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재 "시골 기와집 경력, 감사 부적절"
엄성은·이철조 등 항의, 회의 파행
국힘 4명 회의장 떠나자 "친족 감싸기" 비판

권용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권용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고양신문] 이동환 시장 측근 인사의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던 킨텍스 감사 임명 문제를 두고 고양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다시 격돌이 있었다. 지난 22일 열린 제298회 임시회 기획행정위원회(이하 기획행정위)에서, 권용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엄성은 의원(국민의힘)의 친동생인 엄덕은 킨텍스 감사의 '자격 미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건과 무관하다"며 집단 항의하고 회의장을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연봉 1억3000만원에 업무추진비와 별도 성과급까지 받는 킨텍스 감사는 시장이 실질적인 추천권을 행사하는 핵심 임원직이다. 하지만 올해 5월 해당 자리에 이 시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엄성은 시의원의 친동생 엄덕은씨가 임명되면서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시의회는 '킨텍스인사(감사)추천공정성강화를위한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엄덕은 감사는 최근 특위의 행정사무조사 과정에서 경력을 공개하며 '안녕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을 대표 경력으로 제출했다. 하지만 특위 조사 결과, 이 연구소는 대표 1인만 있는 사업체였으며, 그 대표 또한 엄성은 의원과 엄덕은 감사의 막냇동생(친자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권용재 "시골 1인 단체 근무가 대표 경력?"
당초 이날 기획행정위의 안건은 '2025년도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대화동 2600-7번지 매각)' 심의였다. 킨텍스 지원시설(호텔 등) 부지 매각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킨텍스의 경영 능력은 안건 심의의 중요 전제였다.

오전 질의에서 엄성은 의원이 먼저 "킨텍스가 잘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오후 질의에 나선 권용재 의원이 이를 받아 킨텍스 경영진의 자격 문제를 꺼내 들었다. 권 의원은 엄 감사의 대표 경력인 '안녕연구소'의 소재지가 "충북 어딘가 아주 한적한 시골 마을 외딴 곳 기와집"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권 의원은 "제대로 된 연구시설과 사무시설도 없는 가정집에서 일하던 사람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킨텍스의 업무 전반과 재무제표를 감사할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공세는 법적 문제로 이어졌다. 권 의원은 "친동생이 대표인 1인 단체에서 경력 증명을 받아 임원 채용에 제출한 것은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 행사죄'의 소지가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엄덕은씨가 4대 보험이 가입된 근로계약을 체결했거나 10%의 부가세를 납부하는 매출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국힘 의원 4명, 안건 심사 포기하고 '퇴장'
이처럼 킨텍스 감사 자격문제에 대한 권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철조 의원은 "안건과 상관이 없다"며 발언을 막아섰고, 엄성은 의원 또한 "이건 진짜 아니다"라며 항의했다. 이어 김수진, 김영식 의원 등도 가세해 정회를 요청하면서 회의 진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했으나, 정회 직후 국민의힘 소속 김수진ㆍ이철조ㆍ엄성은ㆍ김영식 의원은 회의장을 떠난 뒤 장시간 복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안건 심의는 파행을 겪었다.

권용재 의원은 "오늘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은 엄덕은 감사 관련 발언이 속기록에 남는 것보다 안건 심사를 포기하는 쪽을 택한 것"이라며 "예산 편성에 필요한 출연 동의안 심사보다 자기 식구 챙기기에 더 급급해하는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여당 의원들의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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