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어떻게 달라지나
화장실전시관·선인장전시관 개선
일산교 하부에 북카페 문화공간
30년 노후시설 리노베이션 용역
[고양신문] 걸을 때마다 다채로운 풍광이 새롭게 펼쳐지는 일산호수공원은 ‘고양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산책명소다. 하지만 일산호수공원의 모습이 처음부터 똑같았던 것은 아니다. 1996년 개장 이후 시설과 경관을 꾸준히 정비하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됐다.
일산호수공원의 시설·경관 개선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고양시는 최근 대대적 개선사업을 통해 일산호수공원을 새단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양시 일산공원관리과 관계자는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일산호수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일부 시설을 새롭게 단장하고, 보다 쾌적한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계획의 골자는 화장실전시관과 선인장전시관 등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낮은 호수 서남쪽 시설들의 활용방안을 재검토하고, 호수교 남쪽 교량 하부에 음료 주문이 가능한 북카페를 만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용률 낮은 전시관, 어떻게 변신할까
화장실전시관은 호수 정중앙인 한울광장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다. 2001년에 개관한 이곳은 동서양 화장실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각종 전시물과 관련용품을 모아 놓은 곳이다. 콘셉트가 독특하긴 하지만, 시설이 지하에 있고 전시내용이 소박해 호수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일부러 찾아오기에는 그렇고, 한번 구경하면 굳이 또 갈 이유가 없는 시설을 호수공원에 왜 만들어놨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화장실전시관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화장실전시관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선인장전시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고양시의 간판 화훼상품인 선인장을 테마로 한 유리온실 형태의 전시관으로서 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일산호수공원 홈페이지에서는 이곳을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선인장·다육식물 전시관으로 750품종 6800본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개장 초기의 얘기다. 세련된 경관을 갖춘 대형 식물원들이 곳곳에 만들어진 오늘날의 기준으로 볼 때, 선인장전시관의 관람공간적 경쟁력은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민을 풀어내기 위해 고양시는 ‘화장실전시관·선인장전시관 사업화 방안 연구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양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이용자가 적은 전시시설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주변 시설과 연계해 보다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활용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개선 방안‘은 단순히 전시콘텐츠의 업데이트 수준이 아니라, 공간의 전면적 재편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인장전시장의 경우 운영주체가 일산공원관리과가 아니라 고양시농업기술센터이기 때문에,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한 부서 간의 효율적인 협의가 요청된다.
호수교 하부에서 향긋한 커피 한잔
실내시설을 제외하고 일산호수공원에서 햇빛과 비를 막아줄 수 있는 공간이 딱 한 곳 있다. 바로 백마로가 이어지는 호수교 하부 공간이다. 호수교는 폭이 50여m에 달하는 넓은 교량이기 때문에 교량 하부에 호수 남쪽과 북쪽, 2개의 쾌적한 그늘공간을 만들어준다. 현재 이곳에는 평상과 벤치, 그리고 음료자판기가 놓여 호수공원을 찾은 이용자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는 이곳에 240㎡ 규모의 북카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7월 전까지 설계 공모를 진행해 북카페 조성 취지에 가장 적합하고 창의적인 공간을 제안하는 설계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책이 꽂힌 서가, 음료와 커피를 주문할 수 있는 카페가 동시에 만들어지면 교량 하부라는 독특한 장소성과 어우러져 색다른 감성 공간이 조성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특히 호수 북쪽의 호수공원작은도서관, 플라워북카페에 이어 남에도 독서문화와 관련된 시설이 들어서며 ’책과 함께하는 일산호수공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휠체어·유아차 이용편의성 높여
개장 30년이 가까워지며 곳곳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시설 노후화도 풀어야 할 과제다. 아울러 ‘무장애 탐방’을 요구하는 이용객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지금까지는 부분적 수리로 대응해왔지만, 보다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고양시는 ‘일산호수공원 노후시설물 리노베이션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화장실, 매점, 안내 표지판 등 노후시설 개선 종합 계획 수립 △공원 내 공공화장실 디자인 가이드라인 설정 △보행로, 자전거도로 등 특색 있는 바닥 패턴 디자인 제시 등이다. 시는 해당 용역을 통해 제시된 결과를 일산호수공원에 실현함으로써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휠체어, 유아차 등의 이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통정원과 연꽃호수도 새단장
2000년에 조성된 일산호수공원 내 전통공원도 시설 노후화에 따라 올 봄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앞두고 시설을 보수했다. 이와 함께 황매화, 수국 등 다양한 수목과 초화를 식재해 정원 경관을 새롭게 디자인했고, 야간 경관을 위해 대나무숲에 반딧불 조명도 설치했다.
보수공사는 꽃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이어져 현재 전통 담장과 전통문 등의 추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고, 훼손된 바닥 포장과 초화 식재지 복구도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연호수에서는 올 여름 더욱 풍성한 연꽃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일산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이달부터 홍련, 백련, 황련 등 다양한 색을 지닌 연꽃과 빅토리아 수련 등 4600본을 식재해 일산호수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보다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