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남성합창단 32회 정기연주회
고인의 삶·음악 기린 ‘김민기 판타지’
아름다운 하모니로 이어온 감동과 나눔
“가을이면 기다려지는 무대 이어갈 것”
[고양신문] 고양시남성합창단(단장 이승훈)이 지난 1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올해로 32회를 맞는 이날 정기연주회는 75명 단원들이 화음과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호응이 서로에게 뜨거운 감동을 전했다.
모두에게 친근한 ‘오버 더 레인보우’로 문을 연 1부에서는 ‘나 하나 꽃피어’ ‘나는 반딧불’ ‘ 별이 빛나는 길’의 서정적인 합창곡으로 가을밤을 사색과 낭만으로 이끌었다. 이어 서울시구립여성 연합합창단의 찬조무대에서는 각양각색의 무대복을 입고 올라온 80명의 단원들이 하나의 화음으로 여성합창의 매력을 선사했다.
2부 ‘김민기 판타지’는 지난해 고인이 된 싱어송라이터 김민기에 대한 헌정 무대였다. ‘그 사이’ ‘새벽길’ ‘아침이슬’ ‘천리길’ 등 김민기의 명곡들을 합창 메들리로 엮었다. 이승훈 단장은 인사말에서 “고인의 숨결과 다뜻한 시선, 변화를 꿈꿨던 삶에 대한 경의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3부는 75명의 고양시남성합창단원들과 80명의 서울시구립여성 연합합창단원이 한 무대에 올라 20세기 걸작 칸타타 ‘까르미나 부라나’를 선보였다. 155명이 만들어내는 장중한 화음과 5인조 타악연주팀의 격정적인 연주가 어우러져 벅찬 감동을 전했고, 청중들은 기립 박수로 아낌없는 찬사를 표했다.
1991년 창단한 고양시남성합창단은 노래가 좋은 이들이 모인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이다. 단원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매년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무대를 선보이며 34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지역문화를 풍요롭게 일궜다. 한결같은 열정으로 합창단을 이끌어 온 하인근 지휘자, 박수연 반주자에 대한 단원들의 애정과 신뢰도 견고하다.
합창단은 유니세프와 지역 복지시설, 아동단체 등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나눔의 전통도 이어오고 있다. 이승훈 단장은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주시고, 객석을 가득 채워 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관객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음악은 언어가 달라도 전해지는 울림”이라며 “가을이면 기다려지는 시간을 앞으로도 꾸준히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