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선 시인 신작시집 『초록법설』
산황산 지키려는 詩心, 시집으로 
출간 기념 모꼬지, 산황산서 개최

23일 ‘『초록법설』의 봄’ 행사에서 700여 년 세월의 나이테를 품고 있는 산황동 용뿔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있는 홍일선 시인. [사진=최윤정]
23일 ‘『초록법설』의 봄’ 행사에서 700여 년 세월의 나이테를 품고 있는 산황동 용뿔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있는 홍일선 시인. [사진=최윤정]

[고양신문] 고양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3일 홍일선 시인의 시집 『초록법설』 출간 모꼬지 ‘『초록법설』의 봄’을 개최했다. 경기작가회의와 고양작가회의가 후원한 이번 행사가 열린 곳은 고양시의 ‘도심 허파’ 역할을 해온 산황산. 시집 『초록법설』은 홍일선 시인이 산황산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쓴 시들이 담긴 시집이다. 

이날 행사는 약 700살의 산황산 용뿔 느티나무 아래에서 사회자 정용국 시인이 ‘절 하소서’라는 『초록법설』에 담긴 시를 낭송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의장은 “홍일선 시인의 『초록법설』을 읽고 선량함에 감명 받아서 주변에 선한 기운이 생동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권 주문해 지인들에게 나눠줬다”며 “출간 기념회나 북토크라는 말보다 잔치나 모임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 모꼬지가 농부시인인 홍일선 선생님과 어울려 이번 출간 행사를 모꼬지라고 이름 붙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시인인 문창길 고양작가회의 회장과 이덕규 전 민예총경기지회장의 축사가 이어진 후 홍일선 시인은 “20년 만에 나온 시집이다. 형님께서는 내 시집을 읽고 조부모님이 생각난다고 하셨다. 농사꾼이셨던 조부모님은 논을 소중하고 공손하게 대했다. 자연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만고 산황산을 생각해주시는 분들께 감사 드린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정용국 시인은 “홍일선 시인의 말대로 사람이 아니라 자연에 충성해야 한다”며 오전 행사의 마무리를 안내했다.

정오가 되자 참가자들은 산황산 중턱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무에 『초록법설』 시가 적힌 천막들을 매달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도시락에 막걸리를 곁들이며 자연을 만끽했다. 임성용 시인은 『수궁가』 판소리로 산황산 모꼬지의 흥을 돋웠다. 이후 나무에 매달린 ‘심고’, ‘봉우리’, ‘초록법설’ 등 시를 낭송하고 하산하며 ‘『초록법설』의 봄’ 막을 내렸다. 

조정 의장은 “산황산에서 시민들의 문화행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오늘 자리해주신 분들이 산황산을 시와 함께 즐겨주셔서 기분 좋다”며 모꼬지 소감을 전했다.

홍일선 시인은 1950년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에서 태어나 1980년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쑥꽃’ 외 5편으로 등단했다. 시집 『농토의 역사』, 『한 알의 종자가 조국을 바꾸리라』 등이 있다. 노작 홍사용 선생의 7촌 조카인 홍일선 시인은 현재 한국작가회의 경기지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농부 시인으로 알려진 홍 시인은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도리마을에 살고 있다. 

23일 홍일선 시인의 시집 『초록법설』 출간 모꼬지 ‘『초록법설』의 봄’ 행사를 개최한 후 참가 문인들이 단체로 사진촬영에 임했다.
23일 홍일선 시인의 시집 『초록법설』 출간 모꼬지 ‘『초록법설』의 봄’ 행사를 개최한 후 참가 문인들이 단체로 사진촬영에 임했다.
임성용 시인이 『수궁가』를 열창하는 모습.
임성용 시인이 『수궁가』를 열창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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