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에서 덕양구 동산동으로 이전
6년전 산황산골프장반대집회로 고양과 인연
“진보적 시민과의 연대 강화 위한 선택”
창릉에 공연장·청소년합창단도 만들 계획
[고양신문] 팟캐스트 ‘나꼼수’ 멤버였고, 현재 유튜브 구독자 89만 명을 보유한 ‘김용민TV’ 운영자인 김용민 목사의 벙커1교회(기독교장로회)가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에 새 둥지를 틀고,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올해 3월 1일, 고양 스타필드 앞 한 건물로 예배처소를 옮긴 이 교회는 “진보적 신앙의 삶을 지역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반복하고 있다.
벙커1교회는 2012년 서울 종로구 이화장 인근 복합문화공간 ‘벙커1’에서 출발했다. 당시 출석 교인은 16명. ‘서열 없는 공동체’ ‘직분 없는 예배’ ‘헌금의 공공성 강화’라는 이른바 ‘삼무 원칙’을 내세워 기존 교회와 차별화된 실험을 이어갔다.
‘욕먹지 말고 칭찬받는 교회가 되자’는 김용민 목사의 원칙은 곧 공동체 전체의 합의가 됐고, 사회적으로는 거침없는 진보적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9월 초 방송된 김성회 국회의원 출연 영상 ‘이런 한심한 고양시장(이동환) 다시는 없을 것’편은 5만 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반향을 일으켰다.
양미혜 집사는 “교회에 처음 왔을 때 목회자가 헌금을 자기에게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교회는 사회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말을 실천하고 있어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흥에서 매주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2019년 2월 28일, 벙커1교회는 고양시 산황산 골프장 반대 주민 집회를 주관하며 고양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공공의제를 중심으로 한 연대 활동도 활발히 이어왔다.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희망 심방’을 가고, 비정규직 아나운서 해고에 항의하는 등 사회 현장과 연대한 기록도 있다.
이번 고양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다. 교회 측은 “지역에 뿌리내리고, 진보적 시민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창릉신도시에 진보적 시민을 위한 공연장을 마련하고, 어린이합창단도 구성해 지역사회와 연결되겠다”고 밝혔다.
이 교회의 등록 교인은 약 100여 명이며, 온라인을 통해 예배에 참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남 광주, 부산, 세종, 화성, 분당 등 전국 각지에서 오는 교인들은 매주 수시간씩 이동해 예배에 참석한다. 강원, 충청, 영남, 호남 등에서도 온라인 등록이 가능하다.
벙커1교회 운영은 철저히 공동체 중심이다. 헌금 수입의 10분의 1은 공익 단체와 고난받는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 매년 등록을 갱신하며, 이름과 연락처, 세례 여부만 기록하는 제도도 독특하다. 비폭력 대화 강의를 수료해야 등록이 가능하다.
신앙을 사회적 책임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도 지속해왔다. 성탄절에는 절에서 공연을 하고, 부처님오신날에는 스님과 교류하며, 성찬에는 제주 4·3 유적지의 빵과 노근리 포도주를, 세례에는 백두산과 한라산의 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고양시로 이전한 벙커1교회는 이제 이 지역에 뿌리내릴 준비를 마쳤다. 무료 급식, 청소년 문화사업, 종교 간 협력 행사, 이웃돕기 바자회 등을 통해 지역 사회에 닿는 교회를 실현하려 한다. 서울 마포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지역 교회 인사들과의 연대도 이어갈 계획이다.
김용민 목사는 “고양은 연대와 실험이 가능한 도시다. 창릉신도시에 진보적 시민을 위한 공연장을 마련하고, 청소년 합창단도 만들 계획”이라며 “고양 이전은 지역에 뿌리내리고, 진보적 시민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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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토양, 고양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김용민 벙커1교회 목사, 진보·연대위해 고양 선택
[고양신문] “고양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의 선택이었습니다. 진보적 교회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토양이 바로 이곳이니까요.”
김용민 벙커1교회 목사는 고양시 이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9년 고양 산황산 골프장 반대 집회를 주관하며 지역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그때 느꼈어요. 고양은 시민의식이 살아 있는 도시라는 걸.”
김 목사는 ‘나꼼수’ 시절 미국 LA 행사에서 처음 만난 김성회 국회의원과의 오랜 인연도 언급했다. “그때부터 함께 꿈을 나눴죠. 지금은 평화나무 전 이사로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더 뚜렷한 지역 활동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창릉신도시에 공연장을 만들고, 청소년 합창단도 구성하겠다. 예배 공간을 넘는 시민 공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교회란, 교인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