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조차 아직 협의 안돼
고양시, 362억원 사업비 산출
반면 기재부는 244억원 책정
행정 지연에 공사비 계속 올라
[고양신문] 일산서구 대화동 2705번지에 계획된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건립사업이 총사업비가 확정되지 않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는 방송·영상·웹툰·K팝 등을 망라한 IP(지적재산) 콘텐츠가 활발하게 생산·유통될 수 있도록 지원할 뿐만 아니라 콘텐츠 간 융·복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매개하는 플랫폼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양시에 조성·운영될 예정이다.
고양시는 2023년 2월 건축 설계 공모와 작년 1월 기본설계를 마친 결과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의 총사업비를 362억원으로 산출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시비 141억원 외에 국비 161억원, 도비 6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대로 국비와 도비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건립사업은 기획재정부가 총사업비에 대한 타당성을 심의하고 최종 승인하는, 총사업비 관리대상 사업이다. 총사업비 관리대상 사업은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 중 사업기간이 2년 이상으로서,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인 토목 및 정보화사업 혹은 총사업비가 200억원 이상인 건축사업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불필요한 사업비를 최대한 억제하려는 기획재정부는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건립사업의 총사업비를 244억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고양시가 산정한 총사업비 362억원과 무려 118억원 차이가 난다.
총사업비를 놓고 고양시와 기획재정부가 큰 의견차가 나타내자 고양시는 자체적으로 혹은 주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문체부와 협의하고 올해 1월에는 기재부를 찾아가서 총사업비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기재부는 설계 도면부터 총사업비 산출근거까지 매우 까다롭게 심사를 하고 있어 아직 총사업비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2024년 1월 산출한 총사업비 362억원은 2021년 11월 당시 기본계획에서 산정한 총사업비 259억원보다 103억원 증가한 액수다. 3년 남짓 사이(2021년 11월~2024년 1월)에 건설자재비·인건비 등 공사비가 급등해 총 사업비도 39.5% 증가된 셈이다.
그런데 공사비가 급등하는 동안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건립사업은 이동환 시장 취임 후 ‘사업 재검토’ 지시에 지연된 측면이 있다. 2022년 5월 공공건축심의를 완료 후 9개월 후인 2023년 2월에야 건축설계 공모에 착수했다. 그 사이 약 9개월간은 사업 재검토 지시로 건축설계 절차가 늦어진 셈이다. 사업재검토와 기본설계 결과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는 기존 지상 5층에서 지상 4층으로 축소됐지만, 연면적은 4748㎡(1436평)에서 5228㎡(1582평)로 확대됐다.
김해련 시의원은 “2022년 5월 공공건축심의를 완료한 이후 그 다음 단계인 건축설계에 바로 들어갔어야 했는데, 이동환 시장 취임 후 사업 재검토 지시로 불필요하게 시간을 허비해버린 측면이 있다. 비단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뿐만 아니라 고양시 공공건축물에 대해서는 대부분 재검토 지시로 사업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심사와 승인이 늦어짐에 따라 고양시는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착공을 ‘올해 3월’에서 ‘올해 하반기’로 늦추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