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남 고양특례시의회 의장 취임 1주년 인터뷰
협치는커녕 시장이 귀를 닫고 있어
시민만 바라보며 의회 역할 다할 것
일산테크노밸리 기업 유치 집중해야
상임위 방송 시스템 현대화 추진
[고양신문]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운남 고양특례시의회 의장이 지난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소회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이동환 시장과의 협치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한편, 의회의 독립성과 시민 중심 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산황산 골프장, 데이터센터, 지역화폐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도 이어갔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소회는.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만큼 바쁘게 움직였고, 여러 현안에 대응하느라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나는 과연 무엇을 했나'라는 자책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시 집행부와의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반성도 하게 된다.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나 성과로 기억에 남는 의정 활동은.
의원들 간의 갈등을 어느 정도 봉합하고 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여야 간 갈등이 심각해 직원들까지 불편을 겪었는데, 이제는 서로 소통하며 의정 활동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 고양시 내 여러 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행정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현장 중심의 의정 활동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했던 점이 큰 보람이었다.
❚집행부와의 협치 문제가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다.
협치 문제는 지난 1년간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임기 초 의회와 집행부 간의 상생협약까지 체결하면서 협치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협치가 되지 않은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고 싶진 않다. 제 부족함도 컸다. 하지만 결국 협치를 하려면 집행부 수장인 시장의 의지와 역량이 먼저 아닌가. 시장이 소통에 나서지 않고, 일방적인 행정을 고집하는 바람에 도무지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다. 저는 이동환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고, 이런 리더십으로는 고양시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공무원 노조가 조직개편안 부결 책임을 지적하며 시장과 시의회를 함께 비판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 두 번의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이었다. 의원들을 설득하려 직접 만나기도 했고, 민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의하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당초 의회가 요청해 정원에 포함됐던 별정직 6급을 이번 개편안에서 시장 측이 일방적으로 제외했기 때문이다. 사전 논의도 없이 의회가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개편안을 통과시킬 수 있겠나. 이번 사안은 시 집행부의 일방적 행정이 만든 결과이며, 그 책임을 의회에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산황산 골프장 증설과 데이터센터 등 최근 주민갈등 현안에 대한 일방적 승인이 이어지고 있다. 의회 차원의 견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이동환 시장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산황산 골프장 건과 데이터센터 문제는 전형적인 사례다. 시의회의 역할은 이런 갈등을 조정하고 시민과 행정 간의 중재자가 되는 것이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되, 조정과 해법 제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고양시가 경기도 지역화폐 사업에 불참한 것을 두고 큰 반발이 일고 있다.
경기침체로 자영업자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지역화폐는 단순한 예산 항목이 아니라 생계와 직결된 문제다. 시장이 이에 무관심한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시의회 민주당은 지난 몇 년간 지역화폐 예산 확보를 강조해왔는데 이동환 시장이 예산조정 협의를 아예 거부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하질 못했다. 시의회에 예산편성권이 없다보니 이런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낀다.
❚그 외 고양시의 핵심 현안 중 하나를 꼽는다면.
일산테크노밸리 기업 유치가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사업 초기에는 분양가가 700만~800만원대였는데 지금은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까지 올라 기업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당초 계획은 무산될 우려가 있다. 의회는 이 사업의 현실성을 점검하고, 행정이 실질적인 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토부·산자부 등 관계 기관 설득도 의회의 몫이라고 본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과제나 목표가 있다면.
상임위 방송 시스템 현대화 사업을 꼭 추진하고 싶다. 현재 상임위원회 회의는 송출은 되지만 녹화되지 않아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의원들이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질의를 하는지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각도 카메라 설치와 고화질 장비 도입이 필요하다. 이미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했고, 타 지자체의 우수 사례도 참조했다. 시의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만큼, 시의 전향적인 예산 편성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