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사실상 이전 포기 공식화
업무빌딩 벤처시설&부서이전 계획
임홍열 "신청사 무산에 따른 책임져야"

이동환 시장이 시의회 시정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고양시의회 영상 캡처]
이동환 시장이 시의회 시정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고양시의회 영상 캡처]

[고양신문] 지난 2년간 지역사회 갈등을 빚은 백석 시청사 이전사업에 대해 이동환 시장이 포기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이 시장은 주교동 원안 사업 대신 백석동 업무빌딩에 대규모 부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동환 시장은 17일 시의회 임시회 중 임홍열 시의원의 시정질의 답변에서 “백석 시청 이전사업과 관련해 경기도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및 반려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대한 보완이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의 재산인 업무빌딩을 계속 비워둘 수 없고 의회와의 소모적인 갈등을 멈춰야 한다는 판단 하에 (업무빌딩 활용계획을) 2018년 시의회에서 승인받은 공유재산 관리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유재산 관리계획은 백석 업무빌딩의 용도 51% 이상을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절반 이상이 기업입주시설로 쓰여야 하는 만큼 시청사로 활용하는 계획과 병행할 수 없다. 이 시장이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는 사실상 시청사 이전 사업 포기선언인 셈이다. 벤처업무시설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바이오·메디컬, 디지털미디어, IT소프트웨어 등 미래 신성장 산업 벤처기업들을 입주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이 시장은 시청사 이전 사업을 대신해 백석 업무빌딩 ‘부서 재배치’ 사업안을 강행하고 있다. 이어 진행된 이철조 시의원의 시정질의 답변에서 이 시장은 “백석 업무빌딩을 시청 별관으로 활용해 공간효율성 증대 및 공무원들의 업무 환경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즉 관리계획과 지구단위계획상 변경이 어려운 51%의 벤처기업입주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49%에 대해서는 모두 시청 부서들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1차 추경안에 65억원의 부서이전 예산을 시의회와의 사전 협의없이 편성해 민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본보 1704호 ‘백석업무빌딩’ 부서이전 예산 65억, 추경에 기습 편성 참조>

또한 조건부 GB해제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온 주교동 신청사 원안 사업에 대해서는 ‘불가’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이동환 시장은 “신청사 원안 사업은 과거 민선7기 당시 입지선정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발견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전까지는 사업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라며 “뿐만 아니라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예산 부담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동환 시장이 언급한 위법 논란은 지난 2023년 8월 시 감사관이 진행했던 민선7기 당시 ‘신청사 입지선정’ 특정감사와 관련된 것으로, 당시 감사관은 당초 입지선정위가 선정한 부지와 최종 확정된 부지의 경계가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담당부서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해당 감사 결과는 발표 당시부터 정치적 표적감사라는 비판이 일었으며 실제 법령 위반여부에 대한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본보 그린벨트 해제로 자산가치 올랐는데... 시 “입지 변경은 위법” 참조>.

이에 대해 임홍열 시의원은 “입지선정위는 주교동이냐 대곡 혹은 제3의 장소냐와 같이 큰 틀에서의 청사위치를 정하는 기구이고 세부적인 부지경계는 시 집행부의 논의를 거쳐 의회가 최종 결정하는 것이다. 법적 절차를 어긴 게 하나도 없는데 위법을 운운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임 의원은 “신청사 부지 GB해제 환원 시점인 내년 5월 13일까지 착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미 집행된 68억원 예산을 포함한 모든 책임은 이동환 시장이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홍열 시의원의 시정질의 PPT 자료
임홍열 시의원의 시정질의 PPT 자료

한편 이동환 시장의 이번 ‘시청이전 포기’ 발언을 두고 제대로 된 입장 표명과 사과 발표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운남 시의장은 지난 14일 임시회 개의 발언을 통해 “(시청 이전 포기선언을)의회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보도자료 한 장 내고 끝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