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조합장 릴레이 인터뷰>
유석룡 한국화훼농협 조합장
고양화훼유통센터, 화훼판로 확대 발판 마련
음성, 용인 등 전국 곳곳 유통 인프라 구축
'꽃 소비촉진' 법·제도 개선에도 주도적 나서
트렌드 변화 발맞춰 소비문화·생산기반 혁신
[고양신문] 한국화훼농협이 화훼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농가 소득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꽃 소비를 생활 속으로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한편, 접근성이 높은 유통망을 확대해 화훼 소비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지고 있다.
수출 분야에서는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공동 브랜딩과 가격 안정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향수·식물 인테리어 등 연관 산업과의 결합으로 고부가가치화를 동시에 모색 중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할인 행사와 온라인 홍보를 결합한 전방위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 인식 전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화훼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수출 확대, 농가의 실질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화훼산업의 전환점을 이끄는 인물이 있다. 2023년 3월 취임한 유석룡 한국화훼농협 조합장이 그 주인공이다. 고양시에 본점을 둔 한국화훼농협은 전국을 무대로 화훼농가의 소득 증대와 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년, 유 조합장이 이끌어온 화훼유통 방향,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화훼유통의 중심, 고양에 꽃피우다
유석룡 조합장의 첫걸음은 ‘수도권화훼유통센터(추후 고양화훼유통센터)’ 건립이었다. 그가 조합장이 되기 전부터 한국화훼농협의 숙원사업으로 추진돼 온 유통센터는 그의 취임 이후 속도를 내며 2023년 9월,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 문을 열었다. 단순한 판매시설이 아니라, 대한민국 화훼산업 전체의 구조를 바꾸는 시작이었다. 고양시를 넘어 대한민국 화훼농가의 염원인 화훼류 판로 확대에 전환점이 될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센터는 개점 이후 본격 판매를 시작한 작년 경매·직판 등으로 153억원의 판매 실적을 거두었고, 올해는 245억원을 목표로 한다. “전임 조합장이 씨앗을 뿌렸다면, 이제 결실을 거두는 시점이다”라는 유 조합장의 말처럼, 이곳은 단순한 유통의 거점을 넘어 꽃의 도시 고양을 대표하는 상징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정치사회적 환경에 따른 화훼시장 침체로 아직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그는 “고양시는 꽃의 도시인 만큼, 유통센터는 결국 화훼도시의 상징으로 완성될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다.
플라워 굿 페스타로 새로운 가능성 확인
지난해 9월에는 3일간 제1회 K-플라워 굿 페스타를 한국화훼농협 본점 케이플라워 대화점에서 개최했다. 페스타는 화훼 소비 촉진과 국내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획했다. 화훼 조합원과 시민들이 참여해 꽃과 함께 화합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생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농협 생생화환 전시’가 진행되고, 100% 생화로 만들어진 농협생생화환 모델을 선보이는 아이디어 경연 대회가 펼쳐졌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번 경연은 화훼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전국 유통망과 분화류 강점, 농가와 소비자 모두 품다
한국화훼농협의 활동무대는 고양에 국한되지 않는다. 충북 음성군 난·관엽 통합경매장, 경기 용인시(남사면) 관엽류 직판장, 덕양구 원당동 장미 공동선별장 등 전국 곳곳에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며 생산농가의 실익을 높이고 있다.
특히, 분화류 유통은 조합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난류, 선인장, 관엽식물 등은 단순한 선물용을 넘어 실내 공기 정화, 스트레스 해소, 원예치료 등 현대인의 삶에 필요한 기능성 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유석룡 조합장은 “분화식물은 이제 건강과 힐링의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라며 “나눔화환처럼 행사 후 활용이 가능한 지속 가능한 상품 개발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수입 꽃과 조화 확대에 따른 국내 화훼산업 위기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은 국회 토론회에 참여해 농가를 대변하고, ‘우리 꽃 소비 촉진’과 관련한 법·제도 개선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국 단위 조직으로의 책임과 역할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구독경제·e-커머스로 꽃의 일상화 꿈꾸다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발맞춰 조합은 ‘경험하는 꽃 소비’ 시대에 주목하고 있다. 매달 새로운 꽃을 배송해주는 ‘꽃 구독 서비스’는 감성을 중시하는 MZ세대는 물론, 고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고민하는 농가 모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동시에 꽃꽂이 강좌, 체험학습, 귀농교육 등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 꽃이 일상에서 더 가까워지도록 돕고 있다.
e커머스 확대도 눈에 띄는 변화다. 한국화훼농협은 현재 온라인 플랫폼인 e-kflower.com을 중심으로 유통구조의 디지털화를 준비 중이다. 유 조합장은 “농가가 직접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온라인에서 꽃을 사고, 체험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을 넘어, 농가의 브랜드화, 소비자 맞춤형 소비, 지속가능한 유통 시스템 구축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미래형 인프라다.
농민의 편에 서는 ‘반려자’ 농협으로
한국화훼농협은 경제사업 중심의 품목농협이다. 하지만 유 조합장은 신용사업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현재 4개 지점에 불과한 신용지점을 향후 덕양구 신도시 단지를 중심으로 1~2개 더 확장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농가 지원은 물론, 조합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기반 강화다.
그는 “농협은 농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진정한 반려자처럼 농민 곁을 지켜야 한다”며 “화훼산업을 기반으로 조합원과 직원이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찾는다면, 소비자도 이 과정에 동참하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좋은 변화와 성과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철학은 한국화훼농협이 단순히 꽃을 유통하는 조직을 넘어, 꽃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취임 2년. 화훼 유통의 뿌리를 다지고 꽃 소비 문화의 지평을 넓힌 유석룡 한국화훼농협 조합장. 그의 다음 걸음은, 꽃으로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그 길은 농민과 소비자, 조합 모두가 함께하는 꽃길이자 비단길이 될 것이다.
한국화훼농협은 이제 단순 유통기관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꽃을 가까이하고, 일상에서 꽃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이끄는 농협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꽃 소비 생활화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대를 응용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