수도권의 공연장으로 <덕양어울림누리>와 색깔이 비슷한 <안산문화 예술의 전당> 경우, 오랜준비기간으로 지역민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후 이번 10월2일 개관했다. 1,572석 중 VIP좌석은 95석에 불과, 또한, VIP티겟의 가격을 5만원 이하로 동결했다. <안산문화 예술의 전당>의 홍보팀은 "VIP는 소수의 특권을 실감토록 최소화 하되, 중간가격대의 좌석을 대량으로 확보해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금난새」공연을 <서초동 예술의 전당>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유치해, 안산시민 뿐만 아니라 서울사람까지 끌어모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곳은‘방송 스팟‘을 이용한 고가의 홍보 전략을 펼쳤으나, 개관 당시 뿐, 확보한 관객에 한해서는 이메일 주소를 통한 홍보를 활용하고 있다. 지역 학교와 단체들을 대상으로한 홍보기획도 지속적인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시민자치문화센터의 임소장은 "가격을 낮추는 것은 단기적인 방침으로 접근성을 만들어 줄 뿐, 본질적인 문제는 관점의 문제이다. <덕양어울림누리>는 단지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문화라는 보수적인 관점을 버려야 한다. 문화는 창작과 수용의 구분을 두지 않는다. 공연유치에 있어서도 사전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며, 공연대상이 적극적으로 공연작품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연계가 꼭 필요하다. 어린이 대상의 공연이라해서 어린이극 유치만을 계속적으로 반복한다면, 생산성 없는 단편적인 공연관람에만 그칠 것이다. 또한, 외부공연의 대관보다는 지역의 실력있는 단체의 공연을 유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며, 문화의 수익성을 배재해야 한다. 한 예로 종합운동장의 사람들도 생활의 일부처럼 공연을 관람하도록하는 외부공연관람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방법이 될 수 있다." 라고 지적했다. 물론, 고양문화재단은 5만원에서 2만원대 공연인「태평서곡」과 할인율을 적용해, 1만원 이하의 관람이 가능했던「상트 페테르부르그 줄인형극」, 흥미로운 이벤트로 관객유치에 성공한「시집가는 날」등 9월 한달 관객점유율 80%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끈 대표적인 공연들도 있다. 그리고 분명히 국립국악원이나 서울예술단의 공연, 리카르도 무티 공연 등 대부분 수준급의 공연을 유치,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여 고양시민의 자부심을 이끈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고양문화재단은 공익성이란 과제를 어떤식으로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2년 후 <일산아람누리>의 개관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서 장기적으로 <덕양어우림누리>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문제고민이 이루어져야만 진정한 '지역문화의 활성화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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