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문화원 문화유산답사 나들이
서오릉 흥국사 영사정 공양왕릉…
3회차 가을소풍 즐기며 역사 공부

[고양신문] 고양문화원(원장 김용규)이 고양시의 대표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답사 프로그램 ‘고양을 보고! 고양을 알고!’를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고양문화원 회원들의 고양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답사는 3회에 걸쳐 진행 중이며, 기자는 지난 9월 30일에 진행된 2회차 일정에 함께했다.

원마운트 바로 옆에 자리한 고양문화원에 집결한 30여 명의 회원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이날 해설은 고양시청 문화유산과 정동일 전문위원이 담당했다. 30년 넘게 고양의 역사를 기록·연구해 온 정 위원은, 특유의 깊이 있는 설명으로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오릉 명릉에서 해설을 듣는 참가자들.
서오릉 명릉에서 해설을 듣는 참가자들.

첫 번째 방문지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오릉(西五陵)이다. 덕양구 용두동에 자리한 서오릉은 광화문을 기준으로 서쪽에 다섯 개의 능이 자리한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에는 경릉, 창릉, 익릉, 명릉, 홍릉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40기는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제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정 해설사는 서오릉의 조경과 풍수지리적 가치, 그리고 인물들의 사연을 풀어내며 참가자들을 조선의 시간 속으로 안내했다. 숙종과 인현왕후, 인원왕후가 모셔져 있는 명릉과, 숙종의 첫 번째 부인 인경왕후를 홀로 모신 익릉 등을 둘러봤다. 왕릉을 감싸는 숲길은 무장애길로 조성되어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일산호수공원이 34만 평인데 서오릉은 57만 평으로, 이곳이 훨씬 더 넓어요. 서오릉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능은 덕종의 묘 경릉입니다. 아버지인 세조가 눈물 속에서 자리를 직접 정했다는 슬픈 사연이 남아있지요. 이곳은 풍수적으로 용이 한강 물을 마시는 형상의 명당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동네 이름도 ‘용의 머리’를 뜻하는 용두동입니다.”

흥국사 불이문을 향해 계단을 오르는 모습. 
흥국사 불이문을 향해 계단을 오르는 모습. 

서오릉을 견학한 후에는 지축동에 위치한 흥국사로 향했다. 흥국사는 고려 시대 창건된 고찰로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그만큼 문화재가 많은 절이다. 약사불을 모신 ‘약사전’, 탱화가 보관되어 있는 ‘나한전’, 김홍도가 그렸다고 전해지는 '극락구품도' 등 다양한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절 뒤편의 전망대에서는 북한산의 여러 봉우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를 배경으로 바라보는 북한산의 능선 풍경은 일품이다. 한 참가자는 돌탑 위에 돌을 얹으며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기도 했다.

영사정 앞에서 느긋한 휴식 시간. 
영사정 앞에서 느긋한 휴식 시간. 

다음 여정은 대자동에 위치한 영사정(永思亭). ‘영원히 잊지 않고 생각한다’는 뜻의 영사정은 조선 숙종의 계비 인원왕후의 아버지인 김주신이 부친을 기리기 위해 1709년에 세운 한옥이다. 경기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어 있으나 현재는 비공개 상태로, 아쉽게도 외부에서만 관람이 가능했다. 영사정 앞쪽에서 바라본 북한산 봉우리들은 삼각형의 기하학적 구조가 두드러져 보인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이들이 많았던 만큼, 참가자들은 인증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답사의 마지막은 원당동 왕릉골에 위치한 고려 공양왕릉이다. 조선의 웅장한 능들과는 달리, 공양왕릉은 단출하다. 무덤 양쪽에 세워진 문인석과 무인석 그리고 주변 석물도 소박하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공양왕의 삶과 시대적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공간이다.

단출한 규모의 고려 공양왕 고릉. 
단출한 규모의 고려 공양왕 고릉. 

하루 동안 이어진 문화유산 답사는 고양의 역사와 문화를 오감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한 참가자는 “마치 가을 소풍을 온 듯한 기분이었다. 조선과 고려의 왕릉을 비교하며 역사 공부도 함께 할 수 있어서 뜻깊었고, 고양시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답사를 이끈 고양문화원 윤병열 전문위원은 “시민들이 고양시의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를 앞으로도 계속 마련하겠다”며 “회원 여러분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0월 17일로 예정된 3차 답사에는 윤주영 해설사가 동행할 예정이다.

흥국사에서 극락구품도와 나무로 만든 부처님에 대한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흥국사에서 극락구품도와 나무로 만든 부처님에 대한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정성을 다해 돌탑을 올리는 손길.
정성을 다해 돌탑을 올리는 손길.
한가로운 시골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즐기는 참가자들.
한가로운 시골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즐기는 참가자들.
흥국사와 뒤편으로 펼쳐진 북한산 영봉을 배경으로 인증샷.
흥국사와 뒤편으로 펼쳐진 북한산 영봉을 배경으로 인증샷.
"재미있게 구경하고, 깊이 있게 공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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