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글로벌스쿨 11학년
박도영·도연 쌍둥이 자매 봉사활동
[고양신문] “어르신, 여기 보시고, 더 활짝 웃으세요!”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경로당, ‘장수사진봉사’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쌍둥이 자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진을 찍는 박도연양과 옆에서 할머니의 머리를 매만져주는 박도영양.
한국기독글로벌스쿨(일산동구 정발산동) 11학년(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들은 지난달 16일 ‘2025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대상’ 시상식에서 사회봉사부문 최고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지방자치, 학생 등 부문에서 창조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인물들을 발굴하여 노고를 격려하고 공적을 치하하고자 설립됐다.
이들 자매의 봉사는 지난해 겨울방학, 외할머니의 장례식 당시 영정사진이 없어 급히 사진을 구해야 했던 아픈 기억에서 시작됐다. 그날의 죄송스러움과 안타까움이 자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저희같이 안타까운 경험을 하는 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봉사를 결심했다”고 말한다. 장수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고인에 대한 추억과 존경을 담는 중요한 매개체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과 기회 부족으로 인해 많은 어르신이 이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무더운 여름과 매서운 겨울에도 이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일산동구 마두동 인근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자매의 선행은 서울에까지 입소문이 났다. 단순한 사진 촬영을 넘어 조명 세팅부터 포즈 안내, 의상과 어르신들의 주름까지 신경 쓴 섬세한 포토샵 기술, 간단한 메이크업까지 손수 진행한다. 이러한 정성과 재능 덕분에 사진에는 어르신들의 행복한 웃음이 가득 담긴다. 특히 정성스럽게 후속 작업을 해 한층 젊어진 모습이 담긴 액자를 받아드는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이처럼 값진 봉사를 무료로 이어갈 수 있는 데에는 자매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다. 두 자매는 지난해부터 스마트스토어(중국 물품 수입·판매)를 직접 운영해 그 수익금 일부를 사진 인화, 액자 제작 비용으로 사용한다. 액자에 담긴 장수사진을 매월 20명의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는 게 두 자매에겐 큰 보람이다.
두 자매는 학업 성적도 뛰어나고 대한민국 청소년 국회의원 활동 등 사회 참여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수상 소감에선 “학생으로서 공부와 봉사 모두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봉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