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조합장 인터뷰_유완식 고양축산농협 조합장
신용사업 성장, 조합 신뢰 과제 안고 취임
자산건전성 확보 집중, 내실 갖춘 금융기관으로
‘행주한우숯불축제'로 브랜드 확산, 유통 주도
"내실 단단한 조직으로, 조합원 자부심 갖게 할 것"
[고양신문] '우리조합도 할 수 있다.'
2015년 고양축산농협의 조합장으로 취임한 유완식 조합장은 이 한마디를 가슴에 품고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고양축협은 고양에서도 가장 작은 규모의 조합이었다. 상호금융물량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조합원과 지역사회로부터의 신뢰는 회복이 절실한 상태였다.
유 조합장은 “무엇보다 신용사업의 성장과 조합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시급했다”며 “조합원들에게 고양축협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고 회고했다. 그로부터 10년, 고양축협은 상호금융물량 3조원을 돌파하며 전국에서도 주목받는 조합으로 우뚝 섰다.
조합원과 함께 쌓은 신뢰, 자산 3조원으로 결실 맺다
고양축협의 비약적 성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유 조합장은 ‘조합원 중심, 현장 중심’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왔다. 그는 “조합의 성장은 결국 사람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한다.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오랜 시간 조합원 곁에서 신뢰를 쌓아온 결과이다”라고 전했다.
초기에는 자산건전성 확보에 집중했다. 여신 건전성 강화와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체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고, 이후에는 지역밀착형 금융 전략을 강화했다. 점포 이전, 조직 개편, 고객 맞춤형 서비스 도입 등도 과감하게 추진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고양축협은 외형 성장뿐 아니라 내실 있는 금융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조합원과의 동행, “현장에 답이 있다”
유완식 조합장은 취임 이후 단 한 해도 조합원과의 현장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조합원 한 명 한 명을 단순한 고객이 아닌 ‘축산업의 동반자’로 생각한다. “경영의 나침반은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며, 크고 작은 행사부터 개인 상담까지 직접 나서며 소통을 이어왔다.
무엇보다 듣는 자세를 중요시하는 유 조합장. 조합원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조합 운영의 방향을 정한다. 늘 조합원과 함께 걸어가는 조합장, 조합원의 동반자를 지향하며 소통한다.
이러한 소통은 다양한 조합원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고양축협은 진단비·위로금 지원, 무료 건강검진, 영농자재 및 사료 구입 보조, 고령 조합원 대상 장수축하금 등 실질적인 지원 사업을 연중 상시 운영한다. 유 조합장은 “조합원이 행복해야 조합도 건강해진다”는 철학 아래, 복지의 질과 범위를 지속해서 확대했다.
‘행주한우 숯불구이축제’로 브랜드가치 강화
고양축협은 금융 외에도 지역 축산업의 가치를 브랜드로 확장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대표적 성과가 바로 ‘행주한우’다. 고양시가 자랑하는 명품 브랜드로, 차별화된 사양관리와 발효급여 사료로 고급육 출현율이 높고,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 2025년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 대상 수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브랜드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고양축협은 ‘행주한우 숯불구이축제’를 지난 7일과 8일 이틀 동안 진행했다. 2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했고, 5억원의 현장 매출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행사로 떠올랐다. 이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축제 인사말에서 “2021년에는 축산종합지원센터를 준공하는 등 경제사업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고양축산농협은 행주한우의 철저한 품질관리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행주한우의 숯불구이축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농가의 그간 노고를 위로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장을 마련해준 고양축산농협에 고마움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유통 주도권 회복과 체험형 소비로의 전환
조합장 재임 중 가장 중요하게 추진한 변화는 ‘축산물 유통의 주도권을 조합과 조합원에게 돌리는 일’이었다. 유 조합장은 기존의 소규모 축산물 판매장을 대폭 확대하고, 2020년에는 경기도 최초로 축협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장해 연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조합원 출하환경을 개선하고 소비자와의 유통 폭을 좁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단순한 유통을 넘어 소비자 체험형 모델을 도입했다. 숯불구이축제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감동을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고, 정서적 유대를 강화했다. “유통은 더 이상 단순한 거래가 아니다. 신뢰와 감동을 주는 경험이어야 한다”고 유 조합장은 강조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조합, 조용하지만 확실한 성장
고양축협은 고양시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농축산물 소비 촉진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행주한우’ 브랜드 확산과 함께, 경로잔치, 독거노인 김장 나눔, 장학금 전달, 사회복지시설 기부 등 다양한 공헌 활동도 병행 중이다. 앞으로는 지역 공공기관, 복지단체, 학교, 기업들과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협동조합’ 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다.
유 조합장은 “2021년 상호금융 2조원 돌파 당시 조합원들에게 박수를 받았던 순간, 그리고 축제에서 시민들이 ‘또 해달라’고 응원하던 장면이 가장 보람 있었다. 협동조합 정신은 사람과 사람의 믿음 속에서 현실이 된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크기보다 깊이' 내실의 협동조합으로 도약
‘크기보다 깊이’를 기조로 내세운 고양축산농협은 향후 5년간 내실 중심의 운영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유완식 조합장은 이자 수익 축소, 고령화, 소비 패턴 변화 등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무 건전성, 조합원 신뢰, 조직 내 소통을 핵심 가치로 삼아, 보수적이면서도 유연한 경영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고양축협이 외형보다는 내실이 단단한 조직으로, 조합원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협동조합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조합원 개개인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조용하지만 확실한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전하기도 했다.
고양축산농협은 신용사업경쟁력 강화와, 행주한우생산단지 운영, 농가소득증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간의 훌륭한 성과를 인정받아 유완식 조합장은 ‘2022년 함께하는 조합장’ 수상을, 조합은 ‘2024년 범농협 사회공헌상’을 수상하는 최고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