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종합사회복지관 이웃활동가 '온기이웃'
사회적고립가구 발굴해 고독사 예방
가가호호 방문해 문고리 홍보지 걸어
[고양신문] “A씨는 시장 옆 원룸 맞지요? 제가 갈게요.”
“그럼 B씨는 6시 이후에 집에 계시다니 제가 저녁에 들를게요.”
12명의 ‘온기이웃’ 이웃활동가들이 더위 물품 전달을 위해 동선을 나누고 있다. 쿨매트와 말복맞이 레토르트 삼계탕, 제습제 1박스까지 담으니 박스가 제법 묵직하다.
지난 7일 원당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은선)에서는 온기이웃 성사, 주교, 화정팀 12명(1기 4명, 2기 8명)이 모여 간담회를 열고 이달 활동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간담회를 마치자 봉사자들은 서둘러 지원물품과 문고리에 걸 홍보물을 한 뭉치씩 챙겨 복지관을 나섰다. 이들은 2인1조로 전담가정을 방문해 물품을 전달하고 안부를 확인한다.
사회적고립가구, 복지사각지대 이웃 발굴
‘온기이웃’은 말그대로 이웃에게 온기를 나눠주는 일이다. 사회적고립가구의 고독사가 증가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2023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정부의 지원대상이 아닌 복지사각지대의 이웃들, 사회적 관계망이 없어 지지받을 대상이 없는 외로운 이웃을 찾아내 도움을 주는 일이다.
유수진 팀장은 “사업 첫해는 고립가구 발굴을 위해 원당복지관 전 직원이 성사, 주교, 화정, 관산동을 두루 다니며 안내지를 나눠드리며 홍보했다. 문고리에 안내지를 걸어두면 그냥 버리는 분도 있지만 보관했다가 망설이며 연락하는 분들이 있다. 직접 상담을 하고 온기이웃 봉사자와 연계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연결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원당복지관은 지난해 첫 이웃활동가를 모집했다. 4회 전문교육을 수료한 신청자들이 1기로 활동을 시작했고, 올해는 2기를 모집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온기이웃 이웃활동가들은 지역주민이라 주변 사람들의 상황과 지리를 복지사들보다 더 잘 알아서 사례자를 발굴하기도 하고 틈나는 대로 집집마다 방문해 문고리 홍보지를 걸어 사회와 단절된 이웃이 사회로 복귀하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홍보, 물품배달 외에도 안부전화도 하고 소통하며 세상 밖으로 나오도록 이끌어준다.
‘온기이웃'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3년간 재정지원을 받는다. 기간이 지나면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유수진 팀장은 “지역내에서 온기상점을 발굴해 반찬을 제공받기도 하고, 정신의학과에서 무료상담을 협력해주기도 한다. 더 많은 온기상점을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관심있는 이웃의 참여를 당부했다.
온기나눔 이웃활동가들의 한마디
장숙자 통장회의 때 복지관에서 나와서 고독사 예방, 고립가구 발굴사업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신청해 교육을 받았는데 내용이 너무 좋았다. 고독사로 인한 사회적 폐해, 주변인의 트라우마 등 그냥 한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돼 봉사를 시작했다(장숙자씨는 지인들에게 이 사업을 소개해 5명이 2기에 참여 중이다).
김인숙 짬날 때마다 문고리 안내지를 걸어두었더니 당사자들이 용기내서 복지관에 전화도 걸고 상담을 받으며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보람있었다.
김순 70세 이상 되면 동사무소에서 파악하고 있어서 노년층은 사각지대가 적다. 40대 후반이나 50대는 복지사각지대라서 도움이 필요하다. 실직이나 퇴직으로 재취업을 못하면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해 예방차원에서 돌봄이 필요하다. 방문했더니 사람에 고파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전화통화하면 1시간도 한다. 64세인데 다리가 많이 아파서 이동이 어렵던 분이 복지관에 나와서 식사하게 되고 이제 건강해져서 온기이웃을 졸업했다.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김보하 봉사를 하며 이웃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평생을 가족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내 동네에 어떤 사람이 사는지 관심을 갖게 됐다. 우편물이 쌓여있으면 무슨 일이 있나, 주민센터에 연락해야하나, 복지관에 연락해야하나 걱정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문고리 홍보하다보면 땀이 줄줄 흐르지만 보람이 느껴져서 좋다.
이경혜 올해 2기로 참여해 경험은 아직 별로 없지만 사례자를 발굴해서 우리 봉사자들과 매칭할 때까지 복지사들의 수고가 정말 많다. 자세한 사연을 들으면 정말 감동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