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할머니, 푸리> 공연 성료
“공동체 허기 채워준 여성의병장”
[고양신문] 전통춤과 판소리가 어우러진 <밥할머니, 푸리> 공연이 지난 5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펼쳐졌다. <밥할머니, 푸리>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사업인 ‘2025 경기예술지원 <모든예술31>’에 선정됐고, 고양밥할머니보존회(회장 임현철) 자문을 바탕으로 제작돼 전석 무료로 진행됐다.
이 작품은 조선 임진왜란 당시 백성의 안녕을 위해 자신의 지혜와 힘을 아끼지 않았던 ‘밥할머니’ 오씨부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전란 속에서 백성들에게 밥을 나눠주고, 군사작전에 기지를 발휘하며, 행주산성까지 나아가 돌을 나르고 싸움을 돕는 등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그의 이야기는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작품은 전통춤과 소리를 통해 한 여성의 기억에서 출발해 공동체의 연대와 회복으로 나아가는 서사를 그렸으며 전통예술이 지닌 본질적 가치와 동시대성을 함께 조명했다.
공연의 주인공이자 춤의 서사를 맡은 이우선은 국가무형유산의 일무와 승무의 전승자로, 현재 고양시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밥할머니는 단지 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허기를 채우고 희망을 건넨 여성 의병장이었다”라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녀의 품 안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찾고, 서로의 허기를 채우는 삶의 방식을 떠올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무대는 경기시나위를 고양의 문화 정체성과 공동체 정신을 담아 재구성한 <고양시나위>를 시작으로, <강선영류 태평무>, <심청가 중 추월만정>, <이매방류 살풀이춤>, <육자배기>, <이의조류 한량무>, <성주풀이>, 민살풀이를 재구성한 <행주별곡>까지 총 8개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고양시나위>와 <행주별곡>은 고양의 역사성과 지역 정서를 바탕으로 재구성돼 공연 전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밥할머니 역은 소리꾼 어수민이 맡아 판소리와 연기를 통해 극의 감정선을 이끌고, 전통음악그룹 이음회(김선호, 장수호, 조성재, 고정훈, 김연수)의 연주는 무용과 소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무대에 생동감을 더했다.
공연 자문역할을 한 임현철 회장은 “이제까지 인형극, 뮤지컬 등의 방법으로 고양밥할머니를 세상에 드러내왔는데 춤은 처음이어서 무척 기대했다”라며 “기대대로 수준 높은 전통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양밥할머니를 춤으로 표현하는 첫걸음인 만큼 앞으로 더욱 역사적 의미를 담아 고양밥할머니를 소개하는 무용발표회 등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