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시장과 고양시의회
2회 추경예산 놓고 또 갈등
하루 간격, 나란히 기자회견

[고양신문] 고양시장과 고양시의회가 하루 간격으로 서로를 맹공격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동환 고양시장이 21일 “필수예산들이 수차례 표적 삭감됐다”며 “시민 예산에 대한 칼질을 멈추라”는 기자회견을 열자, 다음날인 22일에는 김운남 고양시의회 의장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시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정치적 문제로 왜곡해 혹세무민하는 행위를 시장은 즉각 멈춰라”고 맞받아쳤다. 

민선 8기 시작부터 갈등을 겪은 고양시장과 고양시의회가 이번에 또다시 충돌한 것은 지난 17일 결정된 올해 고양시 제2회 추경예산안 심의 결과 때문이다. 여소야대의 고양시의회가 이동환 시장이 새롭게 추진하려는 사업 관련 용역예산을 이번에도 삭감하자 묵은 갈등이 다시 표출된 것이다. 이번에 삭감된 대표적인 용역예산은 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예산 5억원, 고양시 공립수목원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용역예산 2억7000만원이다. 

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에는 경제자유구역과 노후계획도시의 재개발·재건축뿐만 아니라 자유로 지하화계획까지 포함하는 용역이다. 고양시의회는 아파트의 기준용적률이 300%, 연립주택의 기준용적률이 170%로 주민 기대보다 낮게 설정해 인구배정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하며 용역 예산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자유로 지하화 경우에는 B/C값이 0.35으로 낮게 나와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람사르습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동환 고양시장이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고양시 제2회 추경예산안 심의에 대해 ‘칼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고양시의회를 비판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이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고양시 제2회 추경예산안 심의에 대해 ‘칼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고양시의회를 비판했다.
김운남 고양시의회 의장 역시 이 시장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환 시장은 시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정치적 문제로 왜곡해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운남 고양시의회 의장 역시 이 시장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환 시장은 시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정치적 문제로 왜곡해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양시의회는 고양시장의 예산편성에 대해 ‘독단적’이라고 비판하고, 고양시장은 고양시의회의예산 삭감을 ‘시장 발목잡기’라고 비판하며 서로 대립해왔다. 예산편성권을 가진 시장과 집행부, 예산심의·의결권을 가진 의회 간 충돌은 민선 8기 들어 가장 격화되고 있다. 또한 의회의 예산심의 결과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이에 대해 반발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것도 민선 8기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21일 기자회견에서 이동환 시장은 박원석 제1부시장, 이정화 제2부시장과 실국장들을 대동한 채 삭감된 예산이 ‘시민의 예산’임을 내세웠다. 이 시장은 이날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은 시장의 예산이 아닌 시민의 예산이다. 현 시장이 원하는, 혹은 현 시장 임기 중 사업이라는 이름표만 떼면 단 1%도 삭감될 이유가 없는 예산”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반면 김운남 의장은 22일 최규진 민주당 대표와 4명의 상임위원장을 대동한 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날 이 시장의 기자회견을 ‘시민과 의회 간의 신뢰를 흔드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김 의장은 “고양시의회는 예산의 심의·의결권을 통해 시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함이지 단순히 시장 길들이기 혹은 시장 발목잡기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면서 “어제(21일) 시장의 기자회견은 의회가 예산을 삭감한 이유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김운남 의장은 집행부에 ‘상생협약을 위한 TF팀을 구성해달라’는 친필 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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