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환 전 홀트학교장
27년 11개월 근무, 1월 16일 퇴임
변화에 능동대응, 특수학교 모범사례
2월 특수학교 한사랑학교장 취임
[고양신문] 김봉환 홀트학교 교장이 지난 1월 16일, 27년 11개월 동안 몸담았던 홀트학교에서 퇴임했다. 서울의 한국구화학교에서 1994년부터 3년간 근무하며 특수학교 시스템을 경험한 김 교장은 특수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필연처럼 1997년 홀트학교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18년 8월 9일 독도 선착장에서 개최한 광복절 기념 독도사랑음악회를 꼽았다. 대한민국 지적장애 특수학교 최초로 홀트학교 오케스트라 학생, 자원봉사자, 교사, 스태프, 경기도교육청 레알스쿨 미디어팀 등 57명과 함께 왕복 1500여㎞의 장거리를 극복하며 개최한 음악회다. “장애학생들에게 애국심과 장애극복 의지를 심어준 도전과 극복, 성취”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그는 홀트학교 부임 후 체육부장, 학생부장, 연구부장, 교무부장을 거쳐 교감과 교장이 되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각 부서를 경험하며 ‘학생들의,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지원을 위해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그저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신념 아래 즐겁게 일했다. 고된 시간도 많았지만, 학생(학부모)과 교사들이 만족할 때, 학생들을 위한 학교의 업적으로 차곡차곡 쌓일 때 보람을 느꼈다.
2017년 교장으로 취임한 그는 학교 운영에서 사람(아이), 혁신, 열정이라는 미래지향적 가치에 가장 큰 중점을 뒀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불확실성의 시대와 무한경쟁의 시대, 위기와 기회의 시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기반으로 장애학생 교육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했어요. 속도보다 방향성을 가지고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과 깊이를 더하고 차이를 내는 디테일을 바탕으로 오직 하나(Only One)라는 창의적 발상으로 영화 양자물리학의 명대사처럼 ‘꿈꾸면 현실이 된다’라는 신념으로 학교를 경영했습니다”라며 “변화에 능동적인 자세가 가치의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홀트학교에서 이룬 성과는 다양하다. 시대적 환경에 맞게 공기질과 기후변화, 코로나19,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 등으로 인해 교외에서 현장체험 학습이 어려워졌지만, 국내 최초로 교내 곳곳에서 수업이 가능하도록 학습공원화를 추진해 조성했다. 교육과정 개발과 스탬프 활동 등 다양한 교육활동의 혁신적인 프로그램은 특수교육의 고도화와 확장성을 도모하며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1975년 교육부 인가를 받고 출발한 홀트학교는 든든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50년 전통의 명문 특수학교 반열에 올랐다. 교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홀트(HOLT)의 첫 ‘H’ 상징물이다. 그곳에는 ‘꿈, 사랑, 행복, 나눔’ 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홀트학교의 교육철학을 함축한 것으로, ‘꿈’은 학생들이 스스로 꿈을 가지고, ‘사랑’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사랑과 행동으로 가르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김봉환 교장은 “행복은 학부모님들이 학생들을 홀트학교에 보내게 된 데에 대한 만족감을, 나눔은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삶을 의미하고 있어요.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학교는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며, 학생·현장 중심의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창의적이면서도 세밀한 접근,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인정을 받으며 특수교육의 모범 사례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라며 교직원들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가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나 희망하는 삶을 특수교육과 사회복지에 비중을 두고 있는 김봉환 교장. 이 두 개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그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 현장실습 외 모든 과목을 이수했다. 퇴임 후에는 가장 먼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으로 특수교육과 사회복지의 시너지를 배가하고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구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서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적용해 본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2025년 2월 1일자로 특수학교인 한사랑학교(경기도 광주)에 새로운 둥지를 트는 그는 홀트학교에서의 경험을 부임 학교에서 조심스럽게 펼쳐보려 한다. 학교를 이끌기보다 학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학교가 꿈꾸는 꿈을 활짝 펼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교육자이자 특수교사로 지금까지 많은 혜택을 받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사랑학교에서 그동안 배웠던 지식과 지혜를 최대한 적용하고, 퇴임 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한 알의 밀알로 봉사할 겁니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님과 회장님, 그리고 홀트 식구들을 비롯해 가치 중심의 학교를 경영할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께 고마움을 전해요. 몸은 비록 학교를 떠나지만, 홀트학교 교육 가족들의 뜨거운 열정은 제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라며 고마움을 담은 인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