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블로그 입소문 덕에 사업 시작
청국장 비롯 전통음식 브랜드로 성장
온라인·로컬푸드매장·새벽장터서 인기
“온오프라인 결합 체험농장 만들 것”

[고양신문] 밤새 제철음식과 반찬, 음식을 준비하느라 피곤할 법도 했지만, 윤광미 대표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6개월 만에 다시 열린 새벽장터. 오랜만에 만날 단골손님들을 떠올리며, 그는 정성껏 만든 음식들을 하나하나 테이블 위에 정갈히 올려놓았다.
2005년 방송 출연을 계기로 ‘마마님청국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윤 대표는 이날도 딸과 남편, 20년 가까이 곁을 지킨 팬의 도움으로 동트기 전부터 부지런히 장터를 준비했다. 정성스레 포장한 김치, 장류, 조림, 전통 음료 등 50여 가지 음식은 손님들의 장바구니에 자연스럽게 담겼다.
누군가에겐 여동생 같고, 또 누군가에겐 엄마 같은 마음으로 음식을 지어온 윤 대표. 손님들과 눈을 맞추며 건네는 환한 인사에는 가족을 대하는 듯한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진심어린 마음의 음식을 만드는 윤광미 대표의 얼굴에는 늘 설렘이 가득하다.

청국장에서 시작된 브랜드, 마마님의 성장
“고소한 청국장 냄새가 집안 가득 퍼지면, 마치 어머니가 부엌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이 말은 ‘마마님청국장’의 오랜 단골 회원이 블로그에 남긴 댓글이다. 공릉천 인근, 일산동구 지영동의 산기슭 아래 마마님 부엌에서, 윤광미 대표는 남편과 함께 콩을 삶고, 가마솥과 볏짚을 고집하며 청국장을 띄우고 음식을 만든다. 21년 전 시작된 청국장 브랜드는 마마님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이자 마마님 온라인의 시초가 됐다. 지금은 3000명이 넘는 고객과 함께하는 온라인 전통식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좋은 재료와 정성들인 품질, 딱 두 가지다.
윤 대표에게 ‘마마님’은 단순한 식품이나 음식이 아니라, 진심과 혼이 깃든 하나의 작품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가구공장 화재, 가족의 병환, 생활고 등 삶 전체가 무너질 듯한 순간에도 그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고, 그 마음을 붙들 수 있게 해준 것은 손끝에서 이어지는 위안이었다. 당시 그의 유일한 빛은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에 일상의 고단함을 대화하듯 풀어냈고, 낯선 이들이 남긴 댓글 속 따뜻한 위로와 정성어린 응원은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주었다.

파주시에 있는 마마님 농장에 들어서는 윤광미 대표.

손맛으로 잇는 소통, 그리고 확장된 브랜드
그가 처음 만든 청국장은 이웃에게 나누던 한 덩이에서 출발했다. 일산서구 탄현동에 사는 한 회원이 그 맛에 반해 사진을 게시했고, 입소문은 전국을 넘어 해외로까지 퍼졌다. “마마님, 혼자 드시지 말고 같이 먹어요”라는 말이 상품명이 되었고, 그 솔직하고 따뜻한 한마디가 사업의 시작이 됐다.
온라인 쇼핑이 시작되던 2000년대 초반, 윤 대표는 손수 포장하고, 송장을 써서 택배를 보내며 전국 회원들과 소통했다. 블로그는 자연스레 고객센터이자 커뮤니티가 되었고, 댓글과 후기를 통해 신제품도 탄생했다. 청국장과 된장을 중심으로, 직접 키운 쪽파, 호박가루, 각종 김치, 양념 액젓 등이 차례로 추가됐다. 단순한 판매가 아닌 ‘소비자와 소통하며 생산’된 모델이었다. ‘마마님청국장’은 단순한 판매 플랫폼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단단한 공동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식품시장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마마님청국장’은 되려 매출이 증가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손맛과 정성,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식탁’이라는 신뢰가 브랜드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별조차 쉬어가는 마마님 농장의 쉼터.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힐링을 한다. 

