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선 아이티에스뱅크 대표

치매노인을 위한 비용부담 없는 배회감지기(안심이)를 소개하고 있는 이종선 아이티에스뱅크 대표. 해당 제품은 2024 고양시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업 지원을 받아 6개월간 테스트 및 실증과정을 거쳤다. 
치매노인을 위한 비용부담 없는 배회감지기(안심이)를 소개하고 있는 이종선 아이티에스뱅크 대표. 해당 제품은 2024 고양시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업 지원을 받아 6개월간 테스트 및 실증과정을 거쳤다. 

2024 고양시 스마트시티 리빙랩 
시민참여, 공공인프라 활용하는
비용부담 없는 배회감지기 개발
시민참여 통해 실용성·편의성 개선

[고양신문] 최근 우리나라도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치매환자의 실종 및 사고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치매환자 실종신고는 2019년 1만2131건에서 2023년 1만4677건으로 무려 21%가량 증가했으며 실종접수 건수의 과반 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고양시의 경우 전체 고령자 중 치매유병률이 11.2%(약 1만9000명)로 도내 31개 시군 중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때문에 고양시는 올해 스마트시티 리빙랩 지원 대상 중 하나로 ‘기회네트워크 기반 배회노인 보호 사회안전망 구축 사업’을 추진했다. 올해로 7년째 이어오고 있는 고양시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시민참여와 적정기술 활용을 통해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번 리빙랩 사업 또한 기존 다양한 시민들의 네트워크와 공공인프라 활용, 그리고 스마트기술을 접목시켜 치매노인을 위한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년 5월에 제주 서귀포에서 도로 한가운데 서 있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치매어르신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도 곧 있으면 노년기에 접어드는 만큼 고령자 교통안전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여러 가지를 고민하다가 치매노인 위치파악을 위해 사용되는 배회감지기를 스마트기술과 결합시켜 비용 부담을 없애고 실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기존 배회감지기는 GPS위성정보를 이용해 배회 치매노인의 위치를 신속하게 확인해 보호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비싼 기기비용(약 28만원)뿐만 아니라 월 1만원 이상 지출되는 통신비용 부담 때문에 생활형편이 어려운 치매노인들은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실증사업을 맡아 진행한 이종선 아이티에스뱅크 대표는 “안 그래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빈곤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안전문제까지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지역사회의 공공인프라와 기회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별도의 통신비용 부담 없이 치매노인들이 배회감지기를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종선 대표가 생각한 새로운 배회감지시스템은 기존 GPS방식이 아니라 지자체 곳곳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와 공공버스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운용절차는 보건소가 치매노인들에게 안심이(배회감지기)를 보급하고 동시에 보호자 스마트폰에도 알림앱을 설치한다. 배회감지기 소지자가 안심존을 이탈했다고 판단될 경우 시스템서버에서 즉시 보호자에게 문자가 발송되며 이후 경찰서 구조요청을 하면 실종자 위치검색을 통해 경찰이 구조를 하게 된다. 

기존 배회감지기 서비스와 기회네트워크를 활용한 배회감지기 서비스의 차이점
기존 배회감지기 서비스와 기회네트워크를 활용한 배회감지기 서비스의 차이점

문제는 배회 치매노인을 위한 안심존을 비용부담 없이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다. 이를 위해 이종선 대표는 다양한 실증사업을 진행하면서 제품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 결과 주요 버스정류장과 공공버스에 수신기(배회감지 수집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반경내의 배회노인 감지가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 만약 향후에 시민들이 각자 휴대하는 스마트폰에 수신기 기능을 하는 앱 설치까지 가능해질 경우 안심존의 반경 범위는 훨씬 넓어지게 된다. 

또한 시스템이 아무리 잘 갖춰지더라도 실제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종선 대표는 짧은 사업기간동안 무려 4차례의 시민참여 리빙랩과 전문가 간담회 등을 진행하며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대표는 “아무래도 공무원들은 시민참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노인대학이나 시민단체, 중장년 모임 등을 돌아다니며 인원을 모집했다”며 “기업하는 입장에서는 기술적인 부분만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리빙랩을 통해 다양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심이의 배터리 사용 최소화,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디자인 활용, 방수기능 도입 등이 리빙랩 과정을 통해 반영된 주요 내용이었다. 

올해 리빙랩 사업을 통해 실증작업을 마친 수신기 등 기회네트워크 관련 제품들. 
올해 리빙랩 사업을 통해 실증작업을 마친 수신기 등 기회네트워크 관련 제품들. 

이종선 대표가 이끄는 아이티에스뱅크는 과거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고양산업진흥원 전신)이 키워낸 벤처기업으로 현재 파주시에 자리를 잡고 있다. 2010년 국내 최초로 360° 전 방향을 모두 검지할 수 있는 ‘파빌리오 파로스’ 차량감지센서를 내놓은 바 있으며 2014년에는 이면도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차량과속 및 충돌위험 경고 시스템 ‘교차점 알리미’가 그 성능을 인정받아 스위스제네바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양시에서도 2018년 당시 고양동 스마트 IoT보행로 설치를 위한 리빙랩 사업을 맡아 전국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종선 대표는 “올해 고양시 리빙랩 사업을 통해 실증을 마친 제품들은 공공조달청에 등록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지자체 치매노인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많이 활용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