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산황산 29초 쇼츠 영상제 시상식
산황산골프장백지화범시민대책위 주최
출품작 50편, 11개 단체·시민 상 수여
“내년 상반기… 좋은 소식 들려왔으면”
[고양신문] “도시숲은 숨이다, 도시숲은 산책친구다, 산황산은 생태 놀이터다.”
고양시민이 산황산에 골프장이 증설되는 것을 반대한 지 10년이 됐다. 산황산을 지키기 위한 활동 중 하나인 ‘제1회 산황산 29초 쇼츠 영상제’ 시상식이 15일 저녁 고양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조정·윤영학) 사무실에서 열렸다. 쌀쌀한 날씨에도 50여 명의 시민들은 행사장을 가득 채워 수상작들을 관람하며 축하행사를 가졌다. 행사는 고양자유학교 어린이들의 연주로 시작해, 류지연씨 자녀의 우쿨렐레와 바이올린 연주로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행사를 주최한 산황산골프장백지화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산황산은 □다’, ‘도시숲은 □다’라는 주제로 10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공모를 진행했다. 숲을 소중히 여기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두 가지 주제 중 하나의 빈칸을 채우고 영상을 출품할 수 있었다. 50명의 응모자 중 17명의 입상자들이 산황산상, 고양환경운동연합상, 경기고양녹색당상, 사람나무상, 이소노미아반짝였던상, 슬로푸드상, 시민의생각상, 고양e팟캐스트상, 야호마을동녘상, 윤숙희와함께힘찬상 등 총 11개 단체와 시민이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다. 각각의 상장에는 '함께 저 산을 살려보자!'라는 문구가 적혀있고, 김준권 화백이 기증한 산황산 그림 ‘오름’이 인쇄되어 있다.
심사위원 대표로 참석한 김평진 EBS PD는 “30초도 안 되는 짧은 영상 한컷을 위해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게 제작하셨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정 과정에서 많은 고심을 했다”면서 “모든 사물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새롭게 다가오는 법이다. 그동안 무심하게 봐왔던 작은 산황산이 이름처럼 황제의 산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점수를 매겨 등수를 가렸지만, 그 순위는 여러분의 성의나 애정, 창의력에 대한 심사가 아니었다”면서 축하 인사를 했다.
‘도시숲은 숨이다’라는 작품으로 ‘산황산상’을 수상한 정우정씨는 “아이와 1년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해 보니 모든 장면이 숲과 함께였다”면서 “숲이 있어야 우리는 숨을 쉴 수 있고, 숲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도시숲은 생태 놀이터다’로 ‘경기도고양녹색당상’을 받은 류지연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고봉산에서 찍은 사진과 얼마 전에 산황산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영상을 제작했다”면서 “나무와 곤충, 동물이 살아있는 숲에서 뛰어놀았던 시간들이 아이들에게 커다란 자양분이 됐다. 덕분인지 아이들은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범대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조정 공동의장은 “고양시장은 도시계획을 여전히 변경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골프장 증설계획 직권취소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여려차례 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좋은 소식이 들리기 바라면서 이번 영상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상제에 참여해 주신 분들과 행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에도 산황산 영상제를 개최할 계획이라면서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숲이 사라지는 시대에 고양시 한복판에 남아있는 도시숲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이번 행사가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작은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