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 김혜성의 ‘건강 리부팅’ ②

건강의 기본 잘 먹고 잘 싸기
식생활 서구화로 대장암 증가
다약제 과잉 의료화 경계해야
‘나는 건강하다’는 생각 중요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하는 아스피린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을 훨씬 더 높인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있다”며 “병에 대해서 무조건 약만 맹신할 게 아니라 금연, 운동, 지방섭취 줄이기와 같은 식단관리를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건강 리부팅 ①’ 강의 장면. [사진제공 = 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하는 아스피린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을 훨씬 더 높인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있다”며 “병에 대해서 무조건 약만 맹신할 게 아니라 금연, 운동, 지방섭취 줄이기와 같은 식단관리를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건강 리부팅 ①’ 강의 장면. [사진제공 = 사과나무치과병원] 

[고양신문] 경기도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종합지원 프로그램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40세부터 69세까지 베이비부머 세대의 성공적인 인생 2막과 재도약을 돕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 상담, 커뮤니티 활동, 사회공헌활동, 취·창업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남권(안산), 동남권(수원), 서북권(고양) 세 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에 캠퍼스를 두고 권역별로 평생교육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북권에서는 한양문고에 행복캠퍼스를 연 이후 참여자들에게 인생재설계·생애전환, 인문교양, 문화·예술 강좌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백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건강 리부팅 ①’으로 고양 행복캠퍼스 프로그램의 문을 여는 특강을 했던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건강 리부팅 ②’ 강의에 나섰다.

생활의 서구화가 축복일까
우리 몸에서 입속 세균과 장내 세균의 역할은 물론 그 중요성을 늘 강조하는 김 이사장은 참여자들에게 지난번 첫 강의 내용의 핵심을 요약해 설명한 후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잘 먹는 것뿐 아니라 잘 싸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소화기 내과 전문의들이 공통으로 쓰는 변비의 기준은 1주일에 3번 이상 변을 보면 변비가 아니고 2번 이하면 변비로 본다. 이건 주로 영국과 그 후예인 미국인 기준인데, 그들이 세계의 의과학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인도인들에겐 얼토당토않은 소리일 뿐이다. 왜냐하면, 인도인들은 하루에 두 번 똥을 싸고, 하루 평균 300g 이상을 그것도 동아줄 모양으로 똥을 싼다고 한다. 반면 영국인들은 2.5일에 한 번 똥을 싸고, 하루 평균 변의 양은 100g 정도, 변의 모양은 염소똥 모양이다. 이게 왜 중요할까.

김혜성 이사장은 “변의 무게와 대장암 발병 횟수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변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대장암 발생이 줄어든다”며 “자연 채식 위주의 식단을 가진 인도인들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이르러 변의 양을 늘리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식이섬유 섭취가 많고, 가공 육류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는 서양인들은 식이섬유 섭취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어떨까? 김 이사장은 “동의보감에 보면 조선 시대 사람들은 하루 두 번 똥을 쌌고 한번 쌀 때 그 양이 두되 반이라고 나와 있고, 한국전쟁 때 덩치 커다란 미국인 병사들이 염소 똥을 싼다고 수군대며 놀렸다는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소가 미치는 영향은 35% 내외지만 발병원인의 약 65%가 식생활 습관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일수록 대장암 발병률이 높게 나오는데 급격히 서양식 식단으로 변한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이 늘고 있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우리에게 서구화가 축복일지 혹은 저주일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1945년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사진 앞줄 가운데)이 뇌출혈로 사망할 당시 혈압이 300/190 mmHg에 달했음에도 주치의는 원인불명의 사망이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 = 김혜성 이사장 강의 자료]
1945년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사진 앞줄 가운데)이 뇌출혈로 사망할 당시 혈압이 300/190 mmHg에 달했음에도 주치의는 원인불명의 사망이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 = 김혜성 이사장 강의 자료]

과잉 의료화·약물화 경계해야
김 이사장이 건강 백세를 위한 5개 키워드로 음식, 위생, 운동, 마음 관리, 약 줄이기를 강조하는 이유도 의식적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해야 하고 과잉 의료화를 경계하기 위해서다.

‘나는 곧 내가 먹는 것이고, 내가 먹는 것은 곧 나의 미생물’이라고 강조한 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하는 아스피린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을 훨씬 더 높인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있고, 항고지혈증 약에 포함된 스타틴이라는 성분은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약제 복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1945년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뇌출혈로 사망할 당시 혈압이 300/190 mmHg에 달했음에도 주치의는 원인불명의 사망이었다고 발표했다. 1960년대까지도 사람들은 100 더하기 자신의 나이 숫자를 mmHg로 표기하는 혈압은 정상범위라고 여겼고 고혈압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김 이사장은 “그 진단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지는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위험 인자일 뿐 그 자체는 병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며 “고혈압은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무조건 약만 복용할 게 아니라 금연, 운동, 지방섭취 줄이기와 같은 식단관리를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의 종류나 숫자 역시 증가하는 것은 일종의 과잉 의료화나 약물화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김 이사장은 강의 내내 평생 복용을 권하는 고혈압약, 건강염려증이나 과잉행동증후군과 같은 현상을 정신과 질병으로 분류해 약을 처방하는 현대 의학의 과잉 의료화·약물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강의를 시작할 때 ‘건강하세요? 라는 질문에 늘 자신 있게 ‘예, 건강합니다’라고 답하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을 기억하고 약은 급할 때만 최소로 복용하고 음식과 운동, 그리고 좋은 생활습관을 몸에 배게 해서 백 살까지 두 발로 산에 함께 오르자”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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