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율 킨텍스 대표 고양경제포럼 발제 - 킨텍스가 만들어가는 글로벌 마이스 로드
앵커호텔·주차타워 자부담 건설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의 도구
해외플랫폼 사업과 브랜드 사업
양 날개 활용 마이스 로드 개척
[고양신문] 킨텍스는 지난해부터 인구수 세계 1위, GDP 기준 경제 규모 세계 5위인 인도의 야소부미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에 곧 제3전시장을 추가로 갖추고 서울 잠실에 조성될 MICE 복합공간 내 전시컨벤션센터 운영도 맡게 되면 그 역할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킨텍스가 최근 ‘글로벌 마이스 로드’라는 미래전략을 수립한 이유다.
해외에서 전시장을 운영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최자와 바이어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해외플랫폼 사업’은 물론 K-브랜드 전시회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브랜드 사업’을 선순환 고리로 이어 ‘실크 로드’를 개척하듯 글로벌 마이스 로드를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고양시 기업인과 지역경제에는 어떠한 기회가 열리고 가능성이 생기게 될까. 고양경제포럼(회장 이상헌)이 제58회 포럼 연사로 이재율 킨텍스 대표를 초청한 것도 새 성장 방향을 모색하는 킨텍스가 어떻게 지역경제와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14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포럼에는 이기헌 고양병 국회의원, 오준환·이상원 경기도의원, 신인선 고양시의원, 김용덕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장영동 고양도시관리공사 이사, 신영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북부지회장, 정도영 문인테크 대표, 김용규 고양문화원장 등 각 분야의 인사 40여 명이 참석해 이 대표의 강연을 들은 후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0에서 1 만들기’가 중요
최근 CJ라이브시티 무산에 이어 원마운트의 기업 회생 신청 소식이 전해지며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힘든 상황을 지나왔던 킨텍스는 다행히 정상화되면서 지난해에는 163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킨텍스가 미래를 위해 헤쳐나가야 할 길은 아직 험난하고 멀다.
이재율 대표는 “늘 직원들에게 ‘0에서 1 만들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0은 무엇을 곱해도 결국 0이지만, 일단 1을 만들면 2와 3이 수월해지고 100을 곱하면 100도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변화의 흐름을 읽고 일단 한 발만이라도 먼저 내디뎌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디어 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린 넷플릭스나 자동차 산업을 변화시킨 테슬라, 그리고 ‘Zero to One’을 넘어 ‘One to N’으로까지 확장하며 각 산업의 판도를 바꾼 애플 역시 ‘0에서 1 만들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세상을 바꾼 기업들이라 할 수 있다.
제3전시장 2027년 문 열 것
이 대표는 6000억 원 웃도는 사업비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해서 시공사 선정이 불발되는 진통을 겪고 있는 킨텍스 제3전시장에 관해서는 “그동안 여러 난관을 거친 끝에 조달청과 협의를 거듭해 수의계약을 하기로 최종 결정됐고,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 2027년 말엔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킨텍스가 무조건 전시장 덩치만 키우는 건 아니다. 오랜 염원이었던 앵커 호텔과 주차타워도 2028년에 준공할 예정인데, 두 시설 모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킨텍스 내의 부지와 지원부지를 활용하고 건축비는 킨텍스가 자부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재율 대표는 “호텔이 완공되면 310객실을 갖춘 4성급으로 문을 열고, 주차타워에는 1000대가 넘는 차량을 주차할 수 있어 전시장 관람객뿐 아니라 평소에는 GTX 킨텍스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환승 주차장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킨텍스는 국제 행사 유치 응모에 더욱 유리한 자격을 갖추며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이나 지원 같은 외부의 도움을 바라며 80, 90을 기대하는 대신 작은 1이라도 먼저 만들려고 스스로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 그는 내년 상반기에 개장할 킨텍스 공원은 GTX 킨텍스역에서 180m 거리이고, 킨텍스 전시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 관람객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쾌적한 나들이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역경제 부가가치 창출에도 앞장
국내적으로 전시장과 호텔 그리고 주차타워와 같은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한편으로 킨텍스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문은 소프트웨어 강화다.
자국 내 전시장을 활용해 올리는 매출 외에도 평균 30%에 가까운 매출을 해외에서 거두는 독일 전시장을 벤치마킹해 일찌감치 해외 전시장 운영사업에도 나섰다. 대한민국 최초로 킨텍스가 20년 운영권을 확보한 인도 뉴델리 야소부미(Yashobhoomi, 구 IICC) 전시장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야소부미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P20 세계국회의장 총회’, ‘PlastFocus(5만 스퀘어 규모의 섬유산업전)’, ‘SIAL India(국제식품산업전)’ 등 주요행사를 유치·진행하며 개장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일약 인도 대표 전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재율 대표는 “킨텍스는 중국의 뒤를 잇는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인도의 야소부미 전시장을 활용해 국내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올해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2024 대한민국산업전시회(KoINDEX 2024)’를 개최하는 것도 그런 일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전시회로는 최초로 인도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안전, 건축, 환경, 식품, 뷰티, 헬스테크, 모빌리티 등 우리나라 유망산업을 총망라하며 최적의 수출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잠실 MICE 복합단지 내 전시컨벤션센터 운영 관련해서는 올해 말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서울시와 자회사를 설립해 빈틈없이 운영준비를 한다는 방침이다.
킨텍스가 이렇게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시장 운영사업에 매진하고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프트웨어에 진심인 사람이 스스로 하드웨어를 만들고, 결국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라는 명제 아래 구성원들이 의기투합한 결과라는 것이 이재율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참석자 질의응답 시간에 집중적으로 제기된 제3전시장 건립과 운영 등에 지역 업체 참여와 관련해서는 “제3전시장 건설에 지역 전문업체가 최대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상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며 “서로 상생·협력하며 고양시가 세계적인 마이스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