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기후정의영화제 <바로 지금 여기>
백석 일산 화정, 영화관 3곳 동시 진행
영화 보고, 대화 나누며 ‘공감·연대’ 다짐
다급한 상황 내몰린 “산황산 지켜내자”
[고양신문]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시민들이 자발적 힘으로 추진한 제1회 기후정의영화제가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고양시 백석, 일산, 화정 CGV에서 많은 관객들의 참여 속에 치러졌다. 기후위기 피해를 사회적 약자의 시선에서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바로지금여기>를 관람하고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행사에는 35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행사를 준비한 기후정의영화제 고양관객추진단 김지영 활동가는 “지난 3월 상영작 시사회 이후 각 지역에서 상영회를 이어오고 있는데, 고양처럼 한 지역에서 3개 관 상영이 동시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영화제를 함께 추진한 단체들의 각별한 노력과 고양시민들의 높은 관심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화제에 참여한 단체로는 고양포럼, 고양YWCA, 고양시민회, 고양환경운동연합, 고양만민공동회, 나들목일산교회, 일산은혜교회, 천주교의정부교구 6지구성당(마두·백석·중산·풍동), 주엽동성당, 프란치스코 재속회, 동녘평화센터 봄, 영주산마을공동체, 산황산골프장백지화범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주민모임이 두루 이름을 올렸다.
영화는 기후위기가 초래한 고통에 가장 먼저 노출된 쪽방촌 주민, 소규모 자영농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청년활동가들의 시선을 통해 기후위기의 가장 큰 원인제공자인 대기업의 민낯,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국가권력의 책임 방기 등을 적나라하게 짚는다. 하지만 단순한 고발에 그치지 않고, 연대의 희망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청년활동가, 쪽방촌 주민, 여성 농민들, 노년 활동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하고, 나아가 기후위기라는 공통의 위기에 직면한 지구촌 반대쪽의 상황과도 공명을 시도한다.
각 상영관에서는 영화 관람 후 관객들이 참여하는 소감 나눔의 시간이 진행됐다. 영화가 전한 메시지를 각자의 삶 속에서 되새기고, 지역 공통의 의제로 확장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백석 상영관에서 영화를 본 양운신씨는 “영화 주인공인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각 세대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후위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일산에서 참여한 박인태씨는 “제목처럼 바로 지금 여기에서, 더 늦기 전에 연대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추진단으로 참여한 동녘교회 김경환 목사는 “지난달 고양시에 내린 폭우 때 고양에서도 반지하에 거주하는 많은 이웃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연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6지구장 이은형 신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후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시민들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영화에 대한 소감을 나눈 후에는 고양시의 가장 시급한 환경 이슈인 ‘산황산 골프장 증설 실시계획 인가’에 대한 대응도 진지하게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최근 고양시가 골프장 증설 사업을 인가하며 고양시의 녹색 허파인 산황산이 사라질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하며 각자의 의견을 표출했다. 허영호 시민의생각 대표는 “있는 골프장을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없는 골프장을 새로 만드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며 다급함을 호소했고, 함윤희 고양YWCA 사무총장은 “마지막 수단으로 고양시장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영화제를 함께 준비한 이영아 고양만민공동회 대표는 “고양시는 1인당 숲 면적이 절대 부족한 도시”라며 “산황산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소중한 도시숲”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도시정책 전환을 시민사회의 힘으로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