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원 중단, 고양동 작은도서관
주민들 자체운영으로 새 출발
시, 냉난방비 등 일부 지원 약속
"지역민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
[고양신문] 작년 고양시의 폐관 통보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던 고양동 공립작은도서관이 사립작은도서관으로 새출발한다. 17년간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이자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어 온 소중한 공간을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이용자들이 직접 나서서 공간 운영을 맡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14일 고양동종합사회복지관 1층 작은도서관에서 열린 사립고양작은도서관 개관식에는 지역주민들과 정치인 등 50여명이 참석해 새출발을 축하했다. 김미수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시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전 시의회 의장인 김영식 국민의힘 시의원도 함께 했다.
앞서 고양시는 작년 10월 고양동 작은도서관을 비롯한 4개 공립작은도서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독서문화 양성한다더니… 작은도서관 4곳 폐관 위기' 기사 참조>. 갑작스런 작은도서관 폐관 결정에 시민들의 반대와 서명 등이 이어졌지만 시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작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지원이 중단됐다. 사서 인건비와 운영비 등 연 5000만원의 지원을 받아왔던 고양동 공립작은도서관 또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시의 지원중단 이후에도 작은도서관 운영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폐관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주민 김나현씨가 사립전환 후 관장직을 맡겠다고 나서면서 폐관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김나현 신임 관장은 “폐관 반대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이대로 문을 닫게 될 경우 그분들의 노고가 모두 헛수고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폐관을 이틀 앞두고 도서관센터를 만나 사립으로 운영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덜컥 운영을 맡기로 결정했지만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한다. 다행히 사립 전환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폐관 반대운동에 함께 나섰던 이웃 주민들은 운영위원으로 참여했고, 작은 도서관의 소중함을 깨달은 많은 이들이 평생 후원회원 가입에 동참했다. 고양시 도서관센터도 사립전환을 위한 지원에 많은 도움을 줬다. 비록 사서 인건비 지원은 중단됐지만 도서구입비와 일부 냉난방비에 대해서는 연 600만원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주 3회 순회사서 파견 또한 이뤄질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립 전환 이후 고양동 작은도서관의 운영이 여전히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장 수백만원에 달하는 운영비 해결은 물론이고 기존 전문사서가 채워줬던 도서관 운영의 전문성을 메꾸는 것도 숙제다. 하지만 주민들은 자원봉사와 후원비 등을 통해 어떻게든 작은도서관 운영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시의원들 또한 “사립고양작은도서관의 존립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나현 관장은 “이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지식을 나누고 꿈을 키우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모든 분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열린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