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요란했던 중국의 80주년 전승기념 행사가 끝났다. 푸틴과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전승기념일 행사의 주빈이었다. 이로 인해 북한의 국제적 위상은 격상되었다. 중국과 북한은 혈맹이면서도 동시에 항상 갈등을 내재하고 있었다. 중국의 압력으로부터 먹히지 않겠다는 북한의 오래된 숙원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특이한 지정학적 운명을 갖고 있다. 두 나라에 비하면 비교가 불가한 약소국이지만 두 나라 사이에서 전통적으로 등거리 외교를 잘해왔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위해 군대를 파견함으로써 북러의 관계가 혈맹관계로 가까워졌다. 북한이 그 대가로 경제적 도움을 확보한 것은 더 말할 것이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북한 경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는 문제다. 북한의 경제성장을 위해 중국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함으로써 은근히 시진핑의 비위를 건드리고 있지만 그 일로 인해 북중 관계에서 외교적 우위를 점유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니 북한의 외교적 역량은 가히 역대급이다.
중국은 8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를 통해 미국의 패권주의에 경종을 울렸다. 국제 정치적으로는 한미일 연대에 버금가는 북중러 연대를 과시했다. 북중러의 밀착은 동북아 정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제 정치의 역학관계는 참으로 무섭고 냉엄하다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엄중한 현실을 보면서 한 가지 확신이 생긴다. 하늘이 대한민국을 돕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윤석열 정권이 계속되고 있다면 오늘의 격동하는 국제 정치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아찔하기 그지없다. 이재명 정권이 국내외적 과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므로 북한의 국제 정치적 위상이 격상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남한의 경제력과 군사력의 총합이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10년간은 이 긴장이 유지될 것이다. 어느 한쪽의 국력이 일방적으로 우세하게 되면 전쟁 가능성은 높아진다. 우리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막아야 할 일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이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남한 국력의 월등한 상승만으로는 안 된다. 남과 북의 국력이 동시에 증대되어 가면서 상호 균형과 견제가 가능해져야 평화가 유지된다. 매우 역설적이지만 이것이 국제 정치의 진실이다.
남북은 상호협력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무시할 수 없는 강대국으로 자라야 한다. 북한이 지금 우리에게 쓴소리를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자신들이 약한 것에 대한 자기 방어이다. 그렇게 알고 우리는 인내하면서 북한이 경제 강국이 되도록 협력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역량이 고도화되어 있어서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북한을 무시하지 못 한다. 그것이 한반도의 전쟁을 억제하는 힘이 되고 있으니 우리도 북한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 기막힌 역설은 선지자적 예지와 용기 없이는 말할 수 없다.
북한이 죽어도 핵 포기 못 한다고 나팔을 불 때, 우리는(남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만이 궁극적 평화라고 나팔을 불자. 서로가 다른 쌍나팔을 불편해하지 말자. 지속적인 화해와 협력을 통해 남과 북이 연합하고, 나아가서 궁극적인 평화통일을 이루어 내자.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자. 인내와 지혜가 절실한 시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