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바쁜 일상 속에서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자각증상이 없을 때는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곤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주관하는 국가건강검진도 예외는 아니다. ‘시간이 없다’라거나 “특별히 아픈 곳이 없으니 괜찮다”라는 등의 이유를 들며 비교적 여유로운 시기를 허비하며 차일피일 검진을 미룬다. 그러다가 연말이 돼서야 급하게 건강증진센터를 찾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11~12월에 건강검진을 받는 수검자가 연간 수검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에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검진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간이나 신장 같은 장기들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왜냐하면, 그 기능이 상당히 저하될 때까지는 별다른 자각 증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암과 같은 일부 중증 질환은 초기 발견 시 치료 가능성이 크지만, 증상이 뚜렷할 무렵에는 이미 진행 단계에 접어든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검진은 단순히 질병의 유무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건강 위험요인을 미리 발견하고 관리할 기회도 제공한다. 정기적이고 꾸준한 건강검진은 내 몸의 이상 징후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시점을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문의와 함께 평소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을 점검하는데 소중한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일반건강검진은 지역가입자, 직장가입자, 만 20세 이상 세대원과 피부양자, 의료수급권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특히 비사무직 근로자는 매년, 사무직은 2년마다 한 번씩 검진 대상이 된다. 

일반검진 항목으로는 △진찰과 상담 △신체 계측 △시력·청력검사 △혈압측정 △흉부 x-ray △혈액검사 △요검사 △구강검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성별·연령별로 추가 검사항목이 적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24세 이상 남성, 30세 이상 여성은 4년마다 이상지질혈증 검사가 항목에 포함된다. 외부 활동이 적고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 감소가 예상되는 54세와 66세 여성은 골밀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국가암검진은 만40세 이상 검진이 가능하며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만20세) △폐암 등 6대 암에 대한 검진을 받아볼 수 있다. 사실 일반 건강검진의 혈액검사와 같은 간단한 검사를 통해서도 빈혈이나 당뇨, 고지혈증, 간과 신장기능 이상 등 각종 이상소견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검진 결과는 통상 2주 이내에 우편 또는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건강검진 후 결과를 조회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상소견이 발생했다면 가까운 병원이나 건강증진센터에서 추가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결과지를 잘 보관해 두면 다음 검진 시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어 건강관리의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별다른 이상소견이 없더라도 자만심에 빠진 나머지 건강관리를 게을리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병원이나 건강증진센터의 도움을 받아 정기적인 점검을 받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특히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가능하고 구강과 전신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선택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MDS(Metabolic Diagnostic System) 등 기능의학적 분석 도구를 통해 개인의 생활습관, 영양 상태, 대사 기능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건강을 유지·개선하기 위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말에는 수검자가 급증하면서 예약 대기나 검진 지연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병원 현장에서는 비교적 예약이 원활한 봄과 여름철에 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권고한다. 2025년은 홀수해이므로 홀수 연도에 출생한 사람들이 국가건강검진 대상이다. 

사과나무의료재단 건강증진센터 김창기 센터장은 “건강검진은 건강관리의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며 “병원 예약이 쏠리는 연말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여름철을 활용해 검진을 받는 것이 환자 피로도를 줄이면서 훨씬 더 효율적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