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밸런스 요가&명상 스튜디오 위아원(We Are One) 정영주 대표
미국 유학 후 글로벌 기업 입사
성취 무너뜨려 버린 반이민 정책
인도 정통요가 통해서 심신 회복
“요가와 명상 생활 속 녹여내면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고양신문]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독전 2’의 마지막 장면. 마약밀매조직의 설계자이자 배후자인 이 선생은 주인공인 락에게 자신이 마약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제공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엔 ‘인간의 뇌가 감지할 수 있는 쾌락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라는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엔 법이나 도덕과 같은 인간 스스로 그어놓은 선을 넘어서야만 그 쾌락의 끝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죠.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그 행복 때문에 많은 걸 포기하고 참고 견디며 살다 불행해지니까”
지난 18일 정영주 위아원(We Are One)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영화 ‘독전 2’의 그 장면이 오버랩됐다. 왜였을까.
반이민 정책으로 비자 연장 좌절
정 대표는 어린 시절 미국 펜실베이니아로 유학을 가서 중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에서는 International Relations(국제관계학)를 공부했고, 졸업 후 영국계 회사에 취업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그런데 2017년 당시는 하필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절이었다. 수많은 유학생과 미국에서 일하던 이들을 고통 속에 빠뜨렸던 반이민 정책으로부터 그 역시 결코 비껴갈 수 없었다. 취업 비자 연장이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유학 생활을 견뎌오며 오랫동안 쌓아온 나의 노력과 성취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온몸이 아팠죠. 병원을 찾아 이런저런 검사를 했지만 아무 이상 없다는 거예요. 의사가 한마디를 건네더군요. ‘호흡을 중요시하는 요가원을 찾아 심신을 안정시켜봐라’라고 말이죠.”
초등학교부터 중고교에서 요가 클럽 그리고 대학에서도 요가를 해왔었지만, 한동안 소홀했었다. 다행히 인도에서 정통 명상 요가를 수련하고 온 미국 요가 선생님을 만나 호흡법 지도를 받으며 심신의 안정을 되찾았다.
요가&명상 국제지도자 자격 취득
어쩔 수 없이 귀국할 수밖에 없었던 정 대표는 2018년 말 다시 짐을 싸서 인도 리시케시로 떠났다. 리시케시는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갠지스강이 산 아래에서 시작되는 첫 번째 도시로, 인도 수행자의 마을 중 하나다. 전설이 된 록밴드 비틀즈가 1968년 영적 여행을 위해 찾으면서 힐링 명소가 됐고, 수백 개의 요가 아쉬람(yoga ashram, 명상센터)이 들어서 있는 세계 요가의 중심지다.
“힘든 시기 요가를 하면서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도 단단해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개인적으로 리서치를 해서 요가얼라이언스 기구 인증 교육기관 Shiva Tattva Yoga School을 찾았고 바로 등록 후 날아갔죠.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수련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두 달간 집중한 끝에 하타요가&명상 국제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200시간 이상 교육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끝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자격증이죠. 고된 일정이었지만,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명상과 요가를 제대로 배우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9년 한국으로 돌아온 정 대표는 평창동과 상암동 등에서 소규모로 영어 요가 지도를 하기도 했지만, 주업은 게임회사 해외사업개발 업무였다. 일하는 중에도 연세대 글로벌 MBA 과정을 밟았고, 요가, 명상 등을 포함한 웰니스 프로그램 개발·운영 전문가 양성과정인 웰니스 컬리지(Wellness College)도 졸업하는 등 배움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하반기에 위아원(We Are One)의 문을 열었다.
요가는 육체와 정신 영혼을 연결
위아원은 단순히 요가만을 가르치고 배우는 요가학원이 아니다. ‘Life Balance Studio’를 지향한다. 요가와 명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에 녹여낸다면 누구나 스스로 균형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도 정통요가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각 분야 전문 강사진 구성에만 신경 쓰느라 개인적으로 SNS를 통해 알리는 것 외에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왔다. 위아원의 프로그램에 만족한 회원들 지인의 발길도 시나브로 이어지고 있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비슷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엄연히 다릅니다. 필라테스는 주로 근력을 강화해 몸의 균형을 찾기 위한 재활운동이라는 측면이 강하잖아요. 하지만 요가는 수천 년 역사를 가진 심신 수련활동입니다. 육체적 활동은 요가 전체 과정 중 일부분이죠. 요가는 몸과 마음의 전체적(holistic) 활동입니다. 오감을 활용해 내면의 수많은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차리면서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몸의 활동과 호흡과 집중, 명상 등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수련입니다. 그래서 종국적으로는 자의식과 자존감을 창조할 수 있게 됩니다.”
정 대표는 ①야마(Yama: Restraint-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②니야마(Niyama: Duty-해야 할 다섯 가지) ③아사나(Asana: Posture-몸의 자세) ④프라나야마(Pranayama: breathwork-호흡 조절) ⑤프라트야하라(Pratyahara: Diet-습관과 감각의 제어) ⑥다라나(Dharana: Focus-정신 집중) ⑦디야나(Dhyana: meditation-명상) ⑧사마디(Samadhi: enlightment-깨달음)라는 8단계의 요가 수행법을 통해 육체와 정신 그리고 영혼이 연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일상 속 생각과 말, 행동도 긍정 변화
그 과정을 압축한 것이 위아원의 3M 요가 프로그램이다. 3M은 Mindset(사고)-Movement(움직임)-Meditation(명상)을 말한다. 특정 주제를 정해 뜻을 세우고 올바른 호흡법으로 마음을 정화하며 긍정적인 생각을 유도하는 Mindset(10분), 그 생각을 몸을 움직임을 통해 표현해보는 Movement(30분), 새로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명상하며 끝맺는 Meditation(10분) 과정이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이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 속 내 생각과 말, 행동 등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엔 임산부 요가 클래스도 개설했다. 정 대표 자신도 출산을 앞둔 임산부라서 태교 요가 자격도 취득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뱃속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 전문 강사가 몸을 이완하고 스트레칭하는 아사나 뿐만 아니라 호흡과 명상을 통해 분만과정과 산후조리에서 가장 필요한 심리·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다 보니 남편들이 더 좋아한단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 모든 것 속에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하면 아름다움을 찾고 볼 수 있을까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육체적 근육뿐 아니라 정신적 근육도 단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중학생에게도 마약이 일상이 됐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봤습니다. 현대인은 인터넷, 모바일, 인공지능 등 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빠른 변화 속에 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따라갈 자신감을 잃은 나머지 금기의 선을 넘는 자극적인 행복에 빠지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요가와 명상 수련으로 말 그대로 라이프 밸런스를 유지해 몸과 마음과 영혼이 통합되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간다면 누구나 금기의 선을 넘지 않고도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