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메시지로 갈등 들여다보기
교사상담으로 행동조절 도와
“폭력 회복적생활지도 필요”

문화예술교육 실천을 하는 모습[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문화예술교육 실천을 하는 모습[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고양신문] 고양동에 자리한 목암초등학교(교장 고순임)가 지난해 ‘학교폭력 ZERO’를 달성했다. 2004년 개교한 목암초의 현재 재학생은 800여 명. 적잖은 학생들이 생활하다 보면 학생들 간 갈등은 흔한 일이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학교 내’에서 주로 발생하고(69.1%) 언어폭력(39.3%), 집단 따돌림(15.6%), 신체폭력( 15.4%), 사이버폭력(7.6%) 등이 주로 벌어졌다. 

창의력의 과학자를 위한 과학시간.[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창의력의 과학자를 위한 과학시간.[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목암초 역시 이전에는 그런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I-Message(아이 메시지)’를 통한 생활지도를 하면서 갈등을 줄이고 학폭제로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고양동 주민 김현실씨는 “10여년간 초중고등학교 학폭위원을 했는데, 학교에서 학폭제로를 달성하는 일은 처음 겪는 대단한 일”이라며 “고순임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목암초 선생님들이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I-Message(아이 메시지)’는 갈등이 벌어졌을 때 학생들이 직접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은 어떠했는지를 글로 기록하고, 교사들은 그것을 토대로 학생 상담을 하는 생활지도 방법이다. 교사들은 ‘자기성찰 기법’, ‘메타인지’, ‘자기탐색’, ‘동기적 면담’ 등의 상담기법을 숙지해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돌아보고 상황에 대한 이해와 행동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체육대회 사제동행 게임, 넘어진 학생과 함께 뛰는 선생님들. [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체육대회 사제동행 게임, 넘어진 학생과 함께 뛰는 선생님들. [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한 이해와 행동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을 거치며 학생들은 서로 간의 갈등을 이해하고 화해에 이를 수 있다. 때로 심각한 경우에는 학부모 상담까지 이어진다. 이때 학생들이 기록해놓은 내용을 토대로 학부모 상담을 진행한다. 속상한 학부모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으로 시작해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현재 아동들의 상황은 어떠한지 등을 설명하고 ‘아동들이 갈등을 극복하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담임의 역할’인만큼 아동들을 잘 돕겠다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목암초 교사들은 “처음에는 왜 ‘I-Message(아이 메시지)’를 쓰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우리를 지키는 방법이고 학생과 학부모 상담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이러한 상담에 큰 신뢰를 표현했다. 

메타버스 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메타버스 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김은미 교감은 “아이들 스스로 기록하게 하는 ‘I-Message(아이 메시지)’ 쓰기는 아이들이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게 했고, 많은 오해를 풀 수 있었다”며 “학폭을 겪게 된 피해자와 가해자 학생의 학부모님들은 자녀가 직접 쓴 글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을 파악하고 오해를 풀게 되고, 학교가 아동에 집중하며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격한 감정이 누그러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고순임 교장은 “요즈음 선생님들은 아이들 갈등 중재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넘어 두려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I-Message(아이 메시지)’를 통해 갈등해결 경험을 하신 선생님들은 이제 서로서로 협력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하시고 있다”며 “선생님들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고 교장과 교감에게 의논하고 함께 풀어가자고 말씀드리고 있고, 실제로 그런 과정을 통해 선생님들 간의 관계도 돈독해졌고, 안정적인 마음으로 아동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5학년 학생들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사진제공=목암초등학교]

학기초가 되면 고순임 교장은 6학년 담임교사들에게 자신의 장점 5가지를 알려달라고 하고, 먼저 6학년 각 반 수업에 들어간다. “아이들에게 담임선생님의 장점 5가지를 소개하며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께서 너희들의 담임선생님으로 오시니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혹시 생활지도할 경우 교장, 교감선생님이 올 것이다”라며 격려와 은근한 ‘협박’도 하며 아동들에게 담임교사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 최대의 교육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목암초등학교 고순임 교장(오른쪽)과 고양동 초중고등학교에서 학폭위원을 맡아 활동해온 주민 김현실씨(왼쪽)
목암초등학교 고순임 교장(오른쪽)과 고양동 초중고등학교에서 학폭위원을 맡아 활동해온 주민 김현실씨(왼쪽)

여군이 되고 싶었고 간호사가 되고 싶었지만 선생님의 조언으로 교대로 진학했다는 고순임 교장은 “대학시절 야학을 하며 나이 많은 학생들에게 받았던 감동, 머리가 큰 아이가 아니라 가슴이 큰 아이로 길러내는 것이 너희들의 역할이라고 하셨던 교수님의 말씀, 눈 오는 날 쉬는 시간에 반 아이들이 운동장 한가운데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놓고 ‘사랑해요 선생님’이라고 써놓았던 일,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린 자리에 들어오던 말썽쟁이를 보며 너무나 마음이 아파 다시는 학폭을 여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 등이 이렇게 교직에 있을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다”며 “나의 삶이 늘 재미있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삶이 그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학폭이 없는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겼을 경우라도 회복적 생활지도를 통해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