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기 서울척탑병원장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가을이 되면서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긴 하지만, 적절한 복장과 준비를 하면 가을 등산은 상쾌한 운동이 될 수 있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등산을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데 등산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허리 건강이다.
등산은 허리 근육과 척추에 많은 부담을 주는 활동이다. 산을 오르내릴 때 허리와 하체 근육이 긴장하게 되는데, 특히 하산 시에는 체중이 척추에 실리면서 허리 추간판에 강한 압박이 가해진다. 평소 허리 통증이 있거나 허리 근력이 약한 사람들에겐 종종 허리디스크로도 이어진다. 무거운 배낭까지 메고 산을 오르내린다면 그 위험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허리 통증이 있거나 엉덩이 통증, 하지 저림,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엔 될 수 있으면 등산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등산 후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면 우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대부분 가벼운 통증은 며칠 내로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하지만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하고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추간판탈출증의 초기 증상은 물리치료나 도수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신경 주사 치료 역시 비수술적 방법의 하나로,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자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추간판탈출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는 없다. 만약 이러한 치료법으로도 통증이 지속하거나 악화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때 척추내시경 치료는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척추내시경은 기존의 절개 수술과 달리 8mm 정도의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이 이루어진다. 이 작은 절개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 도구를 삽입해 모니터를 보며 병변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척추내시경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강력한 장점이 있다.
첫째, 최소 침습성이다. 척추내시경은 일반적인 디스크 수술과 달리 피부를 거의 절개하지 않는다. 약 8mm의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이 진행되므로 출혈이 적고 주변 근육과 조직에 가해지는 손상이 최소화된다. 따라서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현저히 줄어든다.
둘째, 회복이 빠르다. 척추내시경은 기존의 절개 수술보다 회복 시간이 매우 빠르다. 수술 후 입원 기간이 짧아 환자들은 비교적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회복에 큰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생활의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정확성이다. 척추내시경은 모니터로 병변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진행되므로 수술의 정확도가 높다. 이를 통해 병변 부위만을 정확하게 제거하고 신경이나 다른 중요한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신경 증상(다리 저림, 방사통 등)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넷째, 환자의 부담 감소다. 수술 자체가 부담이 적고 부분 마취나 수면 마취로 진행되므로 전신 마취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고령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안전한 치료 옵션이 된다. 또한, 수술 후 바로 통증이 완화되므로 환자들은 즉각적인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많은 환자가 흔히 수술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끼고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척추내시경은 그러한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최소 침습이라 회복이 빠르며 결과도 만족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의할 점은 척추내시경이 숙련된 전문의가 진행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라는 것이다. 척추내시경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경험 많은 의료진과 상의할 것을 권유한다.
심형기 서울척탑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