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만 '행복농장' 대표
[고양신문] 김종만(74세) ‘행복농장’ 대표는 일산동구 풍동천 바로 옆에서 1975년부터 2000여 평 밭농사를 지어왔다. 밭이 있는 이곳 풍동 애니골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경순왕 후손 전주 김씨 종갓집으로 14대 시조할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왔다. 훈장이셨던 할아버지가 마을 일을 정성껏 돌보던 걸 곁에서 보고 자라 그도 마을과 이웃에 관심이 많다. 그는 “친할아버지는 정성으로 키운 농산물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마을 화합을 이끌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도시 속에서 농사를 짓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 역시 할아버지 뜻에 따라 성실히 농사 짓고 이웃과의 나눔에도 소홀하지 않으려 애쓴다. 2000여 평의 그의 밭에는 배추, 무, 가지, 오이, 옥수수, 호박, 토마토, 고추, 파, 부추, 사과, 아로니아, 보리수, 호두, 감, 살구, 복숭아, 대추, 체리 등 다양한 농산물이 올해도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런 그에게 요즘 걱정이 하나 생겼다. 농사를 짓기 위해 농기계를 끌고 건너다니던 풍동12교(풍동 610-3 일원)가 지난해 봄 철거된 것. 내년 3월 입주를 시작하는 풍동2지구 도시개발사업 관련 풍동천 정비사업에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풍동12교는 오랫동안 농업인들의 농기계가 출입하던 교량이었다”며 “이를 없앤다는 건 농업인들의 의사를 무시한 것 같아 다시 복원되도록 민원을 내왔다”고 말했다. 농경지 주변이 개발 되면 예전보다 더 나아질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오히려 불편해지는 듯해 마음고생을 했다. 내년에 다시 교량이 설치된다고 해 지금은 한시름 놓은 상황. 예전처럼 농기계가 자유롭게 오갈 정도로 튼튼한 교량이 설치됐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고양시 산림조합 대의원, 일산고등학교 11회 동문회장이기도 한 김종만 대표는 “도시 농업인들이 좀 더 활기차게 농사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