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시장이 민선8기 3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이동환 고양시장이 민선8기 3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신문] 이동환 고양시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두고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고양 전역을 블루존(첨단사업), 레드존(주거), 그린존(생태·미래산업)으로 재편하고, 이를 기반으로 △점프노믹스 △AI노믹스 △모빌리노믹스 △페스타노믹스 △에코노믹스 등 5대 전략을 추진하는, 이른바 ‘G-노믹스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 9일 민선8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와 공무원들을 불러놓고 발표한 이 계획은 화려한 수사로 가득하다. 1000개 기업이 도약하는 도시 조성, AI+로봇·의료·물류 융합 생태계, 모빌리노믹스로 미래 이동 혁신, 한국형 스튜디오 시티로 도약…

이 계획대로 된다면 고양시에서는 ‘천지개벽’이 일어나는 셈인데, 도무지 그럴 것 같지가 않다. 3년 전 이동환 시장 취임 100일 때 약속한 것들도 하나같이 삐걱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3년이 지나도록 신청조차 못하고 있고, ‘바이오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는 실패했으며, ‘주민 맞춤형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주민들로부터 기본용적률이 낮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고, ‘자유로~강변북로 지하고속도로 개설’은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아예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동환 시장은 ‘G-노믹스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산업 중심 도시로의 본격 전환’을 선언했다. 마치 이전에는 예행연습했다는 듯이 ‘자, 지금부터 시작!’을 선언했다. 이 시장은 또한 “허공에 탑을 쌓을 수는 없다. 경제를 살리려면 기반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난 3년은 그 기반을 다지는 데 온전히 쏟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동안 다진 기반’이라고 내세운 것은 주택허가 줄인 것, 킨텍스 제3전시장·일산테크노밸리 착공, GTX·서해선·교외선 개통, 교육발전특구·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미니수소도시 지정 등이다, 하지만 이것들 중 상당수는 전임 시장들부터 축적돼온 행정이 마침 이동환 시장 재임 시절에 결실로 나타난 사례들이다. 이렇게 내세운 ‘기반’과 ‘G-노믹스 5개년 계획’과의 연결고리는 매우 허약해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본 이동환 시장의 자세에는 여러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과거 3년 행정에 대한 성찰이 결여돼 있다. 행정의 영역에서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을 냉정하게 구분해내는 안목, 행정의 영역에서 불가능하더라도 반드시 이뤄내겠다면 그 지점에서 발휘해야 할 정치력, 비록 의견이 상충되더라도 기꺼이 대화할 수 있는 소통력과 아량이 부족해 보인다. 한마디로 ‘삼성 같은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장담했던 고양시장 후보시절에 비해 도무지 변한 게 없어 보인다. 

겨우 임기 1년을 남겨두고 갑작스레 계획의 ‘봇물’을 터트린 이유는 자명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이다. 이뤄놓은 것에 자신이 없으니 구체적 실현방안을 생략한 채 막연한 목표를 내세워 유권자들의 욕망을 다시 한 번 부추겨보자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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