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 사퇴, 내달 4일 보궐선거
‘뇌물혐의’로 소환조사 3일 후 사퇴
지난 10월말부터 8개월간 압수수색
김 조합장 “개혁반대세력, 손발 묶어”
아내가 보궐선거 후보등록 ‘설왕설래’
[고양신문]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이 최근 자진사퇴한 가운데 그의 부인이 보궐선거에 출마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조합장은 일산농협 상임이사를 지낸 이모씨가 지난해 10월 고양지청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최근까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고발장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를 주장했다. 이씨는 이사연임을 대가로 2020년 3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 8750만원을 김 전 조합장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이씨가 자신이 뇌물을 건넸다고 인정하면서까지 고발장을 낸 이유에 대해 한 일산농협 직원은 “조합 내 부실채권 문제로 중도퇴임 압박을 심하게 받다가 지난 5월 결국 사퇴를 했고, 그 과정에서 김 조합장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고발로 인해 작년 10월 말부터 김 전 조합장의 집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약 8개월간 간헐적으로 진행됐다. 이달 2일엔 검찰의 첫 소환조사가 이뤄졌고 김 조합장은 그로부터 3일 뒤 자진사퇴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일산농협 직원은 “뇌물 혐의 수사와 함께 요양원 건립을 위해 지인의 토지를 고가로 매입했다는 의혹, 타 농협에서 근무하던 아들을 일산농협으로 전입시켰다는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됐다”고 전했다.
김 전 조합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본지는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김 전 조합장은 사퇴 전날이 지난 4일 조합원들에게 우편으로 입장문을 보냈다. 이 글에서 그는 “제가 조합장 취임 이후에 했던 모든 업무에 대해서 활시위를 제게 집중하여 쏘아 당기는 소수의 일산농협에 대한 개혁 반대세력이 있다”라며 “그들은 제 손발을 모두 묶어놓고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김 전 조합장의 부인 박미영씨가 내달 4일 치러지는 조합장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19일 후보자등록을 마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조합장이 명예회복을 위해 부인을 보궐선거에 내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혐의의 진위 여부를 떠나 본인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가족을 출마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