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 진보당 고양지역위원장
이도영 시민사회연대회의 공동의장

(사진 왼쪽부터)송영주 진보당 고양지역위원장, 이도영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공동의장(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사진 왼쪽부터)송영주 진보당 고양지역위원장, 이도영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공동의장(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시민들이 낸 세금 어떻게 쓸지 시민들이 직접 결정하자.’
시민참여를 통해 우리동네 예산책정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고양시 민생대회가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지난 10월말 진행된 이번 민생대회는 총 3069명의 시민투표를 거쳐 총 20개의 주민의제에 대한 투표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경의중앙선 증차 및 배차간격 단축’을 비롯해 ‘에너지 지원금 지원’ ‘고양페이 인센티브 확대’ ‘학교급식실 등 학교 내 인력지원을 위한 예산 확충’ ‘정년퇴임 후 일자리 예산 확대’ 등 선정된 의제들 모두 주민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담아낸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동환 시장은 고양시 2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민생조직위원회가 전달한 주민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외면하고 있으며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송영주 진보당 고양시지역위원장과 이도영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공동의장(고양민우회 대표)을 만나 민생대회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들었다.
 

❚작년에 이어 2번째 민생대회를 진행했다. 어떤 점이 달라졌나.

송영주(이하 송) : 작년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만 정책요구를 받았다면 올해는 고양시 21개 시민단체들의 간담회를 통해 정리한 정책요구와 무작위 시민들을 대상으로 받은 정책요구들을 합쳤다. 한두 달 정도 기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그렇게 1차 의견수렴을 거쳐 20개의 정책의제를 뽑다보니 작년에 비해 주제도 더 다양했고 많은 계층의 요구와 전문적인 내용도 더 수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도영(이하 이) : 작년에도 제안을 받긴 했지만 일정이 촉박해서 참여가 어려웠는데 올해는 일찍부터 논의과정을 거치며 함께 준비할 수 있었다. 사실 민생이라는 말이 정치인들이 선거기간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소비되는 언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새롭게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민우회 차원에서 하는 캠페인은 아무래도 여성중심으로 의제가 좁아지게 되는데 민생대회는 다양한 연령과 계층을 대상으로 폭넓게 접근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창출’과 같은 보다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의제도 반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민생대회 주민의제 특징은.

송 : 아무래도 일산지역은 CJ아레나 조기착공에 대한 요구가 높았고 화정과 원당은 신청사 원안착공의 목소리가 많았다. 물론 지역별 요구를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개별민원수준을 넘어 고양시 전체 시정에 대한 주민의제 전달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폭을 넓게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이를테면 노동인권 이슈라든지 여성일자리, 예술인 지원, 장애인 관련 의제 같은 경우는 당장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나오는 이슈는 아니었지만 막상 20개 의제로 선정한 뒤 주민투표에 붙였을 때는 생각보다 득표율이 높았는데 이런 부분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26일 2회 고양시 민생대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지난 10월 26일 2회 고양시 민생대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비슷한 취지의 참여예산제가 있는데 굳이 민생대회를 별도로 진행하는 이유는.

송 :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시정참여 100인 위원회에도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명무실해졌고 이동환 시장 취임 이후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시민들이 자기 영역에서 시정운영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참여예산제 같은 관료화된 제도에서 벗어나 시민사회 차원의 공론장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번 민생대회를 통해 3000명이 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기존 제도는 사실상 실패한 게 아닌가 싶다.

이 : 고양시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이 부족했는데 이번에 직접 날것의 목소리를 듣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에 느낀 점은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시정에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결국 민생대회는 이러한 목소리를 직접 내는 자리로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자리가 마련되면 시민들은 누구나 각자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앞으로는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시민 누구나 필요하면 게릴라 형태로 모여서 목소리를 내는 공간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게 시민의식과 자치역량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선정된 의제 가운데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면.

이 : 교통 이슈부터 에너지지원금 지원, 노년 일자리 확대, 고양페이 인센티브 확대 등 다양한 의제가 나왔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의제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문제라는 점이다. 서울 출퇴근 교통문제 해결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지역에 일자리가 많아진다면 서울 출퇴근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것 아닌가. 또한 고양시도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데 이러한 흐름에 맞춰 좋은 노년일자리 발굴 정책을 미리 고민해야 젊은세대 부담도 줄어들고 은퇴자들도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다.

송 :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예산분석을 해본 결과 고양시에 100억원이 넘는 일자리기금이 있는데 올해 단 1원도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민생이 어려워지면 공공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정작 이동환 시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써야할 기금을 한푼도 쓰지 않고 그냥 썩히고 있다. 뜬구름 잡는 경제자유구역만 외칠 것이 아니라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활용해서 민생경제를 살리는 게 시급한 것 아닌가. 이러한 시정운영에 대해 일침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송 : 지난달 2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조직위 차원에서 민생대회 시민요구안 결과를 시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동환 시장은 예산반영에 대한 답변은커녕 면담요청조차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이고 이러한 일방적 시정운영에 대해 계속해서 싸워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여성 대회, 예술인 대회 등 부문별 대회를 통해 참여의 폭을 좀 더 넓히고 의제 범위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제안된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토론회 등 공론화도 필요하다.

이 : 앞으로 민생대회가 지속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참여 폭을 더 확대하고 다양한 의제를 수렴해서 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전달 창구가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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