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혜 '새겨담다' 대표

좋은 재료와 정직한 고집 고수
100% 동물성 생크림만을 사용

[고양신문] 일산동구 장항2동 MBC일산센터 인근에 자리한 케이크 전문점 ‘새겨담다’는 단순한 디저트 가게가 아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케이크 위에 고스란히 새겨 담는 곳이다. 손글씨로 만드는 정성스러운 디자인, 기억을 닮은 색감, 의미를 품은 문장을 케이크 위에 얹어 고객들에게 특별함을 선사한다.

조소혜 새겨담다 대표. 수줍움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조소혜 새겨담다 대표. 수줍움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새겨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케이크를 선물하고 받았던 기억에서 출발한 브랜드이다. 어릴 적 아버지가 베이커리점을 운영한 까닭에 그에겐 케이크가 익숙했고 케이크는 단순한 간식 이상이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케이크를 사서 초를 켜고, 소원을 빌고, 불을 끄는 걸 좋아했어요. 제게 작은 의식 같은 거였죠. 새겨담다는 시간이 만들어 준 소중한 자산입니다”라며 브랜드에 담긴 기억과 의미를 소개했다. 

조소혜 대표와 손지혜씨가 운영하는 매장은 깔끔하다. 
조소혜 대표와 손지혜씨가 운영하는 매장은 깔끔하다. 

조소혜 대표는 친언니처럼 가까운 손지혜씨와 함께 일한다. 두 사람은 유행을 좇기보다는 고객의 추억이나 의미를 담은 그림, 사진, 문장을 편지처럼 케이크에 새기는 데 중점을 둔다. 직접 도안을 보내주는 고객도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분위기를 이야기하면 그에 맞춰 디자인을 구성하고 제품을 디테일하게 완성한다. 그래서인지 10대 청소년부터 60대 이상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방문한다.

'새겨담다'의 케이크 재료인 빵은 손수 구워 주문량에 맞춰 준비한다.
'새겨담다'의 케이크 재료인 빵은 손수 구워 주문량에 맞춰 준비한다.

”혼자 할 때는 작은 매장이라도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았어요. 언니가 도와주면서부터는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 큰 힘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더 각별하고 맛있는 케이크가 탄생했고요”라는 게 조 대표의 말이다.

재료에 대한 고집도 분명하다. 새겨담다는 100% 동물성 생크림만을 사용한다. “좋은 걸 쓰려는 마음보다는 좋지 않은 건 쓰고 싶지 않았어요. 처음엔 가족과 지인을 위해 만들던 케이크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죠.” 이 고집과 철학은 많은 고객의 재구매로 이어진다. “입맛은 다 다르지만 ‘맛있어서 다시 왔다’라는 말을 들을 때 그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새겨담다'는 모든 것에 디테일을 담아 주문 케이크의 완성도를 높인다.
'새겨담다'는 모든 것에 디테일을 담아 주문 케이크의 완성도를 높인다.

기억에 남는 주문을 묻자, 조 대표는 첫 고객의 사연을 떠올렸다. “오픈이라고 할 것도 없이, 우연히 주문을 받게 됐는데 결혼 22주년 케이크였어요. 픽업하러 오신 분이 생각보다 젊어서 일찍 결혼하신 줄 알았는데, 부모님 선물이었더라고요. 그날 17시간 넘게 일하고 텅 빈 매장에 앉아 있었어요. 그때, 그분에게 '정말 맛있었어요'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울컥 하더라고요. 울기도 했고요. 지금도 그분의 이름을 기억해요”라며 잊지못할 그때를 말했다.

모든것 하나 하나가 정성이다. 재료도 손짓도.
모든것 하나 하나가 정성이다. 재료도 손짓도.

조소혜 대표는 자본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따뜻한 응원이 큰 힘이 됐고, 특히 매장 내 장비 대부분을 지인들의 도움으로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인들의 관심과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텨내기 어려웠을 것이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미래에는 그분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어릴 적 꿈이었던 카페 운영을 함께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더 많은 사람이 주문제작 케이크를 편하게 접하고, 이를 통해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자 하기 위함이다.

케이크를 더 잘 만들기 위한 도구들. 조소혜 대표는 도구를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케이크를 더 잘 만들기 위한 도구들. 조소혜 대표는 도구를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조소혜 대표는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크게 계획을 세운 적은 없지만, 작년에 했던 나눔 활동처럼 ‘새겨담다’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의미 있게 이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지역복지관과 연계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해왔다. 앞으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역과 소통하고, 의미 있는 나눔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새겨담다’는 케이크를 넘어선 기억의 그릇이다.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담아 선물한다. 
‘새겨담다’는 케이크를 넘어선 기억의 그릇이다.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담아 선물한다. 

‘새겨담다’는 케이크를 넘어선 기억의 그릇이다.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담아 선물한다. 

“케이크는 마음을 담는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초를 켜고 소원을 빌고 호~하고 불을 끄는 작은 행위 속에 사랑이 깃들어 있죠. 그런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저에게도 고객들에게도 그 순간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조 대표는 고객들에게 인사도 잊지 않았다. 

 새겨담다의 외관. 
 새겨담다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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