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양의 수도성곽’ 예비평가서 제출
유네스코 자문기구 통해 긍정적 회신 받아
“권고사항 보충해 최종 등재신청서 준비”

고양의 자랑스런 역사유산인 북한산성이 한양도성-탕춘대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의 자랑스런 역사유산인 북한산성이 한양도성-탕춘대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신문] 북한산성을 포함하는 ‘한양의 수도성곽’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한 ‘세계유산 예비평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고양시에 소재한 역사유산인 북한산성은 서울의 한양성곽, 탕춘대성과 함께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이라는 명칭으로 묶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는 유네스코가 제시하는 수많은 평가 과정을 하나하나 넘어서야 한다. 그중 중요한 허들 하나가 바로 이번에 긍정적 답변을 얻어낸 ‘예비평가(Preliminary Assessment)’ 단계다. 축구경기에 비교하자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한 최종예선 통과가 가시화됐다고 보면 된다.

2021년 유네스코에서 새롭게 도입한 ‘예비평가’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고자 하는 여러 나라의 유산들에 대해 준비단계부터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등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이를 통해 각 국가들은 등재 준비의 초기 단계부터 자문기구와 사전 논의를 통해 완성도 높은 등재신청서를 마련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자문기구는 2개로 나뉜다. 문화유산의 경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ICOMOS)가, 자연유산은 국제자연보존연맹(아이유씨엔, IUCN)이 예비평가의 자문 역할을 맡는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해주는 탕춘대성. [사진제공=고양시]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해주는 탕춘대성. [사진제공=고양시]

애초 고양시와 경기도는 북한산성을, 서울시는 한양도성을 각각 독자적으로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계획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사전 자문을 토대로 등재 가능성을 좀 더 높이기 위해 북한산성-한양도성-탕춘대성을 하나로 연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국가유산청은 잠정목록 신청-우선등재목록 선정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한양의 수도성곽’의 예비평가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 그리고 이 신청서를 이코모스가 1년여에 걸쳐 심사한 후 이번에 그 결과를 통보해 온 것이다.    

이코모스는 평가 결과에서 ‘한양의 수도성곽이 등재기준③에 근거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으며, 진정성과 완전성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명시했다. 이코모스가 언급한 등재기준③은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전통이나 문명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 증거’를 말한다. ‘한양의 수도성곽’의 경우 수도를 지키는 한양도성과 전란을 대비한 북한산성,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탕춘대성의 연결체계가 차별화된 독보적 가치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코모스는 ‘추가적인 비교분석 연구, 유산의 보호·관리체계 강화 방안 마련’ 등의 권고사항을 추가로 주문했다.

예비평가에서 긍정적 결과를 통보받았지만, 세계유산 등재에 이르기까지는 아직도 여러 단계의 문턱이 남아있다. 우선 국내에서 국가유산청의 등재신청대상 심의가 진행되고, 이를 통해 작성된 ‘등재신청서 초안’이 유네스코에 제출된다. 초안에 대한 유네스코의 검토가 끝나면 비로소 최종 ‘등재신청서’가 제출되고, 자문기구의 내용심사와 현지실사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21개 유네스코 위원국의 합의를 통해 세계유산 등재가 마침내 결정된다.   

고양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이번 예비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고양시와 서울시, 경기도는 권고사항 등을 반영해 나갈 것이고,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남아있는 등재 절차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산성-탕춘대성과 하나로 묶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 [사진제공=고양시]
북한산성-탕춘대성과 하나로 묶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 [사진제공=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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