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당·호수 작은도서관 위탁종료
삼송·고양 또한 운영지원 중단
운영평가A등급인데 “역할 겹쳐”
이용자 반발., 고양동은 서명운동

일산동구 중산동에 자리한 모당 작은도서관. 경기도 작은도서관 운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을 정도로 활성화된 곳이지만 내년부터 시의 운영지원 중단으로 폐관될 위기에 놓였다. 현재 고양시는 모당 작은도서관을 비롯해 호수, 고양, 삼송 작은도서관에 대한 운영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동구 중산동에 자리한 모당 작은도서관. 경기도 작은도서관 운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을 정도로 활성화된 곳이지만 내년부터 시의 운영지원 중단으로 폐관될 위기에 놓였다. 현재 고양시는 모당 작은도서관을 비롯해 호수, 고양, 삼송 작은도서관에 대한 운영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신문] “작은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공립 작은도서관 수를 줄이겠다는 게 과연 맞는 정책인가요? 아무리 봐도 독서문화 확대에 역행하는 움직임으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작년 아파트 단지 내 공립 작은도서관 5곳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10분의 1로 대폭 삭감했던 고양시가 올해 말까지 추가적인 폐관 계획을 밝혀 반발이 일고 있다. 11일 고양시에 따르면 지역 문화단체인 책과도서관에서 위탁 운영 중인 모당 작은도서관과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을 비롯해 고양·삼송 작은도서관 등 4곳에 대해 운영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이로써 고양시가 운영 지원하던 총 16개 공립 작은도서관 중 7곳만 남게 됐다. 이마저도 올해 위탁계약이 마감되는 마상 작은도서관과 강촌 작은도서관의 경우 계약직 사서직원을 배치해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문을 닫을 예정이어서 향후 고양시 공립 작은도서관 수는 관산, 내유, 사리현, 대덕, 화전 등 5곳만 남게 될 전망이다. 

시 도서관센터 관계자는 “시립도서관이 20개로 늘어나고 스마트도서관이나 전자책도서관 등이 생기면서 작은 도서관 이용률과 도서 대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시립도서관과의 역할이 중첩되는 만큼 효율성 차원에서 운영지원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관계자는 “아직 7곳의 공립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작은도서관 인프라 규모가 타 지자체에 뒤처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직접 운영비를 줄인 대신 사립 작은도서관에 대한 프로그램 지원 등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연이은 시의 공립 작은도서관 지원중단 소식에 시민들과 운영단체들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모당 작은도서관 민관위탁 운영을 맡고 있는 김정희 관장은 “작은도서관은 단순히 책 대여업무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 도서관만 해도 아이들을 위한 동아리 활동, 저자와의 간담회, 시니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독서문화 확대와 커뮤니티 활성화에 이바지 하고 있다”며 “그동안 작은 도서관이 맡아온 역할을 시립도서관이 전부 대체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모당 작은도서관은 경기도 작은도서관 운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고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이용률도 높고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운영지원 중단이 예정된 다른 작은 도서관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당 도서관 관계자는 “과거 임기제 사서 1명으로 근근이 운영하던 작은 도서관을 민간단체가 맡아서 겨우 활성화시켜놨는데 갑자기 폐관시키는 건 납득이 안된다”며 “지원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시의 행정을 비판했다. 

고양동 작은도서관 사립전환 반대 온라인 서명
고양동 작은도서관 사립전환 반대 온라인 서명 

때문에 운영지원 중단을 통보받은 일부 작은도서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양동 복지회관 내 자리한 고양동 작은도서관의 경우 ‘사립 전환’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해당 주민들은 “만약 공립도서관 지원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경우 지난 10여 년간의 작은도서관 육성 노력이 헛되게 돌아가게 되고 시의 독서교육 정책도 후퇴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학부모 독서모임, 아동들의 책놀이터로 사용되어 온 공립 작은도서관의 존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박미숙 전 일산도서관장은 “독서문화 활성화를 이야기하면서 공립 작은도서관 시설을 줄이는 경우가 어디있느냐. 도서관 정책이 부재하다 보니 오락가락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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