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영상예술클럽 사진전 <공릉천의 사계>

8명 작가 공동작업, 30점 엄선 전시 
공릉천의 환상적인 경관 ‘순간포착’ 
12월 13일까지, 일산동구청 가온갤러리 

겨울 철새들의 천국인 공릉천 하구 습지 풍경.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겨울 철새들의 천국인 공릉천 하구 습지 풍경.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고양신문] 포토그래퍼들의 카메라에 공릉천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계절이 포착됐다. 사진을 찍은 이들은 고양과 파주 사진작가들의 모임인 ‘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회원들로, 지난해 1월부터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 정기적으로 공릉천을 찾아 사진작업을 진행했다. 이 중 엄선된 작품 30점은 <공릉천의 사계-공릉천 굽이굽이 365>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지난 2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일산동구청 가온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전시가 열리는 가온갤러리를 찾기 위해 일산동구청 2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이번 전시의 대표작품인 초대형 사진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상을 감싼 안개층 위로 드론을 띄워 유유히 흐르는 공릉천과 웅장하게 솟은 북한산 영봉, 주변 농경지와 멀리 시가지 모습까지 하나의 화면에 포착한 신비로운 작품이다. 절묘한 시간과 장소에 작가들의 감각이 보태져 탄생한 걸작이 아닐 수 없다. 

관산동 체육공원 상공에 드론을 띄워 촬영한 작품. 시간과 장소와 사진작가의 감각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이 포착됐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관산동 체육공원 상공에 드론을 띄워 촬영한 작품. 시간과 장소와 사진작가의 감각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이 포착됐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지난해 1월 결성된 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회장 채종렬)에는 경력과 실력이 검증된 고양·파주의 사진작가 18명이 참여하고 있다. 작가들의 역량을 모아 의미 있는 공동작업을 펼치기 위해 의기투합한 회원들은 첫 공동작업 프로젝트 주제로 ‘공릉천’을 선택했다. 고양시 북부를 가로지르는 대표 하천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였다.

양주시 장흥계곡에서 발원한 공릉천은 북한산 송추계곡과 만나 일영과 삼하리를 지나고, 선유동에서 고양시로 진입해 신원동~관산동~지영동 등을 거쳐 파주시로 넘어가는 풍요로운 생명의 물길이다. 45㎞를 흘러 내려온 공릉천은 금촌을 지나 교하들녘을 가로지른 후 자유로 송촌대교 하단에서 한강과 합류한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일산동구청 가온갤러리.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일산동구청 가온갤러리.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공릉천은 구간에 따라 서로 다른 경관이 펼쳐진다. 개발의 손길이 덜 닿은 상류 구간은 뛰어난 생태적 경관을 자랑하고, 중류에서는 신원동과 관산동, 봉일천, 금촌 등 주거지역을 지나며 사람들의 공간과 만난다. 무엇보다도 드넓은 하구습지가 보존된 하류 3㎞ 기수역 구간은 서해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아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감조하천(感潮河川)으로서, 수많은 철새들과 동식물을 품어주고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에서도 이러한 공릉천의 구간별 풍광과 다양한 생태적 매력이 작품 하나하나마다 생생하게 포작됐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모두 8명(강영삼, 김홍중, 백맹기, 양형계, 이미숙, 조용만, 채종렬, 현한수)이다. 하지만 작품 캡션에 개별 작가의 이름을 표기하지 않기로 했다. 8명 모두가 함께 한 공동작업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2일 열린 전시 오프닝 행사에 참석한 작가와 내빈들. 
2일 열린 전시 오프닝 행사에 참석한 작가와 내빈들. 

전시는 사진 전문 미디어인 ‘APC뉴스 고양지사’가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일 열린 전시 오프닝 행사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고양지부 박충곤 회장을 비롯해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뜻깊은 전시에 찬사를 보냈다. 

갤러리에서 만난 강영삼 작가는 “처음에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지속적으로 사진에 담아보자는 생각 정도였는데, 자주 찾아가다보니 주변에 소중한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고, 생태적으로도 정말 중요한 물줄기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부터 공릉천을 꾸준히 찾았다는 이미숙 작가는 “동료 작가들과 함께 공릉천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구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정비공사로 인해 갈수록 새들이 줄어드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양형계 작가 역시 “자연과 물길이 어우러지는 공릉천의 아름다운 경관이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공릉천에서 만난 다양한 생명과 사람들의 모습.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공릉천에서 만난 다양한 생명과 사람들의 모습.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배치됐다. 작품 하나하나는 사진이 시간과 장소, 작가의 감각이 만나 탄생하는 ‘찰나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삼하리에서 선유동으로 이어지는 봄날의 공릉천을 화사한 벚꽃길이 장식하고 있고, 여름철 공릉천변 야외수영장을 찍은 사진에서는 즐거운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가을날의 공릉천은 황금빛으로 물든 교하들녘을 넉넉히 적셔주고, 겨울철 물안개 위로 백로떼가 힘찬 날갯짓으로 날아오른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겨울 공릉천 위를 날아오르는 백로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겨울 공릉천 위를 날아오르는 백로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작가들은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인 양주 온릉과 파주 삼릉·장릉, 노고산 기슭의 추사 필적 암각문, 송강 정철의 흔적을 간직한 신원동 송강공원 등 공릉천 주변의 주요 문화재들도 하나의 코너에 따로 모아 놓았다. 또한 고라니, 저어새, 말똥게, 민물가마우지, 원앙 등 생물 사진들을 전시한 코너도 눈길을 끈다.  안내데스크 뒤쪽에는 공릉천 전체 구간의 지도를 첨부해 물길의 흐름과 문화유적의 위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은 “고양과 양주, 파주의 더 많은 시민들에게 공릉천 사진작품들을 보여드릴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다음 번 공동작업 주제를 묻는 질문에는 “연말 모임을 통해 내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 프로젝트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전시관련 문의 010-3868-8828(홍보담당 강영삼 작가)

파주 조리읍에서 금촌 방향으로 흐르는 공릉천 풍경.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파주 조리읍에서 금촌 방향으로 흐르는 공릉천 풍경.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벚꽃이 만개한 봄날의 공릉천변. 물길 오른쪽은 양주 삼하리이고, 왼쪽은 고양시 구간 최상류 지점인 선유동이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벚꽃이 만개한 봄날의 공릉천변. 물길 오른쪽은 양주 삼하리이고, 왼쪽은 고양시 구간 최상류 지점인 선유동이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하천 습지의 모습이 보존된 공릉천 하구의 초가을 풍경. 교하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하천 습지의 모습이 보존된 공릉천 하구의 초가을 풍경. 교하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2일 열린 전시 오프닝 행사 모습.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2일 열린 전시 오프닝 행사 모습. [사진제공=고양예술사진영상클럽]
전시장에서 만난 양형계, 이미숙 강영삼 작가(왼쪽부터)
전시장에서 만난 양형계, 이미숙 강영삼 작가(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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