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석환 대진대 신임 총장

92년 개교한 경기북부 최초 종합대학
경기남부와 동일잣대, 경쟁력 떨어져
고양에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설 검토

장석환 대진대 총장
장석환 대진대 총장

[고양신문] 지난 15일 대진대학교 총장에 취임한 장석환(63세) 신임 총장은 취임식에서 △지자체 주도의 대학지원 프로그램인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Enhancement)’ 사업 유치 △경기도 캠퍼스 RE100 사업을 통한 탄소 중립 캠퍼스 구현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지원 사업을 통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혁신적 교육환경 조성을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장 총장은 이어 “지역 산학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래지향적 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학의 역할을 확대하겠다. 또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지역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지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진대는 1992년 경기도 포천에서 개교한 경기북부 최초의 4년제 종합대학이다. 서울시립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장 총장은 1998년 대진대 교수로 부임해 대학원장, 교육대학원장, 통일대학원장을 지냈다. 또한 한국수자원학회 부회장, 물학술단체연합회 부회장 등 물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취임을 앞두고 지난 11일 덕양구의 한 카페에서 장 총장을 만났다.

30여 년 전 개교 당시와 지금의 교육환경을 비교해 본다면.
초창기에는 한수 이북의 유일 종합대학으로 자부심도 컸고 교육도 잘 담당해 지역사회에 자리매김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거기에 안주해 연구 역량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 지금은 당시와 견줘 학령 인구가 크게 준 데다 다른 대학 분교들이 많이 들어와 지원사업 등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도 지식이나 지성, 학문은 뒷전이고 직업사관학교가 되어 취업 잘되는 쪽으로만 쏠려 안타깝다.

총장이 된 뒤 경기북부만이 가질 수 있는 특화된 내용으로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을 강조해왔다. 
경기북부 지역의 특성을 살려 국방 분야, 가구, 섬유 산업과 연계한 산학 클러스터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이다. 포천에 외국인 근로자가 2만명이고, 우리 학교에만 외국인 유학생이 1000명이다. 유학생 수를 2000명까지 늘리고 외국인 학생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공존하도록 하겠다. 최근 포천시장을 만나 학교 앞에 국제캠퍼스타운, 국제다문화거리 조성을 제안했다.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RISE 사업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3대 핵심사업으로 꼽은 ‘캠퍼스 RE100 사업을 통한 탄소 중립 캠퍼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학교 면적이 20만평이고 건물이 40동, 구성원이 7300명에 달해 경기도 시범사업인 캠퍼스 RE100 후보지로 적격이다.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 에너지뿐 아니라 제로이미션(온실가스 배출 제로)과 같은 환경 부문까지 통합해 에너지 자립의 기반을 만드는 에코 캠퍼스를 추진하려 한다. 하·폐수 감량, 중수도 활용, 상수도 외 물의 재활용을 통해 에너지, 환경 부문에서 모범적인 커뮤니티를 만들 계획이다.

장석환 대진대 신임 총장이 지난 15일 총장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진대]
장석환 대진대 신임 총장이 지난 15일 총장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진대]

포천, 연천, 동두천 등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인구소멸지역인데 경기남부와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책은. 
경기북부는 군사보호시설과 수도권 규제 등 2중, 3중의 규제를 받고 있는데도 학교 지원과 증원, 증과 신설 등의 기준은 모든 면에서 월등한 경기남부와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경기남부의 한양대, 성균관대, 경희대, 경기대 등과 맞붙으면 경쟁이 쉽지 않다. 지방소멸 대학 육성사업도 수도권이란 이유로 해당이 안된다. 이를 극복하려면 지역사회와 연계를 강화해 기술지원, 인력지원, 취업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접경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다른 방식으로 평가하고 지원하여 소외된 지역의 경쟁력을 키워줘야 한다.

고양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고양과의 인연에 대해 얘기해달라.
2003년에 고양에 이사 와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20년간 살다가 2023년 덕양구 삼송동으로 이사했다. 조용하고 살기가 좋아 동생들을 부르고 부모님까지 모셔 가족이 모두 고양에 살고 있다. 고양과 파주 합해 인구가 180만 명인데 교육기관이 많이 부족하다. 고양에 평생교육원과 최고경영자과정, 고위정책대학원 등 지역사회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할 생각을 갖고 있다.

몇 차례 선거에 출마했다. 정치를 하게 된 배경과 정치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었나.
정치는 잊고 학교에 매진하고 있으니 정치 이야기는 안하는 게 좋겠다. 정치에 나섰던 것은 이공계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이 이만큼 살게 된 것은 기술 과학이 큰 역할을 했는데 이공계에 대한 존중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우리 때는 ‘의대 갈까, 공대 갈까’ 고민을 했지, 지금처럼 의대 쏠림현상이 없었다. 의대와 법대 쏠림은 직업 제일주의로 의사, 변호사가 최고직업이라고 사회가 서열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빨리 변하는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공학을 우대하고 공학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하는데 공대는 정원 채우기에 급급할 정도다. 정치를 통해 공학이 국가정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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