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커피에 빠진 캣츠' 대표
[고양신문] 김혜진 '커피에 빠진 캣츠' 대표는 일산동구 성석동 마골오거리 인근에서 '길고양이에게 밥 잘 주는 옆집 큰누나'로 불린다. "고양이를 워낙 좋아해서 카페 상호에도 고양이가 들어간다"는 그는 "고양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카페를 운영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젊은 시절 세입자로 살 때 고양이 밥을 주다가 주인에게 야단맞은 적이 있었다는 그의 마음 한켠엔 그때의 일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애처로운 고양이들에게 언젠가는 먹을 것을 마음 편하게 줄 수 있는 날이 있겠지, 다짐까지 했다. 지금의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오면서 1층은 카페로, 2층은 거주공간으로 설계했다. "내 건물에서 카페를 열고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챙겨주는 지금이 행복하고 보람된다"고 한다.
2017년 국제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영국SCA(스페셜티커피협회) 자격증(바리스타, 로스팅, 센스링)을 취득했고, 2021년에 카페를 열었다. 전원주택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길고양이들이 모여들었다. 이들 고양이들의 놀이터를 위해 캣타워도 입구의 은행나무에 설치해 3층 옥탑방까지 가도록 연결했다. 현재 이곳에는 밥만 먹고 가는 고양이 5마리, 주변에 상주하는 고양이가 10마리쯤 된다.
김 대표는 "어느 날 출입구에서 어미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있길래 급히 동물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양수를 벗겨내고 4시간 동안 새끼 4마리를 드라이기로 말렸는데, 안타깝게도 1마리는 양수를 못 벗겨서 사망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길고양이들끼리 영역싸움을 해서 다치고, 수돗가에서 낳은 새끼를 늦게 발견해 죽은 고양이들도 종종 있었다.
그가 갈 곳 없는 길고양이들을 보살피게 된 것은 독실한 불교신자로 법문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약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고 베풀라"는 뜻을 이어가려 노력한다는 것. 카페 수익금을 작은 동물 보살핌뿐 아니라 주변 어려운 이웃들과의 나눔에 우선해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곳 카페에서 바리스타 교육도 한다. 30여 명의 소모임이 가능하도록 피아노, 빔, 마이크 등 음향시설도 갖췄다.
커피잔과 그림에도 고양이가 있을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김혜진 대표는 "더 작은 동물들이 잘 살아가도록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