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 소장
[고양신문] 정부는 무엇인가? 왜 존재하는가? 시민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해서이다. 고양시민의 삶의 질 개선이 고양시장과 공무원들에게 세금으로 월급을 주고, 각종 결정권을 행사하도록 권한을 인정한 이유일 것이다. 삶의 고난을 해소하지 못하는 정부, 시민의 삶을 외면하는 시장과 공무원은 파면해도 마땅할 것이다.
최근 고양시의 경제는 더 어려워졌다. 2025년 2월 14일 고양시의회에서 한 이혜림 고양시의원의 5분 정책 발언은 한 근거이다. 2020년부터 2024년 기간 중에서 고양시의 소상공인 점포 폐업 수가 개업 수를 초월한 시기는 2024년 상반기가 유일했다. 또한, 같은 날 5분 정책 발언을 한 손동숙 고양시의원은 “2023년부터 운영된 8개소의 지식산업센터의 입주율이 5~47%로 절반 이하”라며, 시장의 소극적인 지역 기업 유치 정책을 비판했다.
능력있는 시장은 고양시의 예산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시민의 경제적 삶을 위기에서 구하는 리더일 것이다. 이동환 시장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했는가? 2025년 올해 본예산을 분석해 봤다. 비교 대상은 민선 8기 이동환 시장의 3년 차인 2025년 예산과 민선7기 이재준 시장의 3년 차인 2021년도 예산이다.
첫째, 이동환 시장은 일자리정책과 예산을 대폭 축소했다. 2021년 일자리 정책과 예산은 233억3000만원이었는데, 2025년에는 84억원으로 삭감 편성했다. 소상공인지원과 예산도 줄였다. 2021년 소상공인지원과 예산은 188억9000만원이었는데, 2025년에는 47억2000만원만 편성했다. 관내 기업을 지원하는 기업지원과 예산은 총액 기준으로는 조금 늘었지만, 전체 예산 대비 비율은 2021년 0.22%에서 2025년 0.19%로 줄였다. 일자리정책과, 소상공인지원과, 지역경제과 예산은 현재 고양시에서 사는 시민들 일자리, 소상공인, 점포, 그리고 중소기업을 돕는 목적의 예산이다. 이 세 과의 예산을 합해 비교하면, 이동환 시장은 지역 기업 지원 예산을 총액 기준 284억4000만원을 삭감했다.
인력도 축소했다. 2021년에 이재준 시장은 일자리정책과의 현원은 29명, 소상공인과는 20명, 그리고 기업지원과는 20명으로, 총 69명을 지역 기업 지원에 배정했다. 그런데 2025년 이동환 시장은 일자리정책과 23명, 소상공인과 17명, 기업지원과 15명으로, 총 55명을 배정했다. 그는 지역 기업 지원 인력 14명을 줄였다.
둘째, 그렇다면, 그는 어디에 예산을 증액한 것일까? 전략산업과 예산이다. 2021년도 전략산업과 예산은 978억8000만원이었는데, 2025년 전략산업과 예산은 1083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또한, 새롭게 두 개 과를 신설하고 예산도 신설했다. 경제자유구역추진과에 49억6000만원, 미래산업과에 305억1000만원을 편성했다. 세 과의 예산, 미래전략산업 예산은 1435억4000만원이다. 이동환 시장은 미래 전략 산업을 위해 456억6000만원을 증액했다. 조직도 늘렸다. 2021년에는 23명으로 구성된 전략산업과 하나가 있었다. 2025년에는 전략산업과 13명, 경제자유구역추진과 17명, 미래산업과 14명으로 총 44명으로 늘렸다.
미래전략 사업 지원은 좋은 일이지만, 지역 기업 지원 예산을 축소한 것과 대비하면, 이해할 수 없는 자원 배분이다. 지역 기업 지원 예산과 미래 전략 산업 예산 비중을 계산하면, 2021년에는 1:2 수준이었는데, 2025년에는 1:8수준이다.
셋째, 그렇다면, 이동환 시장이 역점을 둔 미래전략 사업 관련 예산은 효율적이었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1) 이동환 시장은 투자유치기금으로 임기 3년동안 322억원을 쌓았다. 그런데 투자유치기금의 활용액은 0원이다. 세입 예산은 편성하고 세출 집행계획이 없다. 허울뿐인 투자유치기금이다.
2) 이동환 시장의 핵심 공약인 경제자유도시추진과는 임기 3년 3개월이 지나는 이 시점에도 ‘결실’이 없다. 17명을 배정한 경제자유도시추진과 공무원들은 밤새워 경제자유도시 추진을 했겠지만, 결실이 없다. 공무원 1인당 평균 연봉 4000만원을 계산하면, 17명이면 1년에 6억8000만원이다. 3년이면 20억원이상의 인건비 지출이다. 인건비만 소비한 것은 아닌가?
3) 미래산업과 예산은 출연기관 지원과 청사진 예산들이다. 고양산업진흥원에 60억원, 고양영상문화단지 조성에 20억원, 창조혁신캠퍼스 기업 입주 시설 조성에 14억원, 그리고 미래형 모빌리티 박람회에 7억원 등이다. 고양시민들과 지역 기업들은 ‘현실’을 힘겨워 하는데, 이동환 시장은 ‘미래’ 청사진에 몰두하고 있다.
미래전략산업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 20년동안 추진되고 있는 킨텍스 사업에는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소위 마이스산업에 투자가 고양시민의 일자리에 도움이 되었는가? 청소하는 일 외에 킨텍스 정규직에 고양시민은 명 몇이나 일자리를 잡았는가? 고양 영상문화방송 사업도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여하는 것이 지역 시민 삶의 개선에 실효성이 있는가? 미래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실효성을 따져 보고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이동환 시장이 삭감한 지역 기업 지원 예산 중에는 고양시 공예품 전시장 운영 예산과 가구산업 활성화 예산, 수제품 산업 육성 사업 예산 삭감이 있다. 또한, 사회적 경제기업 발굴 및 육성 예산도 축소 편성했다. 신중년 일자리 창출 예산도 삭감됐으며, 관내 제조업 상품에 대한 온라인 쇼핑몰 지원 사업은 축소하고, 오프라인 판매 지원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고양시에는 구직 시민, 도움이 필요한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이 고양시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동환 시장의 지역 기업 지원 예산의 축소는 시민과 지역 기업의 필요에 대한 외면, 혹은 소극적 대응이다.
이동환 시장이 편성한 2025년도 경제 분야 예산 데이터는 그가 지역 기업 지원에는 ‘소극적’이고, 미래 전략 산업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예산 정책은 현실을 살아가는 고양시민의 필요를 외면한 ‘반 시민 예산’, 실효성이 의문시 되는 ‘청사진’ 예산, 결실 없이 연구만 하는 ‘연구소 예산’이라 평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