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행동선 막으며 ‘봉박람회’ 비난 쏟아져
올해는 위치 조정하고 구간 축소해 불편 감소
일부에선 “구역 통제 근본적으로 반대” 목소리도
[고양신문] 지난해 시민들의 큰 반발을 샀던 고양국제꽃박람회 '펜스'가 올해도 등장했다. 하지만 올핸 유료입장 구간과 펜스 설치 경계를 조정, 시민 불편을 줄였다는 평가다. 유료구간에 대한 전면 통제가 아직 실시되진 않았지만 설치 시점부터 불만이 폭발했던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주최 측은 고양국제꽃박람회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는 명분으로 꽃박람회 유료 입장 구간을 호수 서북쪽 끝 노래하는분수대까지 대폭 늘렸다. 평소 자유롭게 이용하던 공간이 펜스로 가로막히는 상황에 맞닥뜨린 인근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들끓는 민원을 부채질한 더 큰 이유는 펜스 위치였다. 호수공원을 외곽으로 감싸고 이어진 보행자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사이를 펜스로 갈라놓아 펜스 밖 동선을 매우 혼잡하고 위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행사 전부터 제기된 ‘봉박람회’라는 비판은 꽃박람회가 끝난 이후까지 이어졌다.
올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16일 기자가 일산호수공원에 방문해 확인해보니 우선 펜스 위치를 산책로 경계가 아닌, 녹지공간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펜스 대부분이 잔디밭이나 소나무숲, 참나무숲 등의 녹지로 라인이 이어졌다. 펜스가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 동선과 겹치지 않아 불만도 나오지 않았다. 기둥을 박는 방식도 보도블럭이나 경계석을 뚫고 앵커를 박았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주로 잔디밭이나 숲 바닥의 흙에다 기둥을 심는 방식으로 펜스를 세웠다. 또한 일부 구간에서는 시야의 개방감을 고려해 그물 형태의 울타리를 친 구간도 볼 수 있었다.
일부 구간은 어쩔 수 없이 이용자 동선과 겹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 경우 우회도로를 추가로 만드는 방식으로 불편을 최소화했다. 여러모로 지난해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유료입장 구간 조정도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원마운트와 가로수길 등 호수공원 서쪽 상권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노래하는분수대를 행사의 메인 무대로 삼았었다. 올해는 노래하는분수대를 포기하고 자연학습원 못 미쳐 유료 구간이 끝난다. 대신 꽃전시관~주제광장~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호수 북단 수변구간을 하나로 길게 연결했다. 덕분에 지난해 행사장 입장 게이트가 꽃전시관, 장미정원, 노래하는분수대 등 3개로 분산됐던 것에 비해 관람객의 동선이 훨씬 간결해졌다.
고양국제꽃박람회 관계자는 “꽃박람회를 찾는 입장객, 그리고 평소처럼 호수공원을 산책하러 오는 인근 주민들 모두가 만족하는 동선을 만들기 위해 고심을 많이 했다”면서 “매년 시민들의 지적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유료 행사로 치러지므로 일년에 며칠 유료 구간과 개방 구간이 분리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는 시민들은 “작년에 비해 올해 펜스설치가 훨씬 개선됐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반면 “일산호수공원은 시민 모두의 공간”이라는 입장에서는 “특정 행사를 위해 주요 구간을 통제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꽃박람회의 성격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꽃박람회 펜스’에 대한 시민들의 보다 정확한 반응은 유료 구간 통행 제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에 감지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