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북한산성 유물 우선 구입
이달 17~21일, 전자우편 접수 가능
지난해에도 희귀 역사유물 다수 확보
“박물관 건립 당위성 확보 위한 초석”

고양시가 2024년 공개 구입한 임진왜란 관련 유물 '어피환도'.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가 2024년 공개 구입한 임진왜란 관련 유물 '어피환도'.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신문] 고양시가 공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 공개 구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시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5년에는 특히 임진왜란과 숙종 임금과 북한산성 관련 유물을 최우선적으로 구입하고, 고양시 출신 인물과 문중 관련 자료들도 수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가 제시한 유물구입 기준을 살펴보면 매매를 원하는 개인 소장자, 법인·단체, 문화유산 매매업자(문화재청 허가 소지자) 등은 1인당 20건까지 신청 가능하고, 소유관계나 출처가 불분명한 유물은 구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접수된 유물은 서류심사와 유물심의·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 구입 여부가 결정된다.

'어피환도'는 물고기 가죽으로 칼집을 장식한 장군의 도검이다. [사진제공=고양시]
'어피환도'는 물고기 가죽으로 칼집을 장식한 장군의 도검이다. [사진제공=고양시]

그동안 고양시는 공립박물관 준비를 위한 유물 공개구입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난해 9월 진행한 유물 공개구입을 통해서도 임진왜란과 벽제관 관련 유물 총 40점에 대한 구입을 완료한 바 있다. 

당시 확보한 유물은 임진왜란 관련 자료로, 조선 중기 장수가 별도 제작하여 사용했던 금입사 장식의 어피환도(물고기 가죽으로 칼집을 만든 도검)와 격발이 가능한 온전한 형태의 화승총 등 희귀 유물들이 포함됐다. 화승총에는 훈련도감의 ‘訓(훈)’자가 새겨져 있는 모습도 확인된다.  

2024년 유물 공개구입을 통해 확보한 화승총. [사진제공=고양시]
2024년 유물 공개구입을 통해 확보한 화승총. [사진제공=고양시]

그밖에도 북한산성에서 간행된 희귀 판본 유교 경전인 <중용장구대전>(中庸章句大全), 홍상한 간찰, 성근묵 간찰, 내시 관련 명문 등 고양시와 관련이 있는 역사 인물 관련자료, 벽제관 관련 일제강점기 자료, 경의선 철도 관련 자료 등도 있다. 고양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고양시는 경기도지정유산인 ‘전(傳)월산대군요여’를 포함해 총 1515점을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가 역사 유물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공립박물관 건립을 위해서다. 공립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타당성 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소장품의 규모와 가치가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이기 때문이다. 

화승총에는 훈련도감에서 제작되었음을 표시한 '훈'자가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화승총에는 훈련도감에서 제작되었음을 표시한 '훈'자가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공립박물관 건립에 대한 요구와 논의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108만 거대도시이자, 역사문화도시를 자처하는 고양시에 변변한 공립박물관이 없는 현실이 도시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부지와 예산 등의 문제로 건립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추진이 번번이 무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양시에서 출토된 매장유산들도 다른 지역 박물관이나 연구기관 등에 소장돼 있는 상황이다. 

공립박물관 건립은 여전히 갈길이 멀어 보인다. 고양시가 제출한 2025년 예산안에도 ‘공립박물관 건립타당성 분석 용역’ 예산 1억원이 올랐지만, 시의회 예산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전액 삭감됐다. 문화유산정책팀 관계자는 “공립박물관이 건립되면 시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아내고, 미래가치의 초석을 놓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건립의 당위성을 대내외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양질의 유물 구입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물 구입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고양시 홈페이지(www.goyang.go.kr)의 공고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2월 17일부터 21일까지 전자우편으로 접수(joona7@korea.kr)하면 된다. 문의 031-8075-3393

[사진제공=고양시]
[사진제공=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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