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만민공동회 발족_'신청사 논란' 첫 번째 의제로

지역현안 시민 스스로 논의하는 공론장
임홍열·박찬권·윤용석·김범수·이영아 발제
시정 위법성·주민소송·상생발전 등 다뤄

1차 고양만민공동회에 참석한 시민들
1차 고양만민공동회에 참석한 시민들

[고양신문] 고양시 현안을 시민 스스로 논의하는 공론장 ‘고양만민공동회’가 지난 20일 오후 6시30분 원당농협 원당역지점 대회의실에서 발족했다. 고양만민공동회는 지역 주요 현안을 고민하는 시민 모임으로 30여 명의 준비위원과 이날 선출된 이영아 공동대표 이외에 추가로 2명의 대표가 선임될 예정이다. 고양만민공동회는 이날 첫 번째 의제로 고양시청사 이전 논란을 다뤘다. 시의원과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가 발표자로 나섰고, 주민들도 직접 의견을 내며 신청사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지역 상생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지역 주요 현안인만큼 주교, 성사동 외에도 백석, 대곡동 등 덕양과 일산에서 주민 150여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시민이 주인 되는 공론장
발족식은 이우창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산시민모임’ 대표의 사회로 시작됐다. 장석률 신청사 원안건립 추진연합회장은 인사말에서 “고양시의 막무가내 뒤집기 행정으로 인해 시민들 고통이 너무 크다. 신청사는 단순한 건물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시간을 빼앗고 예산을 낭비하며 민주주의를 훼손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홍영표 고양시민회 대표는 축사에서 “1898년 만민공동회가 나라의 자주와 민권을 지키기 위해 모였듯, 오늘의 고양만민공동회도 시민이 주인임을 확인하는 민주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바다 평화누리 대표는 “고양시는 남과 북을 잇는 한반도의 중심도시다. 숲과 사람이 함께하는 도시에서 시민 스스로 의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찾는 과정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용석 주민주권실천 주민소송단 대표가 시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용석 주민주권실천 주민소송단 대표가 시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영아 고양만민공동회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조선 말 봉건시대였음에도 만민공동회를 통해 당시 백정이나 상인, 양반, 학자 모든 백성들이 모여서 중요한 정책을 같이 의논하고 그 결정을 조정이 받아들였던 역사가 있음을 알게 됐다. 이렇게 멋진 역사를 우리 고양시에서도 받아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만민공동회를 제안하게 됐다”며 “우리는 더 이상 행정과 정치의 일방적 결정에 끌려가지 않겠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이 되는 자리, 그 공론장을 고양만민공동회가 열겠다”고 밝혔다.

뒤집기 행정 반복 막으려면 반드시 책임 물어야
2부 ‘4년 방치된 고양신청사 어떻게 완성할까’ 토론회는 오건호 행신2동 주민자치회장이 사회를 맡았다. 임홍열 시의원은 2019년 원당 신청사 건립이 확정됐음에도 4년간 방치된 것과 관련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행정으로 고양시는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렸다”며 “신청사 부지가 흉물처럼 방치된 건 행정 실패의 상징”이라고 꼬집었다.

박찬권 더플러스뉴스 대표는 법적 문제를 강조했다. “시청사 백석 이전은 그린벨트 해제 협의조차 거치지 않은 불법적 결정이었다. 행정절차법 위반은 물론이고, 시민과 의회를 무시한 전형적인 위법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뒤집기 행정은 반복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바다 평화누리 대표가 고양만민공동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바다 평화누리 대표가 고양만민공동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2부 토론회는 오건호 행신2동 주민자치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2부 토론회는 오건호 행신2동 주민자치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윤용석 주민주권실천 주민소송단 대표는 행정의 독단을 제어하기 위한 ‘주민소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번 소송은 단순히 신청사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주권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소송은 행정의 불법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장은 고양시의 덕양, 일산 지역 간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신청사 문제를 원당과 백석의 대립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덕양과 일산은 갈등이 아니라 상생해야 한다. 신청사가 양쪽을 잇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후퇴”라고 지적했다. 

이영아 공동대표는 원당 신청사, 대곡신도시, 백석 빌딩을 연계한 전략을 제시했다. “세 지역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축이다. 원당에는 신청사, 대곡에는 신도시, 백석에는 이미 빌딩이 있다. 이 세 곳을 연결하는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며 “고양만민공동회는 고양 전체의 미래를 보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장에는 이재준 전 시장도 참석해 지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토론장에는 이재준 전 시장도 참석해 지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주민들 한목소리 “신청사 빨리 지어야”
질의응답 시간에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주민은 “시간이 너무 흘렀다. 신청사를 빨리 지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그린벨트 문제를 짚으며 “백석 이전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환경부 협의도 안 된 땅을 부지로 삼겠다는 건 시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잘못된 결정으로 허송세월만 한 책임을 누가 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용석 주민소송단 대표는 “시민들이 침묵하면 행정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우리가 직접 나서서 소송을 하고, 법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며 “주민이 주권의 주인임을 증명하자”고 호소했다. 토론회는 “고양만민공동회가 앞으로 시민이 직접 의제를 제안하고 해결책을 만드는 공론장이 되자”는 다짐 속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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