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릉천 통합하천계획 최종안 살펴보니

창릉천 통합하천계획 최종보고서에 나온 주요 사업계획안
창릉천 통합하천계획 최종보고서에 나온 주요 사업계획안

 

3200억 사업 대대적 홍보했지만
국비받은 건 500억 뚝방사업뿐
북한산~삼송 10km 사업비 난망
창릉지구 구간도 LH '비협조'


[고양신문] 2022년 말 환경부 국가사업 선정으로 관심을 모았던 ‘3200억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의 밑그림이 나왔다. 고양시는 지난 18일 ‘창릉천 통합하천사업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역사 생태지구 △친수거점지구 △근린친수지구 △경관ㆍ휴양지구의 총 4개 권역으로 구성된 창릉천 18.4㎞ 구간에 대한 하천정비사업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내용과 달리 총사업비 500억원 규모의 뚝방조성사업이 예정된 하류구간을 제외하면 국비 지원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발표된 창릉천 통합하천 기본계획은 홍수방지를 위한 치수관리 사업을 비롯해 이수, 수질환경, 친수공간 조성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이중 사업비 측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치수사업이다. 2022년 당시 환경부에 제출된 고양시 사업안에서 치수사업에만 총 2002억원이 배정됐는데 여기에서 치수사업은 홍수 시 하천범람이나 가뭄피해 등을 막기 위해 하천 제방을 쌓고 교량을 새로 높이고 배수시설을 정비하는 등의 사업을 뜻한다. 

환경부는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이 만나는 ‘배수 영향 구간’인 창릉천 하류구간(행주나루터~창릉신도시 구간 4.5㎞)에 대해 내년부터 치수사업을 추진한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이번 정비사업의 총사업비는 국비와 시도비를 포함해 약 500억원 규모다. 시 관계자는 “강매동 일원 하류부 구간의 제방 신설 및 정비사업과 함께 강매펌프장 증설공사까지 완료되면 하천범람 등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더욱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 실효성 및 시급성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이 책정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해림 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제방신설사업 구간은 200년 넘게 홍수가 난 적이 없는 곳이고 심지어 배수펌프장 증설공사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굳이 시 예산 포함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급하게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창릉천 하류구간과 LH가 담당하는 창릉지구 구간을 제외한 북한산~원흥·삼송지구 10㎞ 구간의 경우 사업계획은 나왔지만 예산확보 방안은 난망한 실정이다. 이번 기본계획안에서 고양시는 북한산~지축지구 구간에 수질개선 방안으로 북한산 저류지와 충효교 일원 저류지 사업, 친수공간 사업으로 효자수변공원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가장 관심을 모으는 구간인 지축~삼송구간의 경우 문화광장과 수변테라스, 물놀이터, 음악분수대, 공연장 등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환경부가 국가하천구간을 제외한 지방하천에 대해서는 국비지원이 불가하다고 통보함에 따라 해당구간 사업에 필요한 2700여억원의 예산은 고양시와 경기도가 분담해야 할 상황이다. 사업계획은 나왔지만 정작 쓸 돈은 없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와 은평구 등의 예산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편으로 안양시 사례처럼 창릉천을 국가하천으로 승격시켜 추가적인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비지원없이 지자체 간 협력만으로 2700억원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다가 국가하천 승격 또한 쉽지 않은 조건이어서 사실상 사업 자체가 언제 추진될지 기약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유일하게 추진주체가 분명한 창릉지구 구간도 고양시의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정비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제2호수공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창릉 수변공원은 현재 LH 발표안에 따르면 일산 호수공원의 10분의 1 규모의 ‘저류지’형태로 조성될 예정이다<1면기사 참조>. 게다가 상류구간의 수질개선 사업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창릉신도시 구간 내 친수공간 사업이 이뤄지더라도 이후 수질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장석환 국민의힘 고양을 당협위원장은 현실적으로 LH와의 협상을 통해 지축구간까지 사업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석환 위원장은 “사실상 지축지구와 원흥삼송지구 모두 LH가 개발한 사업구역인데 정작 이 지역의 핵심인 창릉천에 대해서는 그동안 방치해왔던 것 아니냐”며 “이번 창릉신도시 개발수익을 창릉천 하천정비사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고양시가 LH를 압박하고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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