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원 퀸컴퍼니 감독 - 캠퍼스를 문화공간으로

세종문화회관 뮤지컬배우 12년
대학을 시민의 문화 공간으로
공연보고 전시 관람과 체험도
문화 통해 예술인·시민 선순환

조상원 감독은 “대학의 문화 공간은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새로운 활동 무대를, 지역주민들에게는 질 높은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상원 감독은 “대학의 문화 공간은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새로운 활동 무대를, 지역주민들에게는 질 높은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한국항공대학교가 캠퍼스 내 ‘투데이아트홀’에서 아동 뮤지컬을 선보이며 지역사회와 소통 강화에 나섰다. 세종문화회관 뮤지컬배우 출신 연출가인 조상원 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대학이 울타리를 열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 SONG 부르며 세계 여행
“어린이들이 세계 여행을 떠나며 각국의 언어와 문화를 체험하는 내용입니다. 항공대학교의 특성을 살려 항공여행과 세계문화 체험을 결합했죠.”

조상원 감독이 연출한 아동 뮤지컬 ‘마하랑 떠나요-수도 SONG 세계 여행’은 호기심 많은 소녀주인공 ‘윤아’와 항공대의 마스코트인 송골매 조종사 요정 ‘마하’가 미국, 한국, 일본, 프랑스, 이집트, 브라질 등 6개국을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 나라의 의상, 언어, 음식, 춤 등 문화적 특색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표현했다. 사막에서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아마존에서는 자연의 신비를 체험하며, 북극에서는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등 흥미진진한 세계 여행을 이어간다.

투데이아트홀은 원래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됐는데, 조 감독의 제안으로 공연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약 200석 규모의 아트홀은 대학로 극장의 두 배 크기로, 공연에 적합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뮤지컬은 현재 주말 공연 위주로 진행 중인데, 4월부터는 평일 단체 관람객을 위한 공연도 확대할 예정이다.

‘마하랑 떠나요-수도 SONG 세계 여행’ 공연 장면. [사진제공 = 퀸컴퍼니]
‘마하랑 떠나요-수도 SONG 세계 여행’ 공연 장면. [사진제공 = 퀸컴퍼니]

배우에서 연출가로 이어진 예술 여정
조상원 감독은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공부했고, 스승의 권유로 성악을 전공해 뮤지컬에 입문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에서 약 12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아가씨와 건달들’의 대니 역,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헤롯왕 역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교수님께서 저에게 계속 ‘뮤지컬을 해보라’고 권유하셨어요. 사실 제가 다니던 대학 시절엔 뮤지컬이 뭔지도 몰랐죠. 서울에 와서 처음 뮤지컬을 본 후 평생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40대 중반, 배우에서 연출자로 전환점을 맞은 그는 파주시립예술단 연출자로 약 10년간 활동하며 아동극 제작에 집중했다. “파주 운정지구에 어린아이들이 많았거든요. 기존의 클래식 위주 공연에서 아동극으로 방향을 전환했더니 매진 사례가 늘다 보니 공연 횟수도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파주시에서의 활동을 뒤로하고 대학로에 진출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한국항공대학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 “2년 전 항공대학교 개교 70주년 갈라 콘서트를 맡은 것이 계기였죠. 이후 아트홀의 활용 방안에 대해 자문을 요청받았는데, 제가 지난해 11월 아동 뮤지컬 공연을 직접 제안했습니다.”

인연으로 탄생한 문화 공간
사실, 투데이아트홀의 탄생 배경에도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주식회사 투데이아트의 박장선 회장이 한국항공대학교에 5년간 10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한 것. 투데이아트는 K팝 아티스트들의 앨범, 화보, 굿즈를 전문 제작하는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전문 인쇄업체다.

허희영 항공대 총장은 “신동식 경영학부 교수이자 CEO 아카데미 원장이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근무할 당시 박장선 회장을 도왔던 것이 인연이 됐다”며 “신 교수가 항공대로 부임한 것을 알게 된 박장선 회장이 학교에 기부를 결정했고, 지난해 그 기부금으로 낡은 공간을 최신 시설로 리모델링해 ‘투데이아트홀’로 명명하며 학생들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조성된 투데이아트홀은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항공대학교의 특성을 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뮤지컬은 물론 항공우주박물관 관람, A300 항공기 체험 등을 패키지로 구성해 어린이들에게 항공우주 분야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교육적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대학 울타리를 넘어 지역과 함께
허희영 총장은 “이제는 대학도 지역과 함께 뿌리를 내려야 한다”며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항공대는 투데이아트홀 외에도 도서관을 카페처럼 꾸며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항공우주캠프, 드론 교실, 활주로 축제 개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과 함께해가고 있다. 

“이제는 대학이 단순히 교육과 연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화 중심지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학교의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조상원 감독 역시 “공연은 관객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며 지역주민과의 소통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양질의 문화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항공대는 창작 뮤지컬은 물론 항공우주박물관 관람, A300 항공기 체험 등을 패키지로 구성해 어린이들에게 항공우주 분야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교육적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사진제공 = 퀸컴퍼니]
항공대는 창작 뮤지컬은 물론 항공우주박물관 관람, A300 항공기 체험 등을 패키지로 구성해 어린이들에게 항공우주 분야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교육적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사진제공 = 퀸컴퍼니]

예술과 과학이 빗어내는 미래
투데이아트홀의 운영은 예술과 과학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항공우주 분야 전문 교육기관인 항공대학교가 문화예술 공간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희영 총장은 “항공대의 강점은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종합대학이라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데 있어 이런 문화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원 감독도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공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항공과 우주 분야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큰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공연을 본 어린이들이 ‘나도 비행기 타고 세계 여행을 해보고 싶다’라거나 ‘우주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국항공대학교의 사례는 대학이 지역사회에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가 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으로 변화하는 상징적 모습 중 하나다.

허희영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은 지역과의 상생에서 나온다”고 강조하며, “투데이아트홀처럼 대학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고 말했다. 조상원 감독 역시 “대학의 문화 공간은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새로운 활동 무대를, 지역주민들에게는 질 높은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인생 3막 향한 예술가의 꿈
인터뷰 말미에 조상원 감독은 자신의 미래 계획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연출자로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연출자로 일하는 것이 꿈이고, 개인적으로는 일인 창작극을 통해 노인 대상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이미 작년에 일인 창작극을 만들어 노인대학 등 열 곳에서 공연했다. “은퇴한 배우가 노래를 가르치는 강사로 살면서 노인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내용이에요. 나이가 든 후에는 이런 활동을 더욱 늘리고 싶습니다.”

배우로서의 인생 1막, 연출가로서의 인생 2막을 지나 이제는 사회공헌을 통한 인생 3막을 준비하는 조상원 감독. 그의 예술 여정은 항공대 투데이아트홀에서 새로운 날개를 달고 더 넓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

‘마하랑 떠나요-수도 SONG 세계 여행’ 공연 장면. [사진제공 = 퀸컴퍼니]
‘마하랑 떠나요-수도 SONG 세계 여행’ 공연 장면. [사진제공 = 퀸컴퍼니]

<뮤지컬 수도 SONG 세계 여행>
평일 11시(월요일 쉼)
주말 12시 14시
예매 네이버, 인터파크
예약/문의 010-2531-1991
주최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박물관
제작 ㈜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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