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공간 - 감상을 넘어 몰입으로 ‘원더빌리지’
디지털과 상상으로 빚어낸 마을
오감으로 즐기는 미디어 판타지
디지털 감성·아날로그 정서 접목
캐릭터와 춤추며 경험·탐험 나서
[고양신문] 고양 스타필드 3층. 쇼핑몰 통로의 끝자락에서, 동화 속 장면처럼 알록달록한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원더빌리지’,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곳은 빛과 영상, 소리가 살아 움직이고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미디어파크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유기적으로 결합 된 이곳은 아이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학습형 체험 공간이다. 지난 4월, 토끼 캐릭터를 중심으로 구성됐던 기존 ‘원더래빗’이 ‘원더빌리지’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자마자 교육, 스포츠, 여가가 어우러진 즐거운 콘텐츠 공간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테마형 콘텐츠가 빚어낸 이야기
기존의 원더래빗이 방마다 구획된 구간을 돌며 콘텐츠를 감상하고 간단한 인터랙션을 경험하는 전형적 미디어아트 파크의 형태였다면, ‘원더빌리지’는 완전히 열린 구조의 마을 형태로 20여 가지의 테마형 콘텐츠가 서로 연결되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병아리·강아지·돼지·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농장 동물들 중심의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어린이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한다. 400평 규모에 총 8개 구역, 26개의 체험 콘텐츠로 구성돼있는 원더빌리지는 스토리와 오감 자극형 콘텐츠를 품은 ‘체험형 미디어 놀이터’라는 새로운 개념의 정체성을 선보였다.
“보다가 끝나는 공간이 아니라, 체험하고 움직이는 살아있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 공간을 기획하고 탄생시킨 콘텐츠 제작사 미디어앤스페이스 파트너스(Media&Space Partners, 이하 M&SP)의 이완섭 대표의 말이다.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삼성·롯데·LG·뉴욕 타임스퀘어 등 국내외 유수 브랜드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온 미디어 크리에이터였던 그는 기술과 감성, 콘텐츠와 사용자 경험 사이의 접점을 설계하며 단순한 제작자의 역할을 넘어 ‘공간 스토리텔러’로서 디지털 전시 콘텐츠 분야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신발을 벗는 순간 탐험가로 변신
“신발을 벗고 마을 여행을 떠나볼까요?”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원더게이트’를 지나야 한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용객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빌리지의 주민이자 탐험가로 변신한다. 빌리지에 입장하자마자 펼쳐지는 메인 광장 ‘원더스퀘어’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농구를 즐기거나 비트와 음악에 맞춰 댄스 타임을 갖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통과 지점이 아닌, 가장 생동감 넘치는 중심 무대다. 마을의 대표 강아지 캐릭터 ‘윌리’의 생일파티가 열리기도 하고 촛불을 함께 끄는 축하 퍼포먼스는 놓쳐선 안 될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숫자 17번이 새겨진 ‘원더스트릿’에 들어서면 진흙탕 속을 누비는 돼지와 병아리 친구들이 반긴다. ‘꼬꼬타운’, ‘머드목욕탕’, ‘꿈틀낚시터’, 숨어 있는 고양이 캐릭터 ‘니니’를 찾는 미션도 흥미를 더한다.
빌리지 중앙 구역에 자리한 ‘리듬 스위트’ 알록달록 캔디 하우스에서는 손짓과 움직임에 따라 마을의 과자들을 마구 움직여 볼 수 있다. 또한, 내가 추는 대로 스크린 속 친구도 함께 따라 춤을 추는 댄스 향연이 펼쳐진다. 디지털 감응 기술과 리듬 기반 체험 요소가 어우러진 이 공간은 창의력과 신체 활동을 동시에 자극한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피터하우스’ 커다란 나무숲 속 쉼터에서 잠시 호흡을 고를 수 있다. 이곳은 특히 아이의 손을 잡고 방문한 보호자들을 위한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다. 정면을 향해 가지런히 배치된 빈백 소파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아이들의 활기찬 움직임을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이 공간은 부모이기도 한 이 대표의 숨은 배려다.
손끝과 발끝으로 느끼는 몰입과 추억
여정의 끝자락에서는 마을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 핑크빛 볼풀장이 아이들을 맞이하고,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얼굴을 꾸며 아트월 속 십이지신 가면무도회를 즐겨 볼 수 있다.드림미러 포토존에서 반짝이는 조명과 함께 ‘인증샷’은 필수.
인터랙티브한 ‘원더갤러리’에서는 터치와 반응이 맞물린 디지털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한다. 펌프를 밟아 풍선을 터뜨리거나, 기어를 돌려 배의 방향을 바꾸는 등 사물 조작을 통한 신체적 놀이 요소도 눈길을 끈다. 벽면 옆 비밀 버튼을 찾아 누르면 액자 안 영상이 바뀌며 숨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침내 도착한 마지막 공간, 숨겨진 방에서는 과일볼을 밟아 과즙을 팡팡 터뜨리는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손끝과 발끝으로 느끼는 이 경험들은 아이들에게 깊은 몰입과 유쾌한 추억을 동시에 선물한다.
교육과 예술을 잇는 창작 실험실
원더빌리지는 단순한 전시 공간이나 키즈파크·테마존이 아니다. ‘체험형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어린이 시선에 맞춘 콘텐츠 기획과 감각적 디자인, 디지털 기술의 조화로 만들어진 ‘스토리텔링 기반의 마을’이다.
상상력과 움직임, 감각이 동시에 깨어나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놀고 배운다. 아이들은 직접 몸을 움직이며 상상력을 확장 시키고 어른들은 동심의 감각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 원더빌리지를 ‘다섯 번 이상 방문했다’, ‘재방문은 필수’, ‘최소 5시간 이상 머물게 된다’라는 관람객의 찐 후기는 이곳이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선다는 걸 증명한다.
“우리는 관객의 반응에서 길을 찾습니다. 그들의 웃음, 몰입, 환호, 그 모든 감정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가르쳐줘요.” 이 대표는 예술을 ‘혼자만의 고집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공감’이라 정의한다. “영상 콘텐츠만 만들던 시절엔 관객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아이들이 영상 위를 뛰어다니고, 비를 맞으며 놀라는 얼굴을 직접 마주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더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것이 제가 이 공간을 계속 만드는 이유”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그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며 진짜 감동은 거기서 시작된다’라는 말에서 그의 창작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아이와 가족의 감성 공유 플랫폼
이완섭 M&SP 대표가 설계한 ‘원더빌리지’는 단순한 유희의 장을 넘어 아이와 가족의 정서가 교차하는 감성적 플랫폼이자 미디어 기술과 교육 콘텐츠가 어우러진 차세대 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추후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확장을 목표로 신규 사업 모델도 실험 중이다. 그가 만든 이 작은 마을 안에서 아이들은 뛰놀며 배우고, 어른들은 감동하며 기억한다. 다음 세대를 위한 창작의 실험실, 그 이름은 원더빌리지다.
한편, M&SP는 ‘브래드 커뮤니케이션즈’와 ‘디자인 비채’ 두 전문회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으로, 공간과 콘텐츠를 결합한 ‘미디어 파크’라는 새로운 장르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과천 서울대공원에 1600평 규모의 초대형 테마파크 ‘원더파크’를 신세계와 공동 투자해 개장했고 현재도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다.
원더빌리지
운영시간 아침 10시 ~ 저녁 10시(입장 마감 9시)
위치 덕양구 고양대로 1955 고양 스타필드 3층
전화 031-5173-3457
홈페이지 wondervillag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