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복위 등, 노조제공 간식 거부
“행감 중 간식 수령 문제소지”  
노조 항의 “상호존중노력 반대” 
타지역 공무원 노조 현수막까지

3일 고양시 공무원노조가 김미수 문복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3일 고양시 공무원노조가 김미수 문복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양신문] 고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 기간 공무원노조가 의원들에게 간식을 제공한 문제를 둘러싸고 노조와 문화복지위원회의 갈등이 보도자료와 게시판 공방에 이어 시청 앞 노조의 시위, 전국 공무원 노조의 현수막 게시로 일파만파 불거지고 있다. 

11월 29일 문복위 행감장. 배석 공무원들이 빽빽하게 앉은 상황에서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11월 29일 문복위 행감장. 배석 공무원들이 빽빽하게 앉은 상황에서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행감이 진행 중이던 3층 시의회 회의실 복도는 커피와 과자를 각 상임위 회의실로 나르는 공무원 노조원들과 행감을 위해 대기중인 각 부서 담당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공무원 노조는 당초 준비한 간식 봉지와 커피를 상임위 회의실마다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문복위, 건교위 등 상임위들이 모두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회의실 밖에서만 일부 나눠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29일 공무원노조는 당일 게시판을 통해 “매년 행정사무감사 기간 동안 간식 박스를 전달하며 상호존중 문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올해도 운영위원장님과 협의해 각 상임위원회에 간식 박스를 전달하고, 대기 중인 직원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그러나 김미수 위원장이 노조의 캠페인과 간식 제공을 거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거부는 공무원 노동자와 시의회 간의 상호존중 문화를 정착하려는 노력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양시 공무원노조가 행감을위해 준비한 간식들
고양시 공무원노조가 행감을위해 준비한 간식들

이에 김미수 위원장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노조가 제공한 간식과 음료를 의원들이 받으면 상호 존중이 되고, 이를 거부하면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무시가 되어,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겠다는 비상식적인 권위주의 발로’가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행정의 잘못을 감사, 적발하고 시정요구를 해야 하는 행정사무감사에 오히려 간식을 수령하는 것이야말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3일 김운남 고양시의장은 김미수 위원장을 옹호하고, 공무원노조의 행태를 지적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김 의장은 고양시특례시의회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갈등은 고양시 공무원노조의 행정사무감사장 간식 제공 문제와 이에 따른 공무원노조 관계자의 부적절한 행동, 행정사무감사의 존엄성을 흔드는 추가적인 주장으로 촉발되었으며, 이는 의회와 노동조합 간 신뢰를 저해하고 협력의 기반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의회의 보도자료가 발표된 3일 고양시 공무원노조는 시청 앞에서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독단을 강행하며, 노동조합 부정하는 문화복지위원장,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사퇴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공무원노조는 당일 기자회견문에서 “시의회는 매년 진행되는 행정감사를 빌미로 선량한 공무원 노동자들을 다음날 새벽까지 강제로 근무하게 하고 있다. 심야시간까지 반복되는 말꼬리 잡기식 감사는 대민 행정 업무에 공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촉발한 민주당 소속 특정 상임위원장은 노동존중을 표방하는 당 강령을 스스로 위반하며, 고압적 태도로 공무원 노동자들을 겁박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양시특례시의회’ 명의의 보도자료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발표된 입장문은 고양시의회 국민의힘과 어떠한 상의도 없었으며,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의견”이라며 보도자료를 다시 발표했다. 보도자료에서 국힘 의원들은 “일부 의원들이 공무원들을 상대로 고압적인 태도와 무리한 자료 요구, 존중이 부족한 언행으로 행정사무감사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독단적인 의회 운영을 즉시 중단하고, 국민의힘과 상호협의를 통해 의회에 대한 고양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화에 적극 동참하고,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민주당은 공무원노동조합과의 갈등을 결자해지 차원에서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간식 공방이 시의회 행감장의 공무원 배석, 의원들의 회의 진행 방식까지 쟁점이 되다가 최근 대치 국면인 시의회 여야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된 양상이었다. 여기에 간식 제공을 거부한 김미수 문복위원장실에 공무원노조 간부가 찾아가 항의를 한 상황 등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미수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조 간부가 방에 찾아와 간식 제공을 거부한 것에 대해 항의를 하는데 술냄새가 심하게 나서 나중에 오라고 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규근 의원은 “당시 김미수 위원장에게 도움 요청이 와서 급하게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운남 의장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11월 29일 22시경 피감기관의 공무원이 음주 상태로 감사장에 출입한 행위는 행정사무감사의 준엄성을 훼손함은 물론, 공공기관의 기본 윤리와 규범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이종문 수석 부위원장은 “해당 공무원은 근무 시간이 끝나고 밥을 먹으면서 반주를 하고, 우리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고 빨리 간 것”이라며 “오히려 언성을 높인 것은 송규근, 김미수 의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고양시청 앞에는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수원특례시, 인천광역시 교육청, 경기도, 구리시, 가평군 노조 명의로 고양시의회와 문복위원장을 공격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도배하다시피 부착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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