전통을 이어 미래를 짓다
윤 대표는 지금도 고객들과 주고받는 댓글과 메시지를 꼼꼼히 읽는다. 누구는 청국장을 먹으며 울었다고 했고, 또 누구는 암투병 중 이 장맛으로 밥맛을 되찾았다고 고마워했다. 이 모든 이야기는 블로그, 인스타그램(@kbmamanim), 페이스북 ‘윤광미’에 차곡차곡 기록되고 있다. 마마님의 음식이 누군가에게 치유가 되고 정신적인 만족감을 준다면 그것만큼 윤광미 대표가 바라는 것은 없다.
그는 “현재 농장과 제조시설을 하나로 통합해, 보다 단순하고 깊이 있는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블로그도 운영 중이다. 앞으로 소비자와의 체험을 중심으로 하나의 공간을 조성해 더 집중하고, 고양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체험농장을 통해 더 많은 꿈을 실현하고, 전통의 맛과 건강한 식문화를 고객에게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윤광미 대표의 공간이자, 스튜디오. 고객들과 교류하는 소박한 공감의 장소이다.
윤광미 대표의 공간이자, 스튜디오. 고객들과 교류하는 소박한 공감의 장소이다.

마마님 다음 꿈을 설계하다
회원들이 직접 와서 콩도 심고 장도 담그며 함께 쉴 수 있는 작은 체험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단순한 ‘체험 농장’이 아닌, ‘공유하는 삶의 기억’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로컬푸드, 공동체, 온라인 유통이라는 키워드가 만나는 지점에서 그는 새로운 ‘마마님 브랜드’를 꿈꾼다.
마마님청국장은 전통 장류 판매를 넘어, 고양시를 대표하는 강소 식품 브랜드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그의 스토리는 전통을 현대화하는 수많은 1인 창업자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만남에서의 역할로 큰 영감을 주고 있다. 

고추씨오이지를 써는 한 주부.
고추씨를 넣어 절인 깔끔한 마마님표 고추씨오이지를 써는 한 주부. "엄마가 해줬던 맛과 똑같다"고 했다. 

윤광미 대표는 환한 미소와 함께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직접 농사지은 제철 농산물로 김치도 담그고, 양념도 만들고 있어요. 밥상 체험을 통해 우리 밥상과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지켜가고 싶어요. 그냥 오래오래 이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제 장맛이 누군가에겐 추억이고, 위로이고, 또 건강이 되니까요”라며, “온라인으로 스마트하게 고객들과 소통하다 보면 또 다른 새로운 세계가 열려요. 꼭 추천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새벽장터에서 오랜만에 만난 고객과 밝게 인사하는 윤광미 대표. 매주 호수공원에 가면 그 미소를 만날수 있다.

일산호수공원 새벽장터는 오는 11월 11일 ‘농민의 날' 전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새벽장터에서는 매주 주말, 윤광미 대표가 정성껏 준비한 ‘마마님’의 음식을 만날 수 있다. 또 고양시 로컬푸드직매장과 온라인(www.kongsarang.co.kr)에서는 그의 음식을 매일 구매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오늘도 신중히 고른 우리 농산물을 기쁘고 정성스럽게 담아낸다. 청국장, 식혜, 김치류, 장아찌, 반찬, 즉석요리 등 한번쯤 맛보고 싶은 제철 엄마표 음식들이 그녀의 손길과 남편, 두 딸의 정성을 거쳐 건강한 밥상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마마님의 청국장은 오늘도 누군가의 밥상에서 따뜻한 김을 내며 구수한 향과 함께 익어 가고 있다. 

마마님의 황태 마늘쫑 장아찌. 여러 정갈한 음식 중에 하나다. 그의 음식은 단순하고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다. 
마마님의 황태 마늘쫑 장아찌. 여러 정갈한 음식 중에 하나다. 그의 음식은 단순하고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