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경·송규근 의원 공동주최 정책좌담회 
“성적 중심 평가 벗어나 도시브랜드로 키워야”

[고양신문] “고양시는 직장운동경기부가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정작 많은 시민이 이를 잘 알지 못한다. 스포츠가 도시 정체성으로서 가진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정민경 시의원)

“고양시의 모든 시책과 사업, 행정의 목표는 결국 도시브랜딩이다. 직장운동경기부는 도시브랜딩을 위한 아주 훌륭한 자원이다.” (송규근 시의원)

고양시의 우수한 직장운동경기부가 정작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도시브랜딩 자원으로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산의 93% 이상이 인건비에 편중된 기형적 구조를 타파하고, 전문적인 ‘매니지먼트’와 ‘홍보’가 가능한 전담 조직, 그리고 선수들의 사회공헌을 제도화하는 조례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0일 고양시의회 영상회의실에서 정민경(기획행정위)·송규근(문화복지위) 시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고양시 도시브랜딩 자원으로서 직장운동경기부 운영 전략과 발전 방향’ 정책좌담회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좌담회에는 두 주최 의원 외에도 권용재·김영식·고부미·조현숙 시의원과 문영기 언론홍보담당관, 김명진 도시디자인담당관 등 시 관계자, 김현호 고양연구원장, 그리고 직장운동경기부 8개 종목 감독·코치진이 참석해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더했다.

“선수와 시민 접점 늘려 팬심 확보가 핵심”
첫 발제를 맡은 동국대학교 염희옥 박사는 ‘도시브랜딩 자원으로서 직장운동경기부 운영 전략’을 주제로 고양시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염 박사는 "고양시 직장운동경기부는 1987년 역도팀 창단 이래 현재 9개 종목 57명의 선수단을 운영하며 경기도 내 1위, 인구 대비 서울시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SWOT 분석을 통해 △재정 운영의 투명성 부족 △보수 및 성과 체제 개선 필요 △시민 인지도 부족 등을 명확한 약점으로 지적했다. 반면, 2026년 정부의 193억원 투자 계획 등 재정 지원 확대와 민간 후원 가능성을 기회 요인으로 꼽았다.

염 박사는 활성화 전략으로 △시민참여단 및 서포터즈 구축 △SNS 및 미디어 활성화 △선수 포트폴리오 영상 제작 △유소년 선수 연계 프로그램 지속 등을 제안했다.

그는 인천 서구의 ‘달려라 슈퍼맘’ 프로젝트 등을 사례로 들며 “선수와 시민이 만나는 접점을 늘리고 지속적인 팬심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용인시 우상혁 선수 사례처럼 선수 개인 SNS와 지자체 계정의 상호 팔로우, 경기 영상 아카이브 구축 등 기본적인 디지털 홍보 전략부터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송규근 시의원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송규근 시의원

“조례 전면 개정, ‘성과’ 기준 바꿔야”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송규근 시의원은 ‘고양시 직장운동경기부 운영 발전 방향’을 주제로 근본적인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송규근 의원은 특히 도시브랜딩 대상을 ‘시민(내부자)’과 ‘외부자’로 구분해, 시민에게는 ‘자긍심’과 ‘거주 충성도’를, 외부자에게는 ‘긍정적 이미지’와 ‘방문 의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 중 하나는 바로 지자체마다 운영 중인 직장운동경기부를 활용하는 것이다. 송 의원은 수원시가 직장운동경기부 예산을 지속 증액하는 점, 용인시가 장애인 수영팀을 창단해 ‘사회적 포용성’이라는 브랜드를 획득한 점을 긍정적 사례로 들었다.

반면 고양시의 현실은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3명 배출, 장미란체육관 등 우수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예산의 93.1%가 인건비에 편중 △별도 브랜딩·홍보 예산 전무 △시민 인지도 70% 미만(2020년 기준) △공식 채널 영상물 연 1편 미만 △사회공헌활동 감소 추세 등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때문에 송 의원은 직장운동경기부 운영 조례 전면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조례 제1조에 ‘도시브랜딩’, ‘시민 정체성 확립’ 역할을 명시할 것, 선수 은퇴 후 지원방안을 제도화 할 것, 성적 중심 평가를 벗어나 사회공헌활동을 성과평가에 함께 반영할 것, 운영 투명성을 강화할 것 등을 조례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스포츠의 본질은 메달과 성과만이 아니라 시민과의 만남, 감동의 스토리, 공감에 있다"며 "1등이 아니어도, 금메달이 아니어도 노력하는 선수들의 열정이 존경받고 시민과 호흡해야 한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전문 매니지먼트 절실”… 현장 목소리 터져 나와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가 가감 없이 터져 나왔다.

곽근영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우리는 하이브(연예기획사)인데 연습생(선수)만 있고 매니지먼트(홍보·마케팅) 인력이 전무한 상태"라며 "현재 예산의 90% 이상이 인건비인 비정상적 구조인 만큼 선수 브랜딩, 광고 연계, 방송 출연 등을 전담할 전문 스태프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문영기 언론홍보담당관은 "기존에는 곽윤기, 박혜정 등 스타 위주로 제작했다"며 "시민과의 접점이 있는 작은 이벤트나 스토리 소재를 제공해주면 적극 홍보하겠지만, 예산과 인력의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권용재 시의원은 "브랜딩 방향은 동의하지만, 선수들에게 SNS 활동 등을 의무화하는 것은 훈련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의무보다는 선수들이 신나서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분위기 조성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장을 지키는 감독과 코치진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용환 육상 감독은 "코치진이 직접 SNS를 운영하지만 전문성에 한계가 있어 지원이 절실하다. 지속 가능한 정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성적 중심의 평가 시스템에 대한 한계도 지적됐다. 강우열 배드민턴 코치와 이수호 테니스 코치는 "성적 중심 평가 때문에 선수들에게 사회공헌을 독려하기 어렵다"며, 사회공헌활동이 선수 평가와 연봉에 체계적으로 반영돼야 선수들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담 홍보팀 신설해야… 시의회가 나설 것”
마무리 발언에서 정민경 의원은 "오늘 좌담회가 직장운동경기부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며 "홍보는 선수나 감독의 책임이 아니라 시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정 의원은 "직장운동경기부 전담 홍보팀을 따로 만들고 매니지먼트 기능까지 함께 가야 한다"고 강력히 제안하며 "그래야 선수와 감독, 코치진이 열정을 다해 활동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의회는 할 수 있는 역할을 최선을 다해 하겠다"고 약속하며, 집행부를 향해 "고양시청 홈페이지에 수상 선수 몇 명만 소개돼 있다. 57명 모든 선수와 감독, 코치님의 이름과 얼굴을 우선적으로 업데이트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